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넛들의 달콤한 위로, '도넛 피어' 전시
발행일 2020.04.17. 16:58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의 갤러리가 문을 닫은 가운데,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갤러리가 있다. 바로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학고재 갤러리다. 학고재 갤러리에서 도넛을 다룬 전시가 열린다는 기사를 보고 흥미를 느껴 다녀왔다.
운치 있는 학고재 갤러리의 전경 ©박지원
현재 학고재 갤러리에서는 도넛 피어와 21.2세기라는 전시가 진행 중이다 ©박지원
학고재 갤러리 본관에서는 2020년 3월 25일부터 4월 26일까지 김재용 개인전 <도넛 피어 DONUT FEAR>를 전시한다. 여러 색채의 도자 조각 작가로 유명한 김재용의 국내 첫 개인전이다.
김재용은 대중매체에서 차용한 이미지를 작품에 접목하며 현대미술은 어렵다는 편견을 허물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펼친 작가이다. 전시에 갔을 때 눈에 띄었던 것은 라바와 도넛의 결합이었다. 아이들에게 쉽게 다가가기 위한 김재용 작가의 시도로 보인다. 어른들이 보아도 웃음이 절로 나는 전시였다.
라바를 활용한 위트 있는 작품이 보는 이들에게 웃음을 불러일으킨다 ©박지원
김재용 작가의 전시가 흥미로웠던 것 중 하나는 작가 자체에도 있다. 작가가 태어날 때부터 색을 정확하게 구분하지 못하는 ‘적녹색약’ 이었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에 색이 두려웠던 작가는 도넛으로 스스로를 실험했다고 전시 영상에서 고백한다. 하루에 화려한 색감의 도넛을 3-400개 만들면서 색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편안함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전시장에서는 작가의 이야기가 담긴 영상을 볼 수 있다 ©박지원
아래는 본관 안쪽 방에 전시된 <도넛 매드니스!!> 연작이다. 작가가 인터뷰에서 디자인 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로 뽑은 작품다. 무려 1,358점의 도넛 조각이 방 안을 가득 채우고 있어 시선을 압도한다. 작가는 도넛들을 배열하는 데만 무려 2개월이 걸렸다고 하는데, 이 작품은 복잡한 생각과 욕망으로 가득 찬 현대인의 내면을 표현했다고 한다.
<도넛 매드니스!!> 연작 시리즈 ©박지원
화려하고 정교한 도넛 작품들 ©박지원
각양각색의 도넛이 저마다의 매력을 뽐내고 있다. 도넛을 보면 다양한 색들을 구분하지 못했던 작가에게 도넛이 하나의 도전이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김재용은 적녹색약이라는 현실의 벽에서 작가의 삶을 포기하려던 차에 자신이 좋아하던 도넛을 흙으로 빚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한다.
달콤한 도넛 작품들이 전시된 모습 ©박지원
전시 제목인 <도넛 피어 : DONUT FEAR>는 <두 낫 피어: DO NOT FEAR>를 연상시키는 중의적 표현이다. 반짝이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뜻을 담았다고 한다. 두려움 때문에 나아가길 주저하는 젊은이들에게 작가가 건네는 응원의 메시지다. 오늘 혹시 마스크를 하고 조심스럽게 외출을 계획한다면, 작가의 메시지가 담긴 도넛들로 달콤한 응원을 받아보면 어떨까?
■ 학고재 갤러리
○ 위치 : 서울 종로구 삼청로 50
○ 운영시간 : 10:00 ~ 18:00
○ 휴무일 : 월요일
○ 홈페이지 : http://www.hakgojae.com/
○ 문의 : 02-720-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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