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차'부터 '아우슈비츠'까지⋯서울역사박물관 전시 추천!

시민기자 송재현

발행일 2020.02.19. 16:38

수정일 2020.02.19. 16:38

조회 107

서울역사박물관에 전시 중인 전차 381호

서울역사박물관에 전시 중인 전차 381호 ©송재현

가끔 광화문역에서 내려 길을 걷다 보면 주변에 볼거리가 참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역사적으로 이 지역은 서울이라는 이름을 갖기 전부터 도시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으니 당연한 게 아닐까. 이 곳을 다니면서 한 번은 꼭 들어가 보고 싶었던 '서울역사박물관'에 다녀왔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전차 381호였다. 1930년경부터 1968년 11월까지 약 38년간 서울 시민의 발이 되어주었던 전차다. 서울의 마지막 남은 2대의 전차 가운데 하나로,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에서 보던 서울 최초의 전차가 연상되었다.

종로구 서울역사박물관 본관

종로구 서울역사박물관 본관 ©송재현

① 서울의 전차 展

당연한 얘기이겠지만 박물관은 볼거리가 많았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상설전시와 기획전시 모두 무료관람이어서 부담 없이 한참을 머물다 올 수 있다. 현재 기획전시실에서는 '서울의 전차'와 '성균관과 반촌' 전시가 진행 중이다.

1899년 개통된 서울의 첫 전차

1899년 개통된 서울의 첫 전차 ©송재현

전차는 영어로는 트램(Tram)이라 불리며 도시 중심을 달리던 낭만적인 교통수단이다. 현재 서울에는 왜 전차가 없을까? 오래 전이긴 하지만 서울에도 전차가 다녔다.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서울의 전차' 전시에서는 한성과 경성, 서울의 요긴한 교통수단이었던 전차와 관련한 유물과 사진, 영상을 통해 그 흔적을 만날 수 있다. 

대한제국이 선포된 후 2년 후인 1899년에 첫 개통된 전차는 전기와 함께 근대도시로서의 기반시설로 한 몫을 담당했다. 이번 전시는 서울역사박물관과 한국전력공사가 공동으로 120년 전의 전차 개통을 기념하고 그 궤도를 따라 도시의 기억과 시민의 일상을 회상하는 전시로 마련됐다.

1950~60년대 서울을 달린 전차 모습

1950~60년대 서울을 달린 전차 모습 ©송재현

서울의 전차는 고종의 근대화에 대한 의지에서 시작되었다. 대한제국은 근대화 정책으로 전기 설치를 위해 에디슨에게 친서를 보냈고 그 결과 1887년 3월, 경복궁 건천궁에 첫 전기가 들어왔다. 2년 후에는 전기의 힘으로 달리는 전차가 서울 거리를 수놓았다. 이는 아시아에서 2번째 전차 도입으로 일본의 도쿄보다도 3년이나 빨랐다. 세계 전차가 가장 먼저 실용화된 때가 1881년이니 당시의 조선으로서는 획기적인 도입이었다.

그러나 전차는 당시의 조선을 방문한 외국인들에게도 부러움을 샀던 신문물이었지만 한일병합 후 일본에 의해 16개까지 노선이 늘어나며 도성의 성문과 성벽을 훼손하며 한양도성을 해체하는 동력이 되기도 했다. 해방 이후 1968년을 마지막으로 전차는 멈추게 되었다. 해외 유명 도시들에서 현재도 명물이 되고 있는 트램처럼 서울에서도 다시 전차를 볼 수 있을까. '서울의 전차' 전시는 3월29일까지 진행된다.

성균관의 가을

성균관의 가을 ©송재현

② 성균관과 반촌 展

조선 최고의 국립교육기관인 성균관은 태학, 반궁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렸던 곳으로 현재의 대학과 같은 곳이다. 성균관에는 문묘를 맡아 지키고 유생들을 보살피는 역에 종사했던 성균관 공노비들이 살던 반촌이라는 곳도 있었다. 3월1일까지 열리는 기획전시 '성균관과 반촌'은 성균관과 공생한 반촌을 소개한다.

