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패션타운의 기반, 창신동 봉제역사를 만나다! '이음피움 봉제역사관'

시민기자 박칠성

발행일 2019.11.13. 15:18

수정일 2019.11.13. 15:18

조회 445

바늘과 가위 등을 형상화한 이정표 ⓒ박칠성

바늘과 가위 등을 형상화한 이정표 ⓒ박칠성

서울특별시 종로구 창신4가길 26 봉제골목 끝자락에 '이음피움 봉제역사관'이 있다. 지하철 1, 4호선 동대문역 1번 출구에서 동대문성곽을 향해 가다가 이정표를 따라 들어선 길 옆 좁은 봉제골목을 걸었다. 한참 가다가 사거리 길바닥에 바늘과 매듭 등 바느질 관련 도구로 표시된 특이한 이정표를 따라 길을 가니 바늘모양으로 꾸민 전봇대 바로 밑에 이음피움 봉제역사관이 보였다. 

이음피움 봉제역사관 외관 ⓒ박칠성

창신동 의류봉제업 역사를 볼 수 있는 이음피움 봉제역사관 외관 ⓒ박칠성

건물 외벽은 실이 돌돌 감긴 ‘실타래’ 모양의 가로줄무늬와 석재를 층층이 쌓아 만든 ‘낙산성곽’을 형상화한 것이 특징이었다. 이곳에서 7,80년대 우리나라의 산업화와 오늘날 세계적으로 관심사를 이끄는 패션산업의 묵묵한 배후기지로 이어진 봉제 산업의 역사를 볼 수 있는 곳이다.

1층 단추판매소에는 여러가지 단추가 진열되어 있다 ⓒ박칠성

1층 단추판매소에는 여러가지 단추가 진열되어 있다 ⓒ박칠성

이음피움 봉제역사관은 2018년 4월 11일 개관했으며 지하 1층~지상 4층(연면적 499.12㎡) 규모로 지하 1층은 봉제작업실과 봉제체험실, 1층은 단추가게, 2층은 봉제역사관과 기획전시관, 3층은 기획전시관Ⅱ, 바느질 카페 구성되어 있다. 출입은 1층이나 지하 1층으로 할 수 있다. 역사관 내부는 도슨트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관람했다. 

3층에 자리한 바느질 카페에서는 창신동 도심 전경을 볼 수 있다 ⓒ박칠성

3층에 자리한 바느질 카페에서는 창신동 도심 전경을 볼 수 있다 ⓒ박칠성

이음피움 봉제역사관의 '이음피움'란 이름은 실과 바늘이 천을 이어서 옷을 탄생시키듯 서로를 잇는다는 의미의 ‘이음’과 꽃이 피어나듯 소통과 공감이 피어난다는 뜻의 ‘피움’을 합해 만들었다고 한다. 이곳이 봉제 산업의 발상지가 된 연유는 조선시대 동대문에 주둔한 군인들의 월급이 면(綿)으로 지급되었는데 지방에서 서울로 올 때 면포를 가지고 와 팔아서 여비로 사용하면서 광장시장을 중심으로 대규모 포목 시장이 조성되었기 때문이다.

동대문 패션타운의 기반이 된 봉제마을 창신동 역사 전시관 ⓒ박칠성

동대문 패션타운의 기반이 된 봉제마을 창신동 역사 전시관 ⓒ박칠성

포목 시장이 생기다 보니 근처에서 부녀자들의 삯바느질이 시작되었다. 특히 한국전쟁 이후 지방에서 올라 온 이주민과 이북 피난민이 청계천변에 판자촌을 형성하고 모여 살면서 생계유지를 위해 미군 군복을 염색하고 개조하는 상행위를 시작했고 동대문시장이 활성화 되었다. 특히 이곳의 시외버스터미널은 번성에 큰 역할을 했다. 그러다가 1958년 청계천 대화재 이후 1962년 청계천에 평화시장이 신축되면서 이 일대는 의류생산과 판매 집적지로 특화되었다. 이런 가운데 1970년 열악한 노동환경에 반발한 전태일 열사 분신사건을 계기로 정부의 단속이 심해지면서 평화시장에 있던 많은 봉제공장이 주변 지역으로 이전했고, 창신동이 의류 생산 도심제조업 지역이 되었다.

고 전태일 열사에 관란 기록도 전시되어 있다 ⓒ박칠성

고 전태일 열사에 관란 기록도 전시되어 있다 ⓒ박칠성

또한 1960년대 급속한 경제성장의 변화를 겪으면서 섬유, 의복, 가발, 신발, 전기 전자 등의 경공업과 조립산업을 중심으로 한 수출주도형 경제성장 전략으로 의류봉제업은 급성장하게 된다. 그 과정에 특히 봉제 산업에서 여성들이 도시노동자로 경제활동을 하는 사회주체로 나서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1977년 기준 섬유 의류봉제 업종 부문의 여성노동자 비율이 70%에 달할 정도로 여성노동자들은 한국의 산업화 과정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

창신동의 한 봉제공장 내부(우)와 의류 자재를 실어 나르는 오토바이(좌) ⓒ박칠성

창신동의 한 봉제공장 내부(우)와 의류 자재를 실어 나르는 오토바이(좌) ⓒ박칠성

동대문 패션타운의 배후 생산기지인 창신동은 다른 의류제조지역과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빠른 생산체계를 갖추기 위해 작업장이 분화되어 생산 공정별로 각각 다른 사업장으로 분리되는 형태가 나타났다. 기존에는 한 공장에서 처리하던 패턴, 재단, 재봉, 후처리, 마무리 등이 분리되어 별도의 사업장을 차리고 하청 등을 통해 분업하게 되었고 이러한 공장들은 가내수공업의 소규모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창신동은 겉에서 보기에는 주택가처럼 보이지만 지하, 지상 할 것 없이 봉제공장들로 빼곡하다. 오늘도 의류제조의 신속을 위해 원단이나 부분 제작품들과 완성품을 실은 오토바이들이 분주히 운행되고 있는 생기 넘치는 삶의 현장을 다녀왔다.


●이움피움 봉제역사관

- 대중 교통: 지하철 1, 4호선 동대문역 1번 출구

- 문의 : 02-747-6471~2, 이메일 iumpiu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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