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만 빠졌니? 건물에도 푹 빠지는 '송파책박물관'

시민기자 박종섭

발행일 2020.08.12. 11:55

수정일 2020.08.19. 10:54

조회 2,509

※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에 따라 별도 안내 시까지휴관합니다

서울건축문화제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서울시건축상’이 올해로 38회째를 맞이했다. 선정기준은 건축의 공공적•예술적•기술적 가치를 구현해 서울 시민 삶의 질을 향상시킨 우수 건축물이다. 건축 관계자에게 상을 수여하고 격려하는 건축 분야 최고 권위의 상이다. 건축관계자 개인의 최고의 영예일 뿐만 아니라 지역주민에게도 큰 자랑거리다.

송파책박물관 저녁 전경

송파책박물관 저녁 전경 ⓒ송파책박물관

올해는 특히 ‘틈새건축’을 주제로 삼았다. 서울의 주요 랜드마크적 건축물뿐만 아니라 현재와 미래의 서울시민의 삶의 방식과 관심이 반영된 주거, 문화, 공간 등 곳곳의 다양한 ‘틈새건축’을 조명하는 것이다. 이에 시민들이 체감, 공감할 수 있는 서울시의 20개 건축물이 선정되었다. 2020년 제38회 건축상 수상 예정작으로 선정된 ‘송파책박물관’을 직접 관람해보았다.

박물관 앞 뜰, 소녀의 상이 배움의 빈자리를 제공하고 있는 듯하다.

박물관 앞 뜰, 소녀상이 배움의 빈자리를 제공하고 있는 듯하다. ⓒ박종섭

‘송파책박물관’은 송파대로에서도 높은 아파트가 밀집되어 있는 도심에 위치해 있다. 자칫 아파트 숲으로 삭막해질 수 있는 장소를 마치 숨쉬는 허파처럼 물리적 공간을 제공한다. 삶과 책이라는 가치로 시민들의 삶에 가치를 더하고 있다. 비교적 넓은 공간에 세워진 건물은 주변의 고층건물을 압도하고도 남는다. 우리나라 최초의 공립박물관으로서의 무게감 만큼이나 내부 구조도 잘 구성되어 있다.

어린이를 위한 동화마을 북키움

어린이를 위한 동화마을 북키움 ⓒ박종섭

박물관은 지하 1층에는 수장고와 오픈스튜디오가 있고, 지상 1층에는 북키움과 키즈 스튜디오, 어울림 홀 등 어린이를 위한 시설로 이루어졌다. 지상 2층에는 상설전시실, 기획전시실, 미디어 라이브러리, 야외정원 등이 자리했다. 

선현들이 책 읽는 즐거움을 전하는 향유의 방

선현들이 책 읽는 즐거움을 전하는 향유의 방 ⓒ박종섭

송파책박물관이 주는 특별한 매력은 실내건축물이 주는 독특함에 있다. 칸마다 마치 옛날 목조건물의 대청마루와 같은 편안함과 친근함을 느끼게 한다. 

독서와 영상을 가족 3대가 즐길 수 있는 가족 소통의 방

독서와 영상을 가족 3대가 즐길 수 있는 가족 소통의 방 ⓒ박종섭

상설 전시실은 책과 독서문화라는 주제아래 3부로 나누어져 있다. 1부는 향유로 선현들이 전하는 책 읽는 즐거움이다. 잘 짜여진 구조물과 은은한 조명으로 조선시대의 독서문화를 보여준다. 2부는 소통이다. 1910년부터 오늘날까지 100여 년의 독서문화를 세대별로 보여준다. 자연친화적인 목재의 실내장식이 겹겹이 쌓여진 화석의 퇴적물처럼 깊이를 느끼게 한다. 3부는 창조다. 한 권의 책이 나오기까지 작가의 방, 출판, 기획, 편집자의 방, 북디자이너의 방으로 나뉘어 과정을 보여준다.

