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리 꽃동산

내손안에서울

발행일 2006.04.03. 00:00

수정일 2006.04.03. 00:00

조회 1,515



시민기자 이승철

아직도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서늘한 날씨지만 계절은 어김없이 바뀌어 봄이 우리 곁에 와 있습니다. 봄꽃의 전령이라 할 수 있는 산수유 노란 꽃들이 아파트 화단을 장식하는 동안 개나리도 뒤질세라 꽃을 활짝 피웠습니다.

개나리는 꽃잎이나 꽃송이를 하나하나 살펴보면 별로 아름다운 꽃이 아닙니다. 그러나 무리지어 피어 있는 모습은 결코 다른 어느 꽃에 뒤지지 않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그런데 그 개나리꽃들이 가장 화려하게 피어있는 꽃동산이 서울에 있습니다. 혹시 어딘지 아세요?

서울 성동구 중랑천 하구 옆 한강변에 나지막하지만 불쑥 솟아있는 응봉과 달맞이봉을 보셨습니까? 지금 그곳에 가시면 개나리꽃동산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 직접 그곳에 가실 수 없다면 성수대교나 동호대교를 지나실 때 창밖을 바라보십시오.

별로 높지도 않고 작은 봉우리지만 산봉우리 전체가 온통 노란 개나리꽃으로 뒤덮여 있는 장관은 그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특별한 볼거리가 틀림없을 것입니다. 특히 뚝섬 서울 숲에서 바라보는 풍경이야말로 최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가 매 사냥터로 이용하였다 하여 봉우리 이름이 붙여진 응봉은 꼭대기에 날아갈 듯한 정자 하나가 세워져 있습니다. 멀리서 바라보면 노란 꽃동산 위에 아름다운 정자가 서 있는 모습이 말이나 글로 적당한 표현을 할 수 없어서 그냥 천하절경이라는 감탄이 저절로 나오게 합니다.

어제 오후 달맞이봉과 응봉에 들렀을 때도 상당히 많은 시민이 개나리꽃동산에서 따뜻한 봄의 여유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나란히 손을 잡고 올라온 할머니와 할아버지도 있었고 친구들과 함께 나온 아주머니들도 있었지요. 젊은 사람들 몇은 그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자신의 멋진 모습을 카메라에 담느라 여념이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어머! 어쩌면 개나리꽃이 이렇게 예쁠 수가 있지? 정말 대단하다.” 40대로 보이는 아주머니는 개나리꽃이 흐드러진 능선을 바라보며 감탄을 연발하고 있었습니다.
“저기 서울 숲에 가셔서 바라보세요, 정말 대단합니다.” 내가 권하자 송파구에서 왔다는 그들도 서울 숲에서 바라보다가 꽃동산의 아름다움에 이끌려 이곳까지 왔노라고 합니다.

달맞이봉에도 노인들 몇이 개나리꽃향기에 취했는지 말을 잊고 꽃동산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손에는 배드민턴 채를 들고 있었지만 운동할 생각은 하지 않고 꽃만 바라보다가 꽃동산 사이로 난 나무 사다리 길을 걸으며 도란도란 옛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정다워 보입니다.

응봉과 달맞이 봉은 우리나라, 아니 세계 최고의 개나리꽃동산이라고 자랑하고 싶을 만큼 정말 아름답고 멋진 풍경입니다. 요즘이 일 년 중에 단 며칠만 볼 수 있는 정말 아름다운 풍경이니까 늦기 전에 꼭 한 번 가보시라고 독자 여러분께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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