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로 마음이 치료된다면..
발행일 2012.03.28. 00:00
[서울시 하이서울뉴스] 성북예술창작센터에 입주해 활동하고 있는 연극, 음악치료, 미술치료, 무용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은 한 달에 한 번 예술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주민들과 만나는 시간을 갖고 있다. 단순한 창작기법, 기술교육이 아닌 스스로 생각하고 직접 느껴보는 색다른 예술체험 프로그램<예술로 토요일>이 그것.
입주 예술가들의 재능 나눔 형태로 이뤄지는 <예술로 토요일>은 6월까지 매월 셋째 주 토요일마다 미술과 음악 치료, 미술 감상과 창작, 연극, 요리 등 진행 예술가에 따라 색다른 주제와 내용을 담아 무료로 진행된다. 이 예술체험 프로그램은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 가족 등 일반인들까지 다양한 연령이 참가할 수 있어 지역 주민들의 호응이 좋은 편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실시된 <예술로 토요일> 예술체험 프로그램은 이곳 입주 작가들과 주민들이 한 달에 한 번 '예술로' 소통하고 만나는 시간이다.
"친구 간에 그럴 수 있잖아요!" "너도 안 빌려줬잖아!" 포럼 연극
연극 <눈사람? 눈사람!(눈을 감은사람? 눈을 뜬 사람!)>이 공연된 후, 연극 속 주인공들과 관객들이 벌이는 대화는 극의 내용을 넘나들었다. 지난 3월 17일 성북예술창작센터 4층 스페이스 나눔 안에는 청소년, 학부모, 교사 등 50여명이 한 편의 연극을 본 후 연극의 내용을 두고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지난해 7월 이곳에 입주한 교육연극연구소 '프락시스(PRAXIS)'가 학교폭력에 대한 내용을 담은 포럼(토의, 토론) 형식의 연극을 선보였고, 참가자들은 연극의 문제적 장면에 대해 그룹별로 토론을 진행했고, 연극 속 문제의 장면을 다시 보면서 '이 부분에선 무엇이 잘못이었을까?'를 되짚어보고 있었다.
"학교폭력과 왕따에 대해 강의를 듣는 것보다 연극을 본 후, 토론을 하고 상황 극으로 조금씩 바꿔 나가는 방식이 문제점을 인식하는 데 더 효과적이었어요", "연기하는 배우라고 느껴지는 게 아니라 진짜 친구들이랑 말하고 있는 것처럼 실감났어요. 연극을 본 후 배우와 관객들이 팀을 이뤄 이야기를 나누고, 각 장면과 주인공들에게 직접 충고도 하면서 연극을 '다시 다르게' 만들어 가는 과정을 보며, 진짜 실제 상황이었다면 친구가 자살까지 하는 안타까운 일은 없었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해 봤어요", "왕따 당하는 친구들에게 마음으로 다가가고 싶어졌어요", "집에서 말 한 마디라도 긍정적으로 해줘야죠. 반성이 많이 됩니다" 포럼 연극이라는 예술체험 프로그램을 마치고 나온 관객들의 한결 같은 반응이었다.
"우선, 하나의 연극 장면을 보여주죠. 문제가 일어날 수 있는 여지가 많은 극적 상황을 보여 주면서, 그 상황의 어떤 지점들을 다시 생각해 본다면 문제가 커지지 않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를 관객들과 의견을 나누며, 그 상황을 되돌려 보는 기회를 가져보는 겁니다. 관객들은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이 놓친 부분들은 없는가를 찾아보고, 그 과정들을 여러 사람들과 공유해 보는 거죠. 이번 연극 <눈사람? 눈사람!(눈을 감은 사람? 눈을 뜬 사람!)>은 한 아이의 자살에 대해 가해자로 몰린 학생의 경찰 처벌 앞에 과연 그 아이만이 문제인가? 다른 아이들 혹은 주변 상황들은 문제가 없었던 걸까? 등을 다시 생각해 보고자 했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어요. 많은 수의 관객들이 토론을 통해 잘못을 가해 학생에게 두기보다는 피해 학생 주변에 있던, 가장 협조적이었던 학생에게 시선을 돌렸어요. 중립자, 방관자 등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 거죠. 연극을 보고 난 후 여러 사람들과의 토론을 통해 '문제 행동, 문제적 말투, 문제적 생각' 등을 깨닫게 되는 효과를 가져왔어요"
프락시스 김지연 대표는 이번 포럼 연극을 통해 학교폭력 문제에 대해 소통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은 물론 학교폭력을 더 깊이 살펴보고, 그것들을 대하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했다.
이날 진행된 2012년 상반기 <예술로 토요일>은 오전과 오후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프락시스(포럼연극-눈사람), 아트만(미술치료-걱정인형 만들기), 가난뱅이 모임(시각-새 천 줄게, 헌 천 다오), 최영환(시각-내 이웃의 주방), 극단마실(연극-풍덩! 첨벙!), 숙명음악치료연구회(음악치료), 금선희(시각/무용-몸 풀이 동작 치유), 정원연(시각-주근깨 난 콩나물이 있는 수다방).
항상 밝기만한 아이들에게도 말 못하는 걱정들이 있을 것. 그런 고민들을 풀어내기 위해 아이들은 자신만의 걱정 인형을 만드는 시간도 있다. 아이들의 걱정거리들을 밖으로 표현해 보는 기회를 만들어준 미술치료 연구단체 아트만의 'Don't worry, be happy' 프로그램.
또 최영환 예술가가 진행한 내 이웃의 주방은 베트남 주부에게 월남쌈 만드는 법을 배우고 함께 즐기는 과정을 통해 다문화가정의 문화를 익히는 기회가 되었다. 다문화가정에 대한 마음의 거리를 좁혀보는 프로그램이었다.
못 입는 옷이나 헌 천을 재사용하여 작은 가방 등 자신만의 개성 있는 소품을 만들어 보는 작업도 진행됐다. 소비하고 버리는 습관에 젖어 있던 어린이들에게 재활용의 가치를 생각해 보게 하는 가난뱅이모임의 '새 천 줄게 헌 천 다오' 역시 의미 있는 체험이었다.
평소 접하기 힘든 여러 가지 예술체험 프로그램에 무료로 참가할 수 있어서 많은 지역 주민들이 참가하고 있다. <예술로 토요일>은 오는 4월 21일, 5월 19일, 6월 16일에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자세한 프로그램은 매월 초 성북예술창작센터 온라인 카페(http://cafe.naver.com/sbartspace)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자신이 참여하고 싶은 프로그램을 찾아서 신청하면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의 프로그램 체험을 위해 '1인 1 프로그램' 참여를 기본으로 한다는 것만 참고하자.
문의 : 01)943-9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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