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랑천의 겨울철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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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7.01.22. 00:00
시민기자 이승철 | |
예년과 다름없이 올해도 서울 도심의 하천에 겨울손님들이 찾아왔다. 어림잡아도 수천 마리는 될 것 같은 겨울 철새들이다. 청둥오리와 고방오리가 주축이지만 어쩌다 다른 철새들도 한두 마리씩 눈에 띈다. 철새들이 몰려든 곳은 중랑천이 한강에 합류하는 맨 아래 지역부터 위쪽으로 이어진다. 가장 많이 몰려 있는 곳은 중랑천과 청계천이 만나는 지점, 이 지점에는 흐르는 물속에서 먹이를 찾는 새들은 물론이고 수량이 줄어 하천 가운데 생긴 낮은 섬 위에서 쉬고 있는 철새들까지, 어느 곳은 수백 마리씩 몰려 있기도 한다. 엊그제 이곳을 찾았을 때도 꽥꽥거리는 오리들의 합창이 멀리까지 들려오고 있었다. 청계천 하류에 만들어 놓은 인공섬 마른 풀숲에도 몇 마리의 청둥오리들이 올라와 쉬고 있는 모습이 평화롭기 짝이 없다. 몇 마리는 물속을 헤엄치며 먹이를 찾기도 하고 물장구를 치듯 쫓고 쫓기며 장난을 치는 모습도 보인다. 바로 그 아래 물고기들이 상류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어도 옆에서도 수십 마리의 오리들이 여유롭게 모여 앉아 쉬고 있는 풍경이 보인다. 상당히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아도 별로 놀라지 않는 것은 사람들이 자신들을 해치지 않으리라고 믿기 때문인 것 같다. 요즘은 시민의식이 높아져 그 누구도 철새들을 해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카메라를 꺼내들면 금방 알아차리고 경계를 한다. 어떤 녀석들은 슬슬 눈치를 보며 헤엄쳐 달아나기도 하지만 또 다른 녀석들은 저 만큼 슬쩍 날아가 앉기도 한다. 카메라가 혹시 자신들을 해치는 무기처럼 보이는 모양이다. 철새들이 카메라와 돌멩이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청계천과 중랑천이 합류해 흐르는 지역은 수량도 상당히 많고 물살도 빠르다. 겨울 오후의 햇살이 반짝이는 물속에서는 수많은 철새들이 헤엄을 치며 먹이를 찾는 풍경이 장관을 이룬다. 특히 가끔씩 합창이라도 하듯 꽥꽥거리는 오리들의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이곳이 도심 속의 하천이 아니라 한적한 시골의 어느 바닷가나 저수지에 와 있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도심의 하천에 예년의 어느 해보다 많이 찾아온 것 같은 한겨울의 진객들, 정말 귀한 손님들이다. 저 철새들의 여유로운 모습에서 평화로움이 묻어난다. 이 귀한 손님들이 혹시 그 누구에게 해를 입거나 괴롭힘을 당하지 않고 이 겨울을 잘 보내고 돌아갈 수 있도록 모든 시민들이 관심을 갖고 보살펴야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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