연계교재, 교과서 보다 우선?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이인경

발행일 2013.05.01. 00:00

수정일 2013.05.01. 00:00

조회 2,589

[온라인뉴스 서울톡톡] 꽃구경이 한창이다. 그러나 봄꽃을 즐길 새도 없이 책상 앞에 앉은 이들이 있다. 바로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다. 어느덧 중간고사가 다가왔기에 모두들 수업에 열중이다. 그러나 서울의 많은 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교과서가 보이지 않는다. 과연 무슨 이유 때문일까?

"학교에서 연계교재나 방송교재로는 많이 배워도, 교과서는 별로 안 봐요."

서울 M고등학교 K양(18)의 말이다. 교과서 이야기가 나오자 K양을 비롯한 많은 학생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현재 서울의 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는 정규 수업 중에도 연계교재를 위주로 수업하는 학교가 많다고 한다. 그렇다면 교과서는 구매하지 않는 것일까?

교과서는 교과서대로 모두 구매하게 되어있어요. 그렇지만 수업 중에 교과서를 정규 교재로 사용하는 교과목은 손에 꼽을 정도예요.

지난 3월, 서울 C고등학교 학생들은 교과서를 모두 자비로 구매하였다. 교과서 대금은 약 9만 원. 결코 만만치 않은 금액이다. 그러나 학생들은 액수가 아닌 다른 이유에서 울분을 토한다. 가장 큰 불만의 원인은 사용하지도 않을 교과서를 굳이 구매해야 한다는 것이다. C고등학교 학생들이 올해 1학기 수강하는 교과목은 총 14가지이다. 그러나 교과서를 사용하는 수업은 고작 4개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사회, 과학 교과에 한정되어 있다. 국어, 영어, 수학 등 흔히 주요과목으로 일컬어지는 교과는 모두 연계교재를 정규 교재로 채택하였다. K양(18)은 "사용하지 않는 교과서는 펴볼 새도 없이 버려지거나 공간만 차지하는 애물단지가 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학교 측에서 교과서가 아닌 연계교재나 사설교재를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수능과 70%가 연계되는 교재인 만큼, 수능 위주로 공부하는 수험생의 입장에서는 교과서보다 우선시 하는 것이 불가피한 현실이죠."

학생들이 입시를 준비하기 위해서 한정된 기간 내에 연계교재와 기출문제를 위주로 학습해야 한다는 것이 현실적인 이유다. 수능은 원칙적으로 교과서에 충실한 시험이지만, 일정량이 연계되는 상황에서 교과서가 아닌 연계교재를 사용하는 것은 학교와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분위기 덕에 학생들의 부담은 두 배로 늘어났다. 교육과정 상의 교과서를 구매하는 것은 의무사항이어서 실제 교재와는 별개로, 결국은 펴보지도 못할 책을 사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는 비단 학생들의 문제만이 아니다.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 대다수의 고등학교 3학년들에게 해당되는 문제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는 국가적인 손실임에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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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연계교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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