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스테인레스 의자 "승차감 안좋아도 안전해요"

내손안에서울

발행일 2003.11.08. 00:00

수정일 2003.1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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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에 강한 스테인레스 의자 설치 열차 시범운행

서울시지하철공사가 지난달 22일부터 운행하고 있는 스테인레스 의자를 설치한 전동차가 시민들의 호응을 얻어가고 있다.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등과 같은 대형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열차 내 안전시설을 늘려나가고 있는 지하철공사는, 화재에 안전한 스테인레스 의자를 1호선 전동차 1량에 시범 설치해 시민들의 반응을 살펴보고 있는데 운행 한달 가량이 지난 지금, 열차를 이용한 승객들의 반응은 대부분 긍정적이다.

지하철을 이용해 수원시 화서동에서 서울역으로 출퇴근하는 김은아(29세,회사원)씨는 바뀐 지하철 의자에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는 중이라며 그동안의 이용 소감을 말했다.
“자리가 조금 불편하기는 하죠. 의자가 딱딱하니까요. 하지만 대구참사 같은 대형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이만한 불편함은 참을만합니다. 아무래도 안전이 중요하겠죠.”

오늘 처음 바뀐 의자에 앉았다는 수원시 권선구에 사는 장은남(49세, 주부)는 “가끔 서울에 볼일을 보러 가는데 이런 의자는 처음이네요. 불이 나도 뭐 옮겨 붙을 만한 것도 없고, 항상 뭐가 찜찜하고 그랬는데 이런 의자를 보니까 조금 안심이 되네요”라고 말했다.

실제 이용 승객 대상 조사, 68%가 스테인레스 의자 찬성

지하철 공사가 최근 현장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시민들의 반응은 대체로 일치하고 있다.
공사는 스테인레스 의자 열차 시범실시 첫날부터 지난 11일까지 6차례에 걸쳐 실제 이용객 296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는데, 68%(200명)에 이르는 시민들이 교체의자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반대 의견을 나타낸 시민이 32%(96명)이었다.

그러나 스테인레스 의자 설치에 대한 반발도 적지 않다. 아무래도 기존의 푹신한 재질로 된 의자가 아니라 금속성 재질이다 보니 딱딱하기 때문이다.
시험 운행된 구간인 수원에서 서울역까지가 최소 30~40분 거리. 장시간 이용자들은 '기본적으로 안전이 중요한건 인정하지만 불편한 승차감은 개선되었으면' 하는 의견을 나타냈다.
공사가 현장에서 실시한 조사와는 별도로 진행하고 있는 인터넷 설문조사에도 이같은 시민들의 반응은
두드러져, 많은 시민들이 의자를 교체할 경우 '편하고 안락한 승차감'보다 '화재시 안전성'을 꼽았지만, 그러나 응답자의 63%가 '현재 시범운행되는 스테인레스 의자로 모든 열차 의자를 교체'하는 것은 반대한다고 답했다.

2004년중 1~4호선 전동차, 불연성 의자로 모두 교체

이번에 시범설치된 스테인레스 의자는 화재안전성, 내구성 등이 외국의 화재규격 등을 모두 만족하는 제품으로, 인도 등 해외로 수출되는 것이다.
스테인레스 의자는 1200도 고온에서만 불에 타기 때문에 천과 스펀지로 만들어진 기존의 의자에 비해 화재에 대한 안정성이 높다. 또 6∼7년 사용하면 새로 바꿔줘야 하던 기존 의자와 달리 한번 설치하면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그러나 스테인레스 등 금속성 의자는 겨울철의 냉기 또는 난방을 가동했을 경우 열전달 등에서 문제점이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공사는 앞으로 한달가량 시범열차 운행을 더 진행한 후, 시민들의 호응도와 편의성, 불편사항 등의 여론을 설문과 공사 홈페이지를 통해 수렴해 화재안전과 승객불편을 해소할수 있는 방안을 마련, 내년 안에 1~4호선 전동차 1,612량에 설치된 의자를 모두 불연성 의자로 교체할 예정이다.

공사 관계자는 “이달중 객실의자 발주를 시작으로 객실천정, 벽면 내장판, 단열재, 바닥재, 객실통로 다이아후렘 등 전동차 내장재 전반을 3년 안에 모두 교체해 화재 안전을 확보할 계획이다" 라고 말했다.



승객유도 형광타일, 워터커튼 등 ‘지하철 안전시설’은 계속


지하철 객실 뿐 아니라 역 구내에서 일어날지도 모르는 화재 등 안전사고에 대비한 대책과 훈련도 속속 진행되고 있다.
지난주 금요일엔 2호선 신정네거리역에서 실제로 지하철에 승차하고 있는 승객들을 대상으로 화재를 가장한 대피 훈련을 진행했는데, 사전 모의훈련 없이 실시한 훈련에 많은 시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안전에 대한 의식을 높였다.
또, 지하철 안전을 위해 이미 지난 8월부터 서울지하철공사(1~4호선)가 1호선 시청역 등 13개역의 승강장 계단 입구에 고유번호(A,B,C,D...)를 부착했고, 전동차 외부에 차량번호 스티커를 부착해 운행하고 있다.
따라서 이미 부착되어 있는 외부 출입구의 출구번호와 전동차 내·외부의 차량번호와 함께 승강장 계단입구의 고유번호를 활용하면, 지하철 공간내에서 자신의 위치를 쉽게 알수 있어 화재 등 유사시 대피경로를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 공사는 피난 및 공간구조 개선을 위해 역사에 승객유도 형광타일을 설치하고 기관사와 종합사령실, 역무실을 연결하는 무선통신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화재감지 때 역사전체의 비상등이 켜지는 무정전 전원장치(UPS)와 배전반내 자동소화장치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밖에 감시 카메라 모니터를 컬러로 바꾸고 폐쇄회로TV 모니터 녹화 방식을 디지털로 개선하며, 운전실에서 역 진입 200∼300㎙ 전에 승강장 상황을 볼 수 있는 감시 장치와 역사내 화재 때 연기와 열을 차단하는 ‘워터 커튼’도 설치하는 등 지하철 안전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나갈 계획이다.


하이서울뉴스 / 차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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