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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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7.03.09. 00:00
시민기자 조문숙 | |
사계절 중에서도 봄은 유독 힘들게 온다. 매섭게 춥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웃옷을 벗게 만드는 따뜻함을 보이고, 문득문득 보이는 화사한 햇살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놓는다. 그래서 그 변덕스러움에도 불구하고, 사랑할 수밖에 없는 계절인가 보다. 꽃샘추위가 얄밉도록 매서운 바람을 몰고 오지만 그래도 그 바람 뒤에는 봄을 몰고 오지 않는가. 중국 작가 노신은 ‘사람이 나이 들어 양광을 쪼이며 꾸벅꾸벅 졸 수 있으면 행복하다’고 했는데, 어느새 겨울과는 다른 봄 햇빛이 창가를 비친다. 따뜻한 볕 아래서 잠깐 잠에 빠지는 여유도 봄에 만끽할 수 있는 달콤함이 아니겠는가. 봄이 오고 있음은 햇살에서, 사람들의 옷차림에서, 부쩍 늘어난 나들이객에게서 느낄 수가 있다. 이와 더불어 서울 곳곳의 푸르러진 색깔에서, 그리고 도로 곳곳마다 꽃길을 만들고 있는 아주머니, 아저씨들의 손길에서 봄이 왔음을 느끼게 된다. 서울의 구석구석이 초록색으로 변신해 눈과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는 것은 참으로 바람직하다. 며칠이 더 지나면 어느 지역에서 개나리가 피었다는 뉴스도 듣게 될 것이다. 진달래나 개나리, 벚꽃처럼 군락을 이루어서 한층 더 아름다운 봄꽃들. 그저 자연의 법칙대로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꽃들 외에도, 봄을 맞으려는 듯 곳곳에 꽃길이 조성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꽃길이 어딜 가나 똑같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노랑, 보라, 흰색, 분홍, 빨강... 하나하나 보면 모두 예쁜 빛깔의 꽃들이지만, 한데 모아놓으면 그 아름다움이 반감되지 않나 싶다. 여러 가지 색깔을 섞어서 일괄적으로 만들어놓은 꽃길 이외에도 꽃의 모양이나 색깔, 향기의 특성을 좀 더 살린 꽃길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길가에 작은 꽃밭을 만드는 데 있어서도 무궁화, 야생화 등 테마를 살린다면, 더욱 더 눈길을 끄는 볼거리로 시민들의 마음을 화사하게 비추어주지 않을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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