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콘 전시회
내손안에서울
발행일 2006.05.30. 00:00
시민기자 최근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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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오후 명동성당 전시관에서 열리고 있는 이콘(Icon) 전시회에 다녀왔다. 이콘이란 우리가 성당에서 자주 보게 되는 예수 그리스도, 성모 마리아를 위시한 성인, 성녀들의 형상을 그려 놓은 그림들을 말한다. 명동성당은 문화축제로 사람들이 붐비고 있었다. 그들 사이로 전시관을 찾아 발걸음을 재촉했다. 성당 바로 옆의 전시관을 찾아 올라가니 “영혼의 빛을 따라서”라고 현수막에 쓰인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이 말처럼 전시관 문을 열고 들어간 그곳은 눈부실 정도로 빛나고 있었다. 그리 크지 않은 전시관을 환하게 비추고 있는 것은 벽에 걸린 이콘이었다. 이콘을 만드는 안료를 전시해 놓았는데 단순한 몇 가지 색만이 들어가는 게 아니라 여러 색이 조화를 이루며 그림의 빛을 강조하는 듯했다. 바로 옆에 전시된 유리 틀 안에는 이콘을 제작하는 도구와 판을 전시해 놓았다. 간략하게 만드는 방법을 살펴보면 먼저 나무판에 아교와 천을 입히고 그곳에 회반죽을 바른다. 스케치를 하고 안료를 바른 후, 마지막은 금박으로 마무리를 한다. 이런 정성스러운 과정을 통해 이콘의 화려한 분위기가 탄생한다. 이콘 안에 상징되는 여러 기호와 구도배치는 개인에 의해 마음대로 그려지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규정된 방식을 충실히 따른다고 한다. 이콘에서 사용되는 색들도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데 흰색은 신의 영광과, 열정, 붉은색과
푸른색은 성모 마리아를 나타내며, 녹색은 생명과 희망을 나타내는 색으로써 성령과 관련되는 부분에 사용된다고 한다. 성당에 갔을 때 화려하게 빛나는 성화들을 그저 신기하게 쳐다만 보다가 돌아왔는데, 이제는 각각에 담긴 의미와 상징을 좀 더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전시관에는 많은 사람들이 성화를 감상하고 있었다. 모두 그 화려한 빛에 압도당한 느낌을 받은 듯했다. 화려하다 못해 눈 부신 빛들이 이 공간 여기저기를 비추고 있었다. 전시관을 들어오면서 보았던 “영혼의 빛을 따라서”라는 문구가 딱 들어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가진 영혼을 실제로 볼 수 있다면 이렇게 모두 빛을 내고 있을까? 때로는 황금빛처럼 눈부시게 빛을 뿜어내는 사람도 있을 테고 반대로 고개를 돌리게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자신의 영혼을 이콘처럼 환하게 밝히는 것은 모두 각자의 몫이 아닐까? 전시관을 나오며 성당 앞에 마련된 장터에 눈이 갔다. 그곳에서 자선바자를 열고 있던 자원봉사자 학생들. 그 어린 학생들이 불우한 이웃을 위해 물건을 팔며 땡볕에 애쓰는 모습을 보니 하나씩 그들의 머리 위로 환한 황금빛 영혼의 빛이 뿜어져 나오는 착각이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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