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으로 돌아온 '서울시향 퇴근길 토크 콘서트'
발행일 2020.06.29. 17:29
서울시립교향악단(이하 서울시향)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했던 '퇴근길 토크 콘서트'를 온라인 비대면 생중계 방식으로 다시 시작했다.
퇴근길 콘서트는 서울시향에서 시민들이 퇴근길에도 클래식 연주를 즐길 수 있도록 2016년부터 진행해온 프로그램이다. 정동길, 미술관 등 서울 도심의 주요 장소에서 매회 다양한 주제로 수준 높은 연주와 깊이 있는 토크를 진행하며 인문학적 콘서트를 지향해 꾸준히 매진 사례를 기록한 인기 시리즈다.
서울시향이 '신화, 음악의 날개를 달다' 퇴근길 토크 콘서트를 재기했다. ⓒ서울시향
지난 2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공연이 취소된 뒤 내내 진행되지 못하다 6월 25일(목) 저녁,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비대면 온라인 생중계로 다시 진행하며 상반기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신화, 음악의 날개를 달다'라는 제목의 이번 퇴근길 토크 콘서트는 조은아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의 진행과 김헌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교수의 해설을 통해 진행되었다. 두 사람은 그리스 신화에 뿌리를 내린 클래식 음악 연주에 맞춰 오르페오, 헤라클레스, 프로메테우스, 주피터, 디오니소스 등 각각의 신화 이야기를 함께 풀어냈다.
서울시향 단원들이 서울대성당에서 토크 콘서트 연주를 하고 있다. ⓒ서울시향 유튜브
이번 콘서트는 현존하는 악보 중 가장 오래된 오페라 악극인 몬테베르디의 '오르페오' 서곡으로 시작했다. 몬테베르디는 르네상스 시대의 문을 닫고 바로크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인물로, 이번 작품은 음악의 신 아폴론과 뮤즈 여신 중 가장 아름다운 칼리오페의 아들로 태어난 오르페우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결혼식 날 독사에게 물려 죽은 아내 에우리디케를 구하기 위해 지옥으로 내려간 오르페우스는, 리라 연주와 노래로 지옥의 신 하데스와 그의 아내 페르세포네를 감동시켜 아내를 데려오는데 성공하지만, 뒤를 돌아보지 말라는 규칙을 어겨 다시 아내를 잃고 만다.
이어진 오펜바흐의 '지옥의 오르페우스' 서곡 (현악 버전)은 심각한 오페라와 달리 가볍고 재밌는 성격이 강한 오페라타 장르로, 제목은 낯설지만 누구에게나 익숙할 멜로디의 작품이다. 웅장한 느낌의 몬테베르디의 작품과 달리 경쾌한 리듬이 이어지는 오펜바흐의 작품은, 등장하는 인물과 사건은 비슷하지만 담고 있는 이야기의 결은 사뭇 다르다.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의 사이가 좋지 않게 나오고, 아내가 죽은 뒤 내심 기뻐하는 오르페우스에게 여론의 신이 등장해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 에우리디케를 구해오라고 하는 등 흔히 알고 있는 전통적인 그리스 신화를 뒤틀어 놓았다.
연주 중인 서울시향 단원들 ⓒ서울시향 유튜브
세 번째 곡은 바로크의 대표 작곡가 중 한 명인 헨델의 오라토리오 '헤라클레스' 서곡이었다. 오라토리오는 오페라와 달리 배우의 연기나 무대장치를 생략하고, 기독교 성경의 내용을 줄거리로 삼는 종교적인 음악극이다. 하지만 이번에 연주된 '헤라클레스' 서곡은 성경 대신 그리스 신화를 다루며 초연 당시에도 교회가 아닌 극장에서 공연되었다고 한다.
헨델의 '헤라클레스'는 그리스 신화의 대표적인 영웅 헤라클레스의 마지막 죽음의 순간을 그린 작품이다. 이올레라는 여인에게 마음이 빼앗기자 아내였던 데이아네이라는 헤라클레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사랑의 묘약을 옷에 묻혀 보내지만, 실은 묘약이 아닌 살인의 극약이었고, 결국 옷을 입은 헤라클레스는 불에 타 죽는다. 데이아네이라는 자책감에 죽고, 제우스는 아들 헤라클레스를 밤하늘의 별자리로 만들었다. 전체 줄거리는 여인의 질투와 오해, 헤라클레스의 죽음을 비장하게 그리고 있지만, 서곡은 비극과는 거리를 두며 호방하고 화창한 음색으로 진행된다. 특히 쳄발로는 지휘자인 데이비드 이가 특별히 연주를 맡았다.
이어서 베토벤의 '프로메테우스' 서곡과 모차르트의 교향곡 41번 '주피터' 중 3, 4악장, 마지막으로 베토벤의 교향곡 7번 중 4악장 연주와 각 작품과 연결된 그리스 신화 해설이 이어졌다.
■ 서울시향 홈페이지 https://www.seoulphil.or.kr/
■ '신화, 음악의 날개를 달다' 공연 다시보기(서울시 유튜브) : https://www.youtube.com/watch?v=LHjNeniMN2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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