1910년부터 오늘날까지 100여 년의 독서문화를 시대별로 볼 수 있는 소통의 방

1910년부터 오늘날까지 100여 년의 독서문화를 시대별로 볼 수 있는 소통의 방 ⓒ박종섭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볼 수 있는 창조의 방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볼 수 있는 창조의 방 ⓒ박종섭

송파책박물관은 외형도 외형이려니와 박물관 내부의 세련된 구성이 사람의 마음을 끌게 한다. 언제나 식사를 마친 인근 가족들이 나와 독서를 즐길 수 있을 만큼 접근성이 뛰어나다.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공간의 계단은 독서는 물론 강연도 열리는 강연장으로도 변신한다. 2층 기획전시실에서는 기획 전시회가 수시로 열려 문화적 안목을 넓혀준다. 

  독서와 강연을 함께하는 어울림 공간

독서와 강연을 함께하는 어울림 공간 ⓒ박종섭

기자가 방문했을 때는 ‘노래책 시대를 노래하다’ 기획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다. 일제강점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국 대중음악의 100년 역사가 전시되었다. 각 시대에 따라 기쁨과 슬픔, 꿈과 희망을 노래하며 격동의 역사를 한 곳에서 보며 감회에 젖기도 했다. 광복 이전의 나라 잃은 설움과 한의 노래는 심금을 울리기도 했다. 오래된 축음기와 라디오, 옛 가수들의 노래를 들으며 오늘의 K-팝으로 이어지는 대한민국의 저력을 느낄 수 있었다.

한국 대중음악 100년의 역사를 보여주는 기획전시장

한국 대중음악 100년의 역사를 보여주는 기획전시장 ⓒ박종섭

옛날식 음악다방이 있고 전축이 놓여있어 향수를 느끼게 한다.

옛날식 음악다방이 있고 전축이 놓여있어 향수를 느끼게 한다. ⓒ박종섭

송파책박물관만 둘러보고 나오기엔 아쉽다. 석촌호수와 123층 롯데타워가 도보로 20분 거리에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최고높이의 롯데타워와 아름다운 석촌호수가 있어 이만한 산책코스가 또 없다. 또한 송파나루역에서 올림픽공원까지는 9호선 전철로 두 정거장이면 금방 간다. 올림픽공원의 88호수와 드넓은 공원은 언제나 찾아도 좋을 것이다.

석촌호수 옆 123층의 높이를 자랑하는 국내 최고의 롯데타워 전경

석촌호수 옆 123층의 높이를 자랑하는 국내 최고의 롯데타워 전경 ⓒ박종섭

석촌호수 서호의 아름다운 전경

석촌호수 서호의 아름다운 전경ⓒ박종섭

통일신라 이전 삼국시대에 송파지역이 백제의 땅이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백제 근초고왕 시대 이 지역은 백제의 땅이었다. 백제의 수도가 위례성으로 현재 위례지구 아파트촌이 건설되어 있다. 방이동에 가면 서울 방이동백제고분이 있다. 백제사람들의 묘역으로 추정되는 봉분이 여러 개 솟아있다. 백제고분은 산책로로도 활용되며 현대와 과거가 함께 공존하는 곳이기도 하다. 가까운 지역의 이러한 유물들을 살펴보고 그 시대 상황과 사람들의 생활풍습을 살펴보는 것도 색다른 묘미가 있다. 지금도 해마다 올림픽 공원에서는 ‘한성 백제문화축제’가 열린다. 올림픽공원 내에는 백제박물관이 있어 당시 사용했던 유물품 등이 전시되어 있다.

가까이 롯데타워가 보이는 백제고분 전경

가까이 롯데타워가 보이는 백제고분 전경ⓒ박종섭

한성백제문화축제가 열리고 있는 올릭픽88호수 공원

한성백제문화축제가 열리고 있는 올릭픽88호수 공원ⓒ박종섭

올해의 ‘서울시건축상’에 오른 ‘송파책박물관’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며 역사가 숨쉬는 백제문화를 둘러보다 보면 지금 이 순간이 과거와의 단절이 아니라 역사 속의 한 점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송파책박물관 안내

○ 위치 : 서울시 송파구 송파대로 37길77

○ 교통 : 지하철 8호선 송파역 4번 출구 > 도보 15분

○ 운영시간 : 화~일요일 10:00 ~ 18:00, 무료

○ 휴무일 : 매주 월요일

○ 홈페이지 : https://www.bookmuseum.go.kr/

○ 문의 : 02-2147-2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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