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로 걷는 즐거움

admin

발행일 2006.09.01. 00:00

수정일 2006.09.01. 00:00

조회 2,187



시민기자 전흥진

때로는 부드러운 흙을 밟으며 맨발로 걷고 싶을 때가 있다. 딱딱한 시멘트 보도블록이나, 아스팔트 도로에서는 그런 충동을 느낀 적이 거의 없지만, 그런 충동을 느꼈다 해도 날카로운 유리조각이나, 뾰족한 돌, 더러운 쓰레기 등과 같은 위험요소들이 많기 때문에 머뭇거리다 말았을 것이다.

이슬비가 오는 어느 여름날 서울대공원산림욕장을 친구와 산책한 적이 있다. 비오는 숲에서는 숲 향기가 더욱 진하게 느껴진다. 고요한 정적을 뚫고 들려오는 새소리, 물소리, 풀벌레 소리와 빗방울소리가 연주하는 숲의 교향악에 귀를 기울이며 걷다보니, 풍경도 운치 있어 보였고, 바닥의 흙 또한 아주 부드러워 보였다.

“바닥의 흙이 부드럽고 깨끗해 보이지 않니? 사람들도 별로 없는데, 우리 맨발로 한 번 걸어볼까?.“

나의 갑작스런 제안에 둘 다 신발을 벗어들고 숲속을 걷기 시작했다. 발바닥이 너무 아프면 신발을 다시 신을 작정이었는데, 의외로 발바닥에 촉촉하고 부드러운 흙의 감촉이 느껴졌다. 원시의 자연인이 된 것처럼 해방감과 기의 충전을 맛보며, 우리는 5~6km쯤 되는 산림욕장을 맨발로 돌았다. 맨발로 걷는 즐거움을 알게 된 나는 산림욕장이나 수목원, 공원 같은데서 부드러운 흙길을 만날 때면 맨발로 걷는 것을 즐기곤 한다.

흙길을 맨발로 걷는 것은 혈액순환에도 좋고, 변비, 감기, 무좀과 발 냄새 제거, 위장병에 좋을 뿐 아니라 성적능력의 증대에도 큰 효과가 있어서 정신과 육체를 모두 건강하게 한다.

독일에는 나무가 울창한 숲속의 흙길을 맨발로 산책하는 맨발공원이 있고, 맨발을 즐기는 맨발모임도 활발하다고 한다. 독일의 맨발공원은, 자갈, 통나무, 호박석, 옥돌과 대나무 등을 울퉁불퉁하게 깔아놓고 지압보도처럼 꾸민 우리나라의 맨발공원과는 다른, 자연 그대로의 황토 흙을 맨발로 밟으며 걷는 공원이다.

우리나라에도 편안한 마음으로 부드러운 흙의 감촉을 느끼며, 맨발로 울창한 숲을 산책할 수 있는 맨발공원이 생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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