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노래로 들려주네?
발행일 2012.03.14. 00:00
[서울시 하이서울뉴스] 책을 노래로 읽어주는 도서관 밴드가 있다. 정호승 시인, 고 장영희 서강대 교수, 신경숙 작가, 안도현 시인, 이혜인 수녀, 문정희 시인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명사의 글을 노래로 만들어 부르는 이 밴드는 책의 노래라는 의미의 '서율(書律)’로, (주)문예콘서트라는 이름의 서울형사회적기업이다. 이들은 매달 한 차례 이상 ‘찾아가는 재능기부 콘서트’를 통해 소외계층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책을 읽고 얻은 영감을 살려 노래로 만든다
책을 이렇게도 읽을 수 있네? 저절로 감탄이 터져 나왔다. 책을 노래로 듣는 게 특이했다. 한동안 눈을 지긋하게 감고 듣고 있자니 행복하다는 느낌도 들었다. 책을 노래로 만들 생각은 어떻게 했을까?
서율의 첫 번째 공연은 2008년 봄, 정호승 시인과 함께한 작가와의 만남에서였다. 정 시인의 ‘넘어짐에 대하여’라는 시를 노래로 만들어 달라는 부탁으로 노래를 만들어 서울맹학교에서 공연을 갖게 되었다. 학교 측에서는 미리 아이들을 위해 노래 가사를 점자로 만들어 배포했는데, 처음에는 더듬더듬 손으로 읽어 내려가면서 웅얼거리던 아이들이 2절부터는 한 목소리로 크게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공연이 끝난 뒤에도 아이들은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서율 팀원들은 그 아이들의 모습에서 큰 감동을 받았다. 이런 콘서트를 지속적으로 만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도 그 때였다. 2010년 본격적인 밴드 활동을 시작하면서 지난 해 6월 서울형사회적기업으로 지정받았다. 문화관광체육부가 주최하고 한국도서관협회가 주관하는 ‘찾아가는 시낭송 음악회’ 공연기획을 비롯해 간행물윤리위원회 주최 행사, 전국 중·고등학교, 도서관 및 대학교, 대기업 등에서 지금까지 200회가 넘는 공연과 특강을 진행했다.
서율의 노래에는 시, 소설, 인문서 등 좋은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책은 모두 포함된다. 지금까지 노래로 들려준 책은 ‘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장영희), ‘사랑해야 하는 이유’(문정희), ‘넘어짐에 대하여’(정호승), ‘엄마를 부탁해’(신경숙), ‘책만 보는 바보’(안소영), ‘완득이’(김려령), ‘길자씨가 진짜 엄마?’(김진경), ‘봄여름가을겨울 별자리 이야기’(지호진), ‘노란코끼리’(니시 가나코)등 이다.
다문화가정에 한글 가르치는 노래도 만든다
서율은 찾아가는 재능기부 콘서트를 통해 소외계층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한다. 2011년 6월 14일 KT아트홀에서 푸르메재단이 후원하는 ‘이해인 수녀 희망나눔 기부콘서트’의 재능기부를 시작으로, 지난 2월 11일에는 은평구 다문화자료실 개관기념으로 다문화가족 50여명을 초청해 공연을 가졌다.
“다문화 가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을 노래로 만들면 노래를 통해 한국어를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다문화도서관 측에 제안을 했는데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아요. 이제 외국인 어머니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노래도 만들어 부를 예정이에요”
“책을 통해 사람들과 공감하는 밴드로 계속 남고 싶어요. 초심을 잃지 않고 더 많은 좋은 노래로 세상에 책의 향기를 전하려구요” 이수진 대표의 이야기다. 이 대표는 특히 오는 3~4월 8주에 걸쳐 진행되는 다문화청소년을 위한 ‘내 마음의 자서전 만들기’에 열정을 쏟고 있다. 특히 이번 공연은 교육적인 목표를 갖춘 프로그램으로 기획하고 있어 방과후 수업에도 효과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율은 지난 3월 5일부터는 책 전문 인터넷 라디오 방송인 ‘책 읽는 라디오’에서 매주 월요일에 고정 코너를 맡아 5월까지 12권의 책을 노래로 들려줄 예정이다.
문의: 02)303-3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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