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일요일 다시 학생이 됩니다" 오뚜기 일요학교

시민기자 최사랑

발행일 2019.09.18. 10:30

수정일 2019.09.18. 10:30

조회 417

오뚜기 일요학교의 교문 ⓒ최사랑


매주 일요일,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도림동에 위치한 한 빌딩에서는 칠전팔기 오뚜기 정신으로 무장한 늦깎이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올해로 39년째 배움의 등불이 꺼지지 않는 이곳은 '오뚜기 일요학교'다. 일반적인 야간학교는 일과시간 이후 수업이 시작되는 반면, 오뚜기 일요학교는 평일 야간에도 상황이 여의치 않은 학생들을 위해 오로지 일요일 하루(오전 9시~오후 5시)동안 열리는 일요학교다.


오뚜기 일요학교의 수업시간 중 모의고사를 치르는 학생들 모습 ⓒ최사랑


학제는 2년 과정인 디딤반(중등과정)과 도약반(고등과정)으로 나뉜다. '야간학교'와 일맥상통하는 뜻의 '일요학교'이기 때문에 중·고등 검정고시 준비를 하지만, 이곳 오뚜기 일요학교는 조금 더 특별하다. 점심시간 이후 다양한 동아리 활동(미술, 컴퓨터 등), 봄 소풍, 수학여행 그리고 오뚜기 일일호프 등의 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해 학생들에게 잃어버린 학창시절을 선물하기 때문이다.


오뚜기 일요학교의 졸업반지 ⓒ최사랑


'학교'라는 이름답게 오뚜기 일요학교에서는 매년 상반기(2월), 하반기(8월)마다 졸업식과 이·취임식을 진행한다. 졸업식은 만 2년간, 출석률 80% 이상인 학생을 대상으로 하며, 70~80년대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옛날 교복을 입고 치러진다. 그뿐만 아니라 정근상, 개근상, 새싹상(새로 들어온 학생), 오랜만이상(개인적인 이유로 오뚜기 일요학교를 떠났다가 돌아온 학생), 위로 올라갈 상(중고교 검정고시에 합격 후, 대학으로 진학하는 학생) 등 선생님들의 작명 센스가 돋보이는 다양한 상을 시상하기도 한다.


오뚜기 일요학교의 교무실 ⓒ최사랑


오뚜기 일요학교가 더욱 특별한 이유는 100%의 후원금으로 운영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현 학생들의 후원금은 일체 받지 않는다. 때문에 교사들의 사비를 털어 지금 도림동 오뚜기 일요학교의 임대보증금을 마련하기도 했다. 또 최악의 폭염에 휩싸인 2019년의 여름, 이 곳의 교사들은 1.5평 남짓한 교무실의 에어컨 설치 문제를 두고 3주에 걸친 회의를 열기도 했다. 이처럼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이곳 교사들은 신입교사 연수 이후, 최소 1년의 임기기간을 갖는다. 대학생부터 직장인 그리고 정년퇴임 한 전직 교사 등등  오뚜기 일요학교 교사들을 움직이게 하는 힘은 단순한 '사명감'으로만 설명하기 힘들듯 하다. 


기회를 놓친 배움에 대한 갈망이 있다면, '학교 생활'의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배움을 나누고 싶은 열정이 있다면, 오뚜기 일요학교의 후원인이 되고 싶다면? 이번 주 일요일 오뚜기 일요학교에 방문해 보는 것은 어떨까? 


■ 오뚜기 일요학교

 -  오뚜기 일요학교 카페 주소 : http://cafe.daum.net/oddug2

 -  문의 : 02-713-3478(일요일만)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카카오톡 채널 구독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