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의 역사, 이렇게 접하니 새롭네"
발행일 2020.06.22. 15:40
<새일꾼 1948-2020 : 여러분의 대표를 뽑아 국회로 보내시오> 전시회 입구 ©이내경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주최 및 기획한 <새일꾼 1948-2020 : 여러분의 대표를 뽑아 국회로 보내시오> 전시회를 다녀왔다. 예술적인 전시회에 가면 미술 관련한 지식이 필요하기도 하고, 작품을 봐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아 재미 없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래서 재미있는 전시회를 찾다가 <새일꾼>전시회를 알게 되었다. 최근에 첫 투표를 하게 되어 더 끌렸던 전시회였다.
<새일꾼> 전시회는 최초의 근대적 선거였던 1948년 5·10 제헌국회의원선거부터 2020 4·15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까지, 73년 선거의 역사를 통해 개인의 일상적 삶의 영역에서부터 국가의 운명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돌아볼 수 있는 전시회다. 이 전시회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소장된 400여 점의 선거 사료와 주요 신문기사를 비롯해 우리나라 선거의 역사를 다층적으로 기록한 아카이브자료, 동시대 예술가 21팀이 참여했다.
당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전시 ©이내경
전시는 1층부터 2, 3, 5, 6층까지 이어졌다. 1층에서는 ‘애국자가 누구냐’라는 주제의 전시가 펼쳐졌다. 73년 전 지금과는 전혀 다른 시대를 살았던 이들에게 선거란 무엇이고, 오늘날 우리에게 애국의 의미는 무엇일까 의문을 던지고 있었다. 우리 삶을 둘러싼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가 전시장 안팎으로 공존하는 가운데 나와 다른 타인의 생각을 경청할 수 있는 무대가 제공되어 신기했다.
동물당 메니페스토 ©이내경
2층에는 선거를 자기표현 및 교류의 행위로써 일상화된 퍼포먼스의 장으로 재현했다. 당대의 요구가 담긴 슬로건을 중심으로 경합, 갈등, 축제 등을 보여준다. 그리고 난민, 체류노동자, 동성애자, 미혼모, 동물 등 다양한 소수자 계층을 위한 토론 무대가 펼쳐지는 등 가상의 선거 운동 및 유세 과정 퍼포먼스가 진행되고 있었다. 그중에서 ‘동물당 메니페스토’가 가장 인상 깊었다. 동물들에게 투표권이 주어진 조건을 가정하여 종과 개체마다 그에 맞는 투표 형식과 투표소를 만들어 설치했다. 그 사이에 사람의 투표소를 같이 두면서 투표를 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낄 수 있었다.
직접 만들어 본 레터프레스 ©이내경
3층에는 73년 동안의 대한민국 선거사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권위주의 정권에 의한 선거제도 왜곡과 이에 저항해온 역사였다.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외쳐 온 이상 국가가 과연 세상에 존재할 수 없는 유토피아에 불과한 것인지, 민주주의란 무엇인지에 대한 허심탄회한 대화의 장이 마련되었다. 더불어 선거벽보에 쓰인 400여 개의 선언 속 단어들로 직접 포스터를 만들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재미있었다.
선거벽보 만들기 체험 현장 ©이내경
5층은 공정한 선거를 만들기 위해 선거관리위원회가 걸어온 역사를 소개하며, 개표 현장 재현을 통해 선거를 치르는 사람들의 땀과 노력을 전달했다. 이 층에서 매주 투표 결과를 현황 게시판에 발표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6층은 미디어 라운지로써 선거 관련 도서들과 신문 제작 체험, 디지털 선거벽보 만들기, 총선거 기념우표로 스탬프 찍기 등 참여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매주 새로운 주제로 실시되는 weekly vote ©이내경
전시회는 매주 새로운 주제로 weekly vote가 실시된다. 동시대 사회, 정치적 사안뿐 아니라 일상에서 누구나 관심 가질 만한 이슈들을 선정하여 관객들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고 있다. 일요일에 개표 퍼포먼스를 진행하여 주간 투표 결과를 공개한다.
전시를 직접 가서 보는 게 부담스럽다면 일민미술관 홈페이지에서 가상현실(VR) 전시로 관람하는 방법도 있다. 실제 전시를 볼 때의 감동은 아니지만, 전시장의 분위기를 느끼기엔 부족함이 없다. >>가상현실(VR) 전시 바로가기
■ 일민미술관
○ 위치 :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152
○ 운영시간 : 11:00 ~ 19:00
○ 휴무일 : 매주 월요일, 설, 추석 당일
○ 홈페이지 : http://ilmin.org/kr/
○ 문의 : 02-2020-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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