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더 아름다운 '쌀 화환'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조은영

발행일 2011.04.20. 00:00

수정일 2011.04.20. 00:00

조회 4,451

이전 개입식을 하는 사무실 앞 복도에 '쌀화환'이 가득하다

한 회사의 이전 개업식에 색다른 축하 모습이 있어 살펴보았다. 사무실 입구로 이어진 복도에 일반적인 꽃으로 장식된 화환이 아닌 ‘쌀 화환’이 가득하다. ‘쌀 화환’을 들여다보니 상단에는 화환 그림이 그려진 종이가 있고, 하단에는 ‘사랑의 쌀’이라는 이름을 단 20kg의 쌀이 놓여있다. 양쪽으로 늘어진 분홍색 리본에는 보낸 사람과 축하의 메시지가 적혀있다. 한 눈에 봐도 색다른 화환이다. 일반 꽃으로 장식된 화환 못지않게 화려했다.

이 회사 직원에게 이렇게 많은 쌀 화환을 받게 된 이유를 묻자 “쌀 화환이 의미가 좋은 것 같아서 개업식 초대장에 (주)사랑의 쌀화환 연락처(1577-7740)를 함께 동봉했더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 손님들 반응도 좋다”라며 뿌듯해 했다.

‘사랑의 밥차’로 널리 알려진 <사랑의쌀 나눔운동본부> 이선구(58) 대표가 모델하우스에서 쓸모없이 버려지는 수 십 개의 화환을 보고 겉모습 화려한 화환 대신 쌀로 받아서 행사 후 불우한 이웃과, 소외계층에게 전달하고자 해 2010년 9월, (주)사랑의 쌀화환을 설립했고 현재 서울형사회적기업으로 인정받았다.

쌀 화환의 주문량은 성수기 때 월 평균 500개 정도. 이곳은 출판기념식, 오픈행사를 비롯한 각종 행사와 경조사에 통상적인 화환을 대신하여 쌀화환 보내기 운동을 하며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노인과 노숙자를 화환 조립과 배달 인력으로 기용하고 있으며 화환으로 들어온 쌀은 행사 후 독거노인이나 복지시설에 전달한다. 또한, 쌀화환으로 창출된 수익금의 일부를 노숙자를 위한 ‘빨간밥차’ 운영에도 지원하고 있다.

쌀 화환의 수익금으로 노숙자들 위한 ‘빨간밥차’ 운영 지원도 한다. ‘빨간밥차’ 봉사자들 모습
“가진 것을 조금씩 나누어 배고픔과 고통 없이 모두가 행복하고 향기로운 세상을 만들어 나가길 희망 한다”는 이선구씨는 “2010년 12월 서울시와 대한노인회가 함께 ‘사랑의 쌀 화환 보내기 캠페인’ 공동협약식을 했다”고 말했다. 개인을 비롯해 서울시와 정부기관, 사회단체들의 사랑 나눔 실천 운동을 확대시켜 나가고 있으며, 전국에 각 지점망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한다.

일반적인 화환의 가격이 최소 10만 원에서 30만 원에 이르는데 한 번 사용하고 쓸모없는 쓰레기로 처리되는 것은 경제적으로나 환경적으로 큰 손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쌀화환을 적극적으로 사용함으로써 농가를 살리고, 소외계층과 함께 조금이라도 더 많이 나눌 수 있다면 그야 말로 일석이조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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