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청소년, 미래...백지숙 시립미술관장에게 묻다
발행일 2019.11.01. 16:35
작은 질문에도 관심을 가지고 꼼꼼하고 차분하게 답변해주셨던 백지숙 관장님
지난 10월 24일, 내 손안에 서울 청소년 기자 2명이 서울시립미술관 백지숙 관장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새로운 전시를 위한 준비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백지숙 서울시립미술관장은 늦은 시각에도 청소년 기자들을 따뜻하게 맞이해 주셨다.
Q 전시회를 갔을 때 그림이 어렵게 느껴질 때가 있는데요, 그림을 어떤 식으로 감상하면 좋을까요?
음...일단 이런 질문 자체가 바뀌어야 할 때가 된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현대미술이 어렵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데, 미술을 마냥 어렵게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대상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마치 우리가 처음 만나는 사람을 잘 알려면 그 사람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알아야하는 것처럼 말이죠. 그래서 저는 예술이란 사람을 알아가는 과정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Q 큐레이터를 꿈꾸는 청소년들이 많은데, 지금 시기에 어떤 것들을 준비하면 도움이 될까요?
제가 관장이라는 자리에 오르기까지 여러 절차가 있었어요. 그 중 자기소개서를 쓸 때 어릴 적 경험들을 적었습니다. 예를 들면 어린 시절 정동길에 가서 전시회도 보고 여러가지 문화활동을 했던 경험 말이죠. 제가 해드리고 싶은 말은 우선 전시를 많이 보는 게 제일 중요해요. 그림이 더 이상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게 말이죠. 그리고 많은 문화활동을 즐기고 그에 대한 감상을 여러 사람과 공유하는 과정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후 미술관과 전시에 더욱 관심이 생겼다
Q 현재 서울시립미술관에서는 다양한 전시, 행사, 교육 등을 진행한다고 알고 있는데요, 혹시 청소년들에게 추천할 만한 게 있을까요?
청소년이라고 해서 특별한 행사를 꼭 봐야한다는 건 아닌 것 같아요. 미술관에서 열리는 다양한 전시를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서울 중계동에 시립미술관 분관인 북서울미술관이 있는데, 그곳에서도 많은 전시가 열리고 있어요. 남서울미술관에 있는 옛 벨기에 영사관에서 열리는 '모던 로즈'라는 전시도 주목할 만하고요. 이번 전시가 특별한 것은 이제껏 한 번도 공개하지 않았던 장소인 미술관 다락을 공개한다는 점입니다. 이 전시에서는 서울의 역사와 근현대사를 알 수 있다는 것이 유익한 것 같아요. 그리고 북서울미술관에서 어린이 전시가 열리는데 오히려 이 전시는 어른들이 더 즐겨 볼 수 있는 전시입니다.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많아서 가족들과 함께 가셔도 좋을 것 같아요.
Q 최근 미술대학 입시에 실기 보다는 성적을 보는 학교들이 늘고 있다고 하는데, 관장님께서는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가요?
요즘 현대 미술에서는 기술적인 숙련도보다는 현대사회를 파악하는 능력 혹은 그것을 해석하는 능력이 옛날보다 더 중시되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실기를 안보고 성적에만 의존해서 뽑는 것이 맞냐라는 것은 제가 입시 전문가도 아니기 때문에 단정지어서 말씀드리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다만 현대 미술의 경향이 이렇게 바뀌고 있다라는 점은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Q 미래의 서울시립미술관은 어떤 모습일까요? 관장님께서 꿈꾸는 미래의 서울시립미술관은 어떤 모습인지 궁금합니다.
저는 미래에 관심이 많은 편이에요. 2년마다 하는 전시인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때 제가 했던 전시의 주제가 ‘미래’였어요. 사실 미래는 과거만큼이나 구체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흔히 장밋빛 미래를 생각하게 되는데 미래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그 모습이 달라지는 것 같아요. 일단 지금 제가 꿈꾸는 건, 많은 분들이 미술관에 왔으면 하는 거예요. 특히 오시는 모든 분들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미술관을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 각각의 경험을 개인화할 수 있는 것, 내 경험으로 체화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미술관은 열려있다. 선입견 때문에 접근하기 어려웠을 뿐, 좀 더 열린 마음으로 본다면 좀 더 즐겁고 여유있게 미술관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인터뷰를 마치고 나니 조금은 미술관과 친해진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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