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장을 허물자

내손안에서울

발행일 2004.09.21. 00:00

수정일 2004.09.21. 00:00

조회 1,567



시민기자 박동현


서울시가 앞장서 추진하고 있는 건물 담장 개방화 사업이 시민들의 각광 속에 성공리에 진행되고 있고, 또 해당 기관들도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고려대학교가 3.8킬로미터에 이르는 담벼락을 허물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그 자리에는 나무 5만여 그루를 심고 공원을 조성하고, 담장주변 유휴공지에 파고라, 벤치, 사각정자 등을 설치해 지역 주민들을 위한 휴식공간과 공원을 만들 계획이라고 한다. 아름다운 캠퍼스를 학생과 주민들이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한다는 의도이다.
이는 대학으로서는 지난 4월말 한국외국어대학교가 대학으로는 최초로 담장개방 녹화사업에 들어간데 이어 두 번째다.

앞으로 15개의 대학과 80여 군데의 공공 기관이 담장허물기 사업에 동참한다고 한다. 이미 일부 초중고교와 구청 등 공공 기관에는 담장을 허문 자리에 녹화 사업으로 잘 조성해 주민뿐 아니라 인근 직장인들의 쉼터로써 자리매김해 가고 있어 바람직한 현상이라 생각한다.

보기에도 흉측스런 높은 담장을 허물고 나무를 심거나 아니면 예쁜 화단으로 꾸며 도시 미관을 한층 드높이고 기존의 폐쇄적인 공간을 완전 개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대신 그 공간을 시민들의 쉼터나 휴식 공간 등으로 제공함으로써 시민과 인근 주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일반 주택 역시 담장을 허물고 그 자리를 녹화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등 주차난 해결에도 도움을 주고 있는데, 이러한 담장 허물기가 학교와 일부 관공서로 그치는게 아니라 타 기관으로 확대되었으면 한다.
특히나 시내 곳곳에 넓은 공간으로 자리하고 있는 경찰과 검찰 등 권력 기관이나 사법 기관 등도 담장 개방 사업에 동참했으면 한다.

시내를 다니다보면 일부 경찰서나 파출소(지구대)의 경우 높은 담장도 모자라 그 위에 철망을 걸쳐 놓은 것을 볼 수 있는데 보기에도 민망하다. 게다가 담장도 모자라 그 위에 둘둘 말아 올려놓은 철망이 누렇게 녹까지 슬어 정말 꼴불견이 아닐 수 없다. 보기 흉할 뿐 아니라 도심 미관을 크게 해치고 있다.

업무 성격상 이들 기관이 특수한 면이 있다고 볼 수 있겠으나 그렇다고 일반 행정 기관과 별반 차이가 있다고 여겨지지 않는다. 이들 기관이라고 딱딱한 벽돌 담장을 둘러쳐 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높은 벽돌 담장과 철망이 건물을 지켜주는데 얼마만한 역할과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
차라리 담장을 허물고 녹화 사업을 벌여 그 쉼터를 주민들에게 제공한다면 철옹성 같은 담장으로 막아두고 있는 지금보다 주민들 입장에서는 훨씬 가깝게 느껴지게 될 것임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대민 봉사 홍보 및 서비스 효과에도 한몫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주변 미관상으로도 아름다워 보일 것은 분명한 이치요, 지역민과의 유대 강화와 교류 공간으로써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높아만 보이고 멀어만 보이는 권력 기관들이 주민들에게 더욱 가깝게 느껴지고 친근감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덧붙여, 담장허물기가 적극적으로 추진돼 이웃간 마음의 벽을 허무는데도 일조를 했으면 한다. 명실공히 서울시가 담장 없는 세계 최고의 아름답고 살기 좋은 도시로 거듭날 수 있었으면 한다. 이 일을 위해 시민들 모두도 한마음이 되어 협조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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