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산 일대, 고구려 보루군 발굴조사 본격화

내손안에서울

발행일 2004.05.15. 00:00

수정일 2004.05.15. 00:00

조회 1,789



홍련봉 1보루 오늘 개토제.. 2007년까지 단계적 발굴, 복원

고구려의 한강 진출을 증명하는 서울시 광진구 아차산성 일대 고구려 보루들에 대한 본격적인 발굴조사가 시작됐다.
지난 2월 아차산 일대 고구려 보루군에 대한 발굴 · 보존 계획을 수립한 서울시는, 이달 홍련봉 1보루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수락산 보루 등 2곳을 우선 발굴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미 지난 6일부터 홍련봉 1보루 발굴조사에 앞서 측량과 함께 유적 주변의 잡목을 제거하기 시작했는데, 오늘 오후 개토제를 열어 발굴조사가 무사히 완료될 수 있도록 기원할 예정이다.

홍련봉 1보루는 광진구 광장동 산74-1번지 일대의 홍련봉 남쪽 정상부에 위치한 보루로 사적 제 234호인 아차산성까지 직선으로 약 600m정도 떨어져 있다.
아차산 공원 입구에서는 구릉의 동쪽 중간 사면으로부터 5분정도 되는 거리에 있고, 주변 지표로부터 60m정도 되는 소형 봉우리이다.

이곳은 한강과 풍납토성, 몽촌토성이 위치한 한강 남쪽의 넓은 지역이 훤히 보이는 곳에 위치해 지형적으로 군사적 요충지로 꼽힌다.

전체적인 형태는 장타원형이며 성벽의 둘레는 117m에 이르고, 보루 내부면적은 950㎡정도다. 보루는 평탄한 정상부 외곽을 돌아가며 성벽이 구축되어 있는데, 현재 내부에는 참나무와 아카시아 등의 잡목이 자라고 있는 상태다.

‘고구려 한강진출 증명’하는 유물 대거 발굴 기대

홍련봉 1보루는 서울시가 지난해 실시한 ‘서울소재 성곽조사 학술용역’ 당시 왕궁이나 사찰에서만 사용하던 기와가 고구려 보루 중에서 유일하게 발견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던 바 있다.

특히 지금까지 서울에서 발견된 고구려 유물이 토기 파편 정도였던 것에 비해 이 같은 기와 발굴은 고구려의 서울 진입을 상당히 뒷받침해주고 있는 중요한 유물로서, 이번에 정밀 발굴이 실시되면 보다 중요한 유물이 많이 출토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홍련봉 보루 발굴은 고려대학교 매장문화재연구소가 담당하는데, 고대 고미술사학과 이홍종 교수가 조사단장을 맡았다. 발굴은 8월 중순까지로 100일간 계속된다.
서울시 문화재과 한국영 과장은 “발굴조사 중에 지도위원회를 개최해 전문가로부터 유적의 보존 · 정비 방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 장기적인 유적의 보존 · 정비에 대한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아차산 보루군, 세계유산 등록 추진

보루는 소규모 부대가 주둔하는 작은 규모의 성곽으로 주로 큰 성을 방어하기 위해 주변에 쌓은 조그만 성을 말하는데, 현재 아차산 일대에는 훼손되거나 없어진 봉화산 보루와 구의동 보루를 포함해 약 20여개의 고구려 보루가 분포되어 있다.

특히 아차산 지역은 고구려 토기편이 집중적으로 발견되고 있어 서기 4세기부터 6세기 중반에 이르는 고구려군의 남진 등 한강유역을 둘러싼 삼국의 항쟁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 같은 고구려 유적 발굴은 최근 중국이 이른바 ‘동북공정(東北工程)’이란 사업을 통해 고구려사를 중국사로 편입시키려는 움직임을 막을 수 있는 역사적 근거로서의 의미가 깊다.

서울시는 이미 발굴된 아차산 4보루와 시루봉 보루, 훼손된 2곳을 제외한 나머지 16개 보루를 2007년까지 단계적으로 발굴해 복원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서울시는 아차산 보루군에 대한 발굴조사 결과와 관계 전문가들의 자문을 거쳐 아차산 일대 고구려 보루군을 세계문화유산잠정목록으로 신청하기로 하고, 발굴된 아차산 보루의 성격에 대한 규명과 보존관리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세계유산에 등록하기 위해서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되어야 하는데, 이는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위한 사전 예비단계로서 문화재위원회에서 예비선정 및 현지조사 등을 거쳐 관리하는 제도다.


하이서울뉴스 / 차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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