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변 최고 절경 ‘효사정’에서 효(孝)를 새기다

시민기자 김영배

발행일 2020.10.27 09:26

수정일 2020.11.04 09:18

조회 202

맑고 청명한 전형적 한국 가을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한강물이 가장 맑아 보인다는 옛 흑석리, 근대 동작진 마을로 알려진 동작구 흑석동을 찾았다.

일제강점기 때 생긴 '명수대(明水臺)'란 지명이 지금까지 존재하고 동네 아파트 이름에도 명수대아파트가 있으니 물이 얼마나 맑겠는가. 서울현충원에 인접한 이 곳은 산세가 알을 품은 듯한 공작포란형 산세로 아늑하고 포근한 인상이 느껴지는 마을이다.

효사정(孝思亭) 누각에 서면 멀리 강북 용산, 마포, 성동 등의 고층 건물이 훤히 내다보인다.

효사정(孝思亭) 누각에 서면 멀리 강북 용산, 마포, 성동 등의 고층 건물이 훤히 내다보인다. ⓒ김영배

마을 내력은 고구려, 백제, 신라가 각축을 벌리던 삼국시대부터 있던 것으로 추정된다. 검은돌이 많아서 흑석리 또 흑석동이 됐다는 설이 있다. 이 검은돌은 새까만 오석(烏石)이 아니다. 흑석동엔 새까만 돌이 없다. 강변의 바위가 검푸른 색을 띠게 되는데 이 검푸른 돌을 말한다. 지금도 서달산 정상 부근에 가면 검푸른 바위가 더러 보인다. 일제 강점기 한강철교와 인도교 부설시 일본인이 가까운 이곳으로 많이 유입해 거주했다고 전해진다. 명수대란 지명도 일본 거부의 별장 이름에서 유래됐다는 말이 있다.

효사정 동편 정문 출입로 효사정 서편 급경사 데크 출입로, 오른쪽이 한강이다.

효사정 서편 급경사 데크 출입로(좌), 효사정 동편 정문 출입로 ⓒ김영배

노량진 쪽에서 흑석동으로 이어진 고개를 넘어 서울현충원을 지나 강남고속터미널과 동작대로로 갈라져 이어지는 길이 ‘현충로’다. 이 현충로와 한강 사이에 자그마한 산등성이 절벽 위에 우뚝 솟은 기와집 건물이 바로 ‘효사정(孝思亭)’이다.

"가을 강물이 드넓은 하늘과 함께 일색이로구나(秋水共長天一色)!" 중국 당나라 시인 왕발의 등왕각서이다. 이 글이 딱 맞아 떨어지는 곳이다. 유장한 한강은 태맥 준령에서 발원해 천리 험곡을 때리며 굽이쳐 흘러와 유속이 빠른 대신 그지없이 푸르고 맑다. 중국의 장강이 길고 유명하다지만, 모르긴 해도 그보다 못하지 않을 것 같다.

효사정은 이런 한강변 정자 중에서도 가장 가운데 높게 위치해 있다. 청명한 가을 날, 맑은 한강 건너 북쪽으로 북악산, 서쪽으로 안산, 동으로 응봉산 아차산 검단산, 남쪽으로 관악산, 우면산 등 동서남북 명산이 위요한 산세에 안온하게 들어앉은, 서울 도심을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절경 중의 절경이다.

효사정 측면. 흑석동 주민자치회에서 동원한 해설사가 설명을 하고 있다.

효사정 측면. 흑석동 주민자치회에서 동원한 해설사가 설명을 하고 있다. ⓒ김영배

정면 3칸 측면 2칸에 온돌방이 있는 현재의 이 기와집 건물은 근대에 다시 축조한 것이다. 지난 해에는 동작구청이 대대적 주변 수리를 거처 재개방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효사정 최초 건립자는 조선 세종 때 우의정을 지낸 공숙공 노한(盧闬)이 모친 상을 당해 그 묘를 기리기 위해 지은 정자로 전해온다. 개성에 있는 부친의 묘소와 연계해 한강변 우뚝한 절벽 위에 세운 것으로 추정된다. 마치 고려 유신들이 청계산 만경대(望景臺)에 올라 개성을 바라보던 심정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동편 출입로에 있는 이 지역 출신 상록수의 작가 심훈 동상

동편 출입로에 있는 이 지역 출신 상록수의 작가 심훈 동상 ⓒ김영배

심훈 작가의 '그날이 오면' 시비, 심훈 생가도 직경 100m 거리인 흑석동 성당 입구에 있다.

심훈 작가의 '그날이 오면' 시비, 심훈 생가도 직경 100m 거리인 흑석동 성당 입구에 있다. ⓒ김영배

효사정 동편인 정문 출입로 입구에 상록수의 작가 심훈의 동상과 시비가 있다. 심훈은 흑석동에서 출생한 문인이자 애국지사다. 심훈 생가도 이곳에서 직경 100미터 거리인 흑석동 성당 입구에 있다.

동편 출입로에 있는 6•25한국전쟁 시 전몰한 '학도의용군 현충비'

동편 출입로에 있는 6•25한국전쟁 시 전몰한 '학도의용군 현충비' ⓒ김영배

심훈 시비 옆에는 6•25한국전쟁 당시 전몰한 '학도의용병현충비'가 있다. 당시 30만의 학도병이 참전해 5만 명은 전국 일원에서 총을 들고 전투에 참가해 그 처절함을 더했다. 나라에서는 1955년 6월 25일 이 비를 건립해 추모해 오고 있다. 숙연한 마음을 가다듬고 묵념으로 고인의 애국심을 존경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전해 올렸다.

효사정 바로 아래 보이는 88올림픽 도로와 도도히 흐르는 한강물. 한강대교를 남북으로 이어주는 중지도(노들섬)도 보인다.

효사정 바로 아래 보이는 88올림픽 도로와 도도히 흐르는 한강물. 한강대교를 남북으로 이어주는 노들섬도 보인다. ⓒ김영배

효사정은 가는 길도 편리하다. 지하철 9호선 흑석역에서 도보 2분거리다. 버스는 641, 752, 151 등 간선 버스가 3대나 통행하며, 바로 옆이 정류장이다.

효사정은 별도의 관람료 없이 구경이 가능하고, 시원한 바람 속에 한강 풍경을 감상하는 천하의 절경으로 관람객을 초대한다. 좌측 평탄한 곳인 정문쪽 출입구엔 화장실도 있다. 단지 전체가 깔끔하고 조용해 서울 도심에서 유유자적할 수 있는 은일한 곳이다. 우측 방향은 절벽길이나 데크 출입로가 잘 조성돼 있다. 누구든 안 가보면 후회할 곳이라고 단언한다.

효사정

○ 위치 : 서울시 동작구 현충로 55(흑성동)

○ 교통 : 지하철 흑석역 1번 출구에서 도보 2분 거리

○ 문의 : 02-820-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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