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의 낙원 청계천

내손안에서울

발행일 2006.01.12. 00:00

수정일 2006.01.12. 00:00

조회 1,516



시민기자 이승철

청계천에 새 물길이 열린 후 청계천은 겨울철새들의 낙원이 되었다. 서울의 한강과 청계천은 지리상으로 철새들의 이동 경로 중 잠시 쉬었다 가는 위치에 속한다. 대부분의 철새들은 기온이 급강하하는 겨울철에 북반구의 추위를 피하여 기온이 따뜻한 남쪽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낙동강 하구의 을숙도나 남해안의 순천만, 충남 서해안의 천수만과 금강하구가 유명한 철새도래지로 꼽히고 있다. 그들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북쪽에 위치하여 기온이 낮은 한강지역은 그들 지역으로 이동 중에 잠시 머물렀다가 가는, 즉 잠시 쉬었다가 가는 위치에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강의 밤섬과 함께 청계천 하류에서도 상당히 많은 철새들이 겨울을 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더구나 청계천의 새 물길이 열린 후 지난 겨울부터 중랑천과 청계천이 합류하는 지점에는 예년보다 훨씬 많은 철새들이 모여들어 겨울을 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청계천 하류 물 가운데 잡초가 우거진 작은 섬과 주변 물가에는 수백 마리의 각종 철새들이 모여들어 꽥꽥거리는 새소리들이 지나가는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추위가 한창인 지난 주말에도 그랬다. 추위 속에 산책 나온 시민들 몇 사람이 철새들의 노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철새들이 몰려들어 노는 모습이 보기 좋지요?” 시민 한 사람에게 물어 보았다.
“좋다마다요. 정말 대단한데요, 시내 한 복판에서 이런 장관을 볼 수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아요.” 50대 중반 쯤으로 보이는 시민은 정말 놀랍다는 표정이다.
“전에도 해마다 이맘때면 철새들이 모여들기는 했지만 올해는 유난히 많은 것 같아요. 청계천에서 맑은 물이 계속 흘러서 그런지....”
근처 사근동에 산다는 다른 시민이 거들고 나섰다.

청계천 하류는 철새들의 낙원으로 변하여 어느새 주변 시민들에게 철새들을 조망하는 명소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자연환경과 생태계 보호에 상당한 관심을 갖게 된 시민들의 의식수준과 함께 맑은 물이 계속 흘러 물고기들도 많은 편이어서 철새들의 먹이가 넉넉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서울시에서는 청계천이 복원된 후 쇠오리, 청둥오리, 넓적부리 새 등 21종 1800여 마리의 철새들이 모여드는 것으로 조사된 청계천 하류에 겨울철 철새들을 관찰하고 강연도 들을 수 있는 ‘철새를 찾아가는 청계천과 서울숲’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한다. 기간은 1월10일부터 3월 말까지 초등학생 이상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데,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 2시부터 두 시간에 걸쳐 진행된다.

프로그램은 서울숲에서 <서울의 환경> <청계천과 철새> <철새의 종류와 생활사> 등에 대하여 동영상을 곁들인 조류 전문가의 강연을 먼저 듣게 된다, 다음은 버스를 이용하여 중랑천 철새보호구역인 청계천 하류로 자리를 옮겨 15명 단위로 고산자교까지 걸으며 전문 강사와 함께 철새를 관찰하는 순서로 되어 있다고 한다.

세계적인 대도시 서울의 한복판에서 철새들을 조망하고 공부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은 서울시민들의 행운이 아닐 수 없다. 학생들과 뜻있는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멀리 유명한 철새도래지를 찾아갈 필요 없이 청계천 하류에서 많은 철새들이 겨울을 나는 모습을 살펴볼 것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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