지도에 나오는 성균관의 이름

지도에 나오는 성균관의 이름 ©송재현

전시장은 반촌, 성균관, 대성전, 명륜당으로 구분되어 있다. 실제 성균관은 유교문화를 상징하는 곳으로 공자와 성현에게 제사를 지내는 대성전을 중심으로 한 의례공간이 앞에 있고, 그 뒤로 명륜당을 중심으로 국가의 인재를 기르는 강학 공간이 자리잡았다. 

반촌의 위치는 현재 성균관대학교의 앞의 일대였는데 이곳에 거주하는 반인들은 순번에 따라 성균관을 관리하고 유생을 보필하였다. 그 외 기간에는 과거 시험을 보기 위해 한양에 올라온 지방 유생이나 관료가 된 지방 양반이 묵을 수 있는 하숙집을 운영하거나, 소를 도살해 판매하는 상인과 시를 짓거나 유생을 가르치는 등 일반적인 노비들과 다른 삶을 살았다.

명륜당과 전시물품

명륜당과 전시물품 ©송재현

명륜당은 학생들이 모여서 유학을 공부하던 강당으로 좌우에 두 재가 있었다. 동재에는 생원, 서재에는 진사를 기숙시켰다. 전시장에서는 경국대전과 속대전, 대전통편과 같은 조선시대 나라를 다스리는 기준이 되는 법전과 주역, 시전과 같은 성균관 유생들이 공부하던 책들과 성균관의 교학 과목, 학생 선발 요강, 학사 생활양식, 자치 활동 등이 기록되어 있는 태학지 등 다양한 고서들이 전시되어 있다.

성균관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성균관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송재현

과거 응시를 위해 서울까지 와서 반촌에 기거하거나 성균관 유생들이 반촌에서 지내는 이야기가 담긴 고서도 있다. 영남의 양반들이 모여 모임을 가지고 만든 책인 반중회화록, 이승훈, 정약용 등이 과거를 위한 글을 짓는다는 핑계로 반촌 김석태의 집에 모여 연소배들을 모아 설법을 하였다는 이야기, 바둑이나 장기를 두기 위해 후미진 빈촌으로 갔다는 이야기 등 현재와 대학생활과 비교해 봐도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은 성균관과 반촌 이야기는 흥미롭다.

아우슈비츠 수용소 관련 기록사진

아우슈비츠 수용소 관련 기록사진 ©송재현

③ 아우슈비츠 앨범: 아우슈비츠 지구의 한 장소 展

서울역사박물관에는 이스라엘 야드 바쉠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아우슈비츠 앨범'이 전시돼 20세기 최대의 대학살로 꼽히는 홀로코스트의 잔혹함을 서울 시민들에게 알리고 있다. '아우슈비츠 앨범: 아우슈비츠 지구의 한 장소'도 전시는 오는 3월22일까지 박물관 1층 로비에 전시된다.

이밖에 '조선시대의 서울', '개항, 대한제국기의 서울', 일제 강점기의 서울', '고도성장기 서울' 등 상설전시도 관람할 수 있다. 서울을 1/1500으로 축소한 대형모형으로 서울 전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도시모형영상관과 한국 리얼리즘 사진의 대가인 정범태의 '결정적 순간', '운현궁 생활유물' 등을 볼 수 있는 기증유물전시실도 빼놓을 수 없다.

야외전시와 온라인 전시까지 다채로운 전시로 볼거리가 풍성한 서울역사박물관은 도시 서울의 역사를 담은 세계에서 유일한 박물관으로서 손색이 없는 모습이었다.

■ 서울역사박물관
○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새문안로 55
○ 홈페이지 : museum.seoul.go.kr
○ 관람시간 : 평일 09:00~20:00, 매주 월요일 휴관
○ 관람료: 무료
○ 문의: 02-724-02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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