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으로 나온 미술관…강동구청·일자산공원 '야외 조각전'

시민기자 김민채

발행일 2020.12.08. 17:53

수정일 2020.12.08. 17:53

조회 308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대부분 연말 행사가 취소됐지만, 코로나19로 지친 주민들을 위한 야외 전시 소식이 있다. 강동구청 열린뜰과 일자산 공원 잔디광장에서는 12월 19일까지 야외 조각전이 개최된다.

거리두기를 하며 강동구 '야외 조각전' 작품들이 배치되었다.
거리두기를 하며 강동구 '야외 조각전' 작품들이 배치되었다. ⓒ김민채

'조각의 힘, 언택트 시대의 소통과 치유'를 주제로 한 이번 야외 조각전은 국내 조각가 24명과 해외 조각가 2명이 참여해 구청 열린뜰에 12점, 일자산 공원 잔디광장에 14점을 설치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제한된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를 확대하고 피로감을 해소하자는 취지로 마련되었다.

김원근 작가 '엔젤맨'은 여친에게 잘보이려고 귀여운 모습으로 따뜻한 커피를 사들고 기다리는 젊은 청춘의 순수한 사랑이 재미있다.
김원근 작가 '엔젤맨'은 여친에게 잘보이려고 귀여운 모습으로 따뜻한 커피를 사들고 기다리는 젊은 청춘의 순수한 사랑이 재미있다. ⓒ김민채

전시 형태는 '참여형' , '체험형', '감상형' 3개의 콘셉트로 구성됐다. 참여형은 눈으로 멀리서 보기만 하는 조용한 전시가 아니라 관람자가 직접 참여하고 만지는 신체적 접촉이 있어야 비로소 전시가 완성되게 했다. 강효명 작가의 'pink spot', 유재홍 작가의 '도시풍경', 조은희 작가의'Smile Again' 등이 대표적인 참여형 작품이다. 야외 전시로 정해진 동선이 없으니 시선을 사로잡는 작품부터 발걸음을 옮겨 보았다.

권치규 작가의 ‘숲’은 자연의 순기능과 역할을 강조하고자 했다.
권치규 작가의 ‘숲’은 자연의 순기능과 역할을 강조하고자 했다. ⓒ김민채

권치규 작가의 '숲'은 친숙한 자연의 풍경 즉 나무가 우거진 숲을 사각의 형태로 절단하여 마치 긴 수직의 창을 연상케 한다. 안과 밖의 연결 통로이며, 닫침과 열림의 통로로서의 자연의 순기능과 역할을 강조하고자 했다고 한다. '숲' 작품을 보는 순간 울컥한 마음이 들었다. 작품 안쪽은 모두 초록색으로 도색되어 있고, 바깥쪽은 스테인레스색 그대로 흰색과 묘한 대조를 이루며 어느 따뜻한 봄날 숲 속에 와 있는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따뜻한 위로를 받았다.

조은희 작가의'Smile Again'
조은희 작가의'Smile Again' ⓒ김민채

조은희 작가의'Smile Again'은 위안과 극복으로 다시 웃을 수 있는 시간이 오기를 소망하는 작품이다. 작품 앞에 서니 필자의 표정에도 웃음이 피어나고 설렘과 그리움이 느껴졌다. 어린 시절 종이배를 접어 시냇물에 띄워 본 경험은 다들 한 번씩 있을 것이다. 어디가 종착점인지 알 수 없으나, 반듯하게 접은 종이배가 희망과 꿈을 가득 싣고 무사히 넓은 바다로 향해 나아가길 간절하게 바라는 마음이 들곤 한다. 요즘 같이 어려운 사회적 분위기에서 긴장되고 굳어 있는 시민들에게 ‘smile’이라는 주문으로 작가는 희망을 표현한 듯 싶다.

강효명 작가의 'Pink spot'은 행복을 주제로 하는 'pink house project' 의 연속 작품으로 행복의 기운을 받으며 힐링하게 되는 작품이다. 저녁이면 태양광 충전 램프에 불이 커져 또 다른 멋을 풍긴다.

김경민 작가 '휴식'은 체험형 작품이다. 한 컷 사진에 추억을 담고 있는 주민들의 모습이 아름답다.
김경민 작가 '휴식'은 체험형 작품이다. 한 컷 사진에 추억을 담고 있는 주민들의 모습이 아름답다. ⓒ김민채

김경민 작가의 '휴식'과 미카엘 소보리보작가의 'boy with a dog', 양태근 작가의 '화려한 외출' 등 체험형 작품은 관객들이 실제 작품에 앉아서 작품과 같이 호흡하고 체험하며 작가의 내면을 탐구하고 힐링의 시간을 갖게 한다.

감상형은 눈으로만 보고 즐기는 심미적•정서적 특징을 가진 작품으로 전덕제 '복주머니', '박민정' 봄의 대지', 김대성 '포로포즈' 등의 작품들로 구성됐다.

어호선 작가의 상상의 의자는 '쉼'과 '무한한 상상력이 자란다'는 의미가 담겼다.
어호선 작가의 상상의 의자는 '쉼'과 '무한한 상상력이 자란다'는 의미가 담겼다. ⓒ김민채

박주현 작가의 '소년의 꿈'은 도구를 이용해 우리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끊임없는 노력을 표현했다.
박주현 작가의 '소년의 꿈'은 도구를 이용해 우리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끊임없는 노력을 표현했다. ⓒ김민채

어릴 적 할머니가 고쟁이 속 복주머니에서 쌈짓돈을 꺼내어 고사리 손에 쥐어 주실 때 작가는 행복했었다 기억한다. 복주머니에서 보석처럼 빛나는 행복이 끊임없이 쏟아질 것 같다.
어릴 적 할머니가 고쟁이 속 복주머니에서 쌈짓돈을 꺼내어 고사리 손에 쥐어 주실 때 작가는 행복했었다 기억한다. 복주머니에서 보석처럼 빛나는 행복이 끊임없이 쏟아질 것 같다. ⓒ김민채

전덕제 작가의 '복주머니'는 무슨 소원이든 들어주던 할머니의 복주머니처럼 따뜻한 마음이 아직도 온 세상에 녹아있는 듯 행복감을 주는 작품이었다. 작가에게 이 작품은 '할머니의 사랑'이 아닐까 싶다.

이선형 작가의 '희망을 연주하다' 작품
이선형 작가의 '희망을 연주하다' 작품 ⓒ김민채

전시가 열리는 동안에는 도슨트가 상주해 작품에 대해 설명해준다. 더불어 작품 제작의 뒷이야기를 들려주는 작가와의 만남의 시간도 마련될 예정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누적된 피로함을 문화예술로 소통하고 치유할 수 있도록 일상의 한 켠에서 만나게 해주는 ‘야외 조각전’과 같은 배려가 정말 좋다. 코로나19로 지친 마음을 필자도 이렇게 달래보았다.

필자는 작품을 볼 때 해설은 마지막으로 미룬다. 눈에 보이는 것만큼 스스로 작품을 이해하고 의미를 추측해본다. 작가의 의도만큼 관람자로서의 해석을 하다보면 자신만의 감동을 기억에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답은 없다. 편안 마음으로 감상하면 되는 것이다. 필자처럼 ‘야외조각전’을 보며 코로나19로 인한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길 바란다.

강동구 '2020 야외 조각전(展)'
○ 기간: 2020. 11.17(화) ~ 2020.12.19(토) 09:00 ~ 21: 00
○ 장소: 강동구청 열린뜰, 일자산 잔디광장
○ 문의 : 문화예술과 3425-5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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