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궐이 다시 열렸다! 창덕궁 후원·창경궁 대온실 관람

시민기자 김창일

발행일 2020.07.29. 10:57

수정일 2020.07.29. 15:21

조회 4,684

코로나19 관련 강화된 방역조치로 중지됐던 궁·능 관람이 7월 22일부터 재개됐다. 통합관람권이 있어 창덕궁과 후원, 창경궁을 관람했다. 통합관람권에는 창덕궁 입장권과 후원 입장권이 함께 있지만, 후원을 관람하기 위해서는 온라인으로 예약을 해야 한다.

통합관람권이 있어도 후원 관람 시 예약해야 한다

통합관람권이 있어도 후원 관람 시 예약이 필요하다 ⓒ김창일

온라인 예약은 일반 예약과 동일하게 관람시간과 인원을 입력 후, 결제까지 진행해야 한다. 관람 전, 매표소에서 통합관람권과 예매내역을 보여주면 카드 결제 취소를 해준다. 관람재개가 된 첫날임에도 후원관람 매진 회차가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진선문을 들어서면 탁트인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진선문을 들어서면 탁트인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김창일

오랜만에 찾은 궁은 일상을 잠시 잊게 해줬다. 창