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슈비츠 앨범'과 '여명의눈동자' 두 작품의 공통점은?

시민기자 박세호

발행일 2020.02.19. 14:49

수정일 2020.02.19. 14:49

조회 242

서울역사박물관 로비에서 열리는 '아우슈비츠 앨범’ 전시회

서울역사박물관 로비에서 열리는 '아우슈비츠 앨범’ 전시회 ⓒ박세호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21세기 영화사에 일획을 그었다는 뉴스가 지구촌 언론을 달궜던 한 주였다. 세계적인 영화로 거듭난 한국의 영화만큼이나 서울에서도 세계적인 전시가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서울역사박물관의 ‘아우슈비츠의 앨범: 아우슈비츠 지구의 한 장소’와 세종문화회관의 토종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가 그것이다.

청춘의 애환과 사랑을 담은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는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공연 모습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는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공연 모습 ⓒ박세호

서울시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는 2월27일까지 일복 제국주의의 폭압적인 지배 아래 당시 젊은 청춘들의 애환과 사랑을 담은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가 공연을 펼친다. 이 공연은 독립운동 100주년 기념으로 제작되어 뜻깊고, 1991년 드라마방영 당시 시청률 50%를 넘었던 화제의 작을 다시 볼 수 있어 반갑다.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출연진들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출연진들 ⓒ박세호

김성종 원작소설을 배경으로 한 여명의 눈동자는 패권국들 사이에 낀 동아시아의 시대 배경을 첨예하게 다룬 작품으로 노벨상 후보로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 일본군 위안부와 해방 이후 남북 대립 같은 시대적 아픔을 그려냈는데 일제의 생체실험 731부대, 만주, 중국 등 대륙과 태국, 말레이 등 동남아를 향한 침략전쟁, 제주 4.3사건, 좌우대립, 해방 이후 득세한 친일세력 등 심각한 주제들이 담겼다.

여명의 눈동자 뮤지컬을 공연하는 세종문화회관

여명의 눈동자 뮤지컬을 공연하는 세종문화회관 ⓒ박세호

여명의 눈동자는 일제강점기 식민통치 막바지에 달한 1944년에 시작된다. 조선인 학도병인 최대치와 일본군 위안부 윤여옥이 민족의 아픔 속에서도 사랑을 키워 가지만 전쟁이라는 위기상황에서 운명적인 이별을 경험한다. 여옥은 아이를 임신한 몸으로 사이판으로 끌려가고 그 곳에서 미군정 산하에서 복무하고 있는 장하림을 만난다. 인품이 따뜻한 하림은 연민처럼 여옥을 사랑하지만 그 행복도 잠깐, 엇갈린 운명의 세 사람은 비극적인 해방에서 다시 재회하지만 한국 전쟁으로 더 큰 비극 속으로 빠져든다는 줄거리이다.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브로마이드와 그 앞에서 인증샷을 찍는 관람객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브로마이드와 그 앞에서 인증샷을 찍는 관람객 ⓒ박세호

그러나 반전이 찾아온다. 무대 전체로 밝고 컬러풀한 조명이 켜지고 이들 세 사람의 주인공은 그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 포옹한다. 총성에 사라지고 유명을 달리했던 여옥의 부친을 비롯한 출연진들이 모두 나와 화목하고 행복한 장면을 복원하고, 관객들은 진심으로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보낸다. 감동과 더불어 연출자의 기지가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아우슈비츠 앨범 : 아우슈비츠 지구의 한 장소 展

사진 속에서 엄마와 세 아이가 어딘가로 걸어가고 있다

사진 속에서 엄마와 세 아이가 어딘가로 걸어가고 있다

서울역사박물관 1층 로비에서는 3월22일까지 '아우슈비츠의 앨범’이라는 제목의 홀로코스트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홀로코스트 추모의 날(1월27일)을 기념해 주한이스라엘대사관과 독일대사관이 동시에 주최했다고 한다. 왠지 역사적인 화해의 악수를 나눈 아름다운 결과처럼 다가온다.

아우슈비츠는 1천만 명이 희생된 역사의 장소이다. 서울역사박물관 "아우슈비츠 앨범" 전시는 20세기 최대의 대학살로 꼽히는 홀로코스트의 잔혹함을 서울 시민들에게 알리고 이러한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교육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한다.

홀로코스트가 자행되었던 아우슈비츠수용소 입구 철로길

홀로코스트가 자행되었던 아우슈비츠수용소 입구 철로길

아우슈비츠의 몇 안 남은 증빙들은 이스라엘 야드 바쉠 박물관(세계홀로코스트추념센터)에 소장되어 있던 작품들로, 주한이스라엘대사관에서 주선해 한국에 들여오게 되었다. 수용소 내 사건들은 전쟁범죄에 속하기 때문에 대부분 기록들은 연합군 도착 이전에 대부분 폐기되었다. 전시된 사진들은 나치 고위급 책임자가 최상부에 보고하려는 용도로 촬영돼 희귀한 자료로 남게 된 것이다.

홀로코스트 희생자들의 호소하는 듯한 눈빛과 표정이 생생하다

홀로코스트 희생자들의 호소하는 듯한 눈빛과 표정이 생생하다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와 아우슈비츠 앨범 전시를 보는 동안 두 작품의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다. 제국주의의 엄청난 폭력과 집단 광기라는 어두운 시대의 그림자가 희생자들 위에 드리우고 있다는 것이다. 아픈 역사 속에서 개인의 자유는 짓눌리고 사랑하는 가족, 남녀가 헌신짝처럼 나뒹구는 슬픈 흔적들이었다.

아우슈비츠 앨범 전시 중 인물 사진

아우슈비츠 앨범 전시 중 인물 사진

공연과 전시를 보고 비극적 정황과 운명을 지금을 사는 우리가 얼마나 공감하는지, 또 어떻게 우리 인류가 그 시대를 책임을 져야 할 것인가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된다. 전시와 공연를 통해 관람객들이 자신의 철학과 가치관을 돌아볼 수 있는 보람된 시간이 되길 바란다.

■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기간: 2020년 1월 23일 ~ 2월 27일
○시간: 화.목 20:00, 수.금 15:00, 20:00, 토.일,공휴일 14:00, 19:00
○뮤지컬관람등급: 만 10세 이상
○ 휴관: 매주 월요일
○ 러닝타임: 165분
○ 장소: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 문의: 02-399-1000, www.sejongpac.or.kr

■ 아우슈비츠 앨범 : 아우슈비츠 지구의 한 장소展
○ 소개 : 이스라엘 야드 바쉠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아우슈비츠 앨범" 공개 전시
○기간 : 2020년 1월 30일 ~ 2020년 3월 22일, 매주 월요일 휴무
○시간 : 평일 09:00~20:00, 토,일,공휴일 09:00~18:00 (3월부터 09:00~19:00로 변경)
○장소 : 서울역사박물관 1층 로비
○문의 :   02-724-0274, https://museum.seoul.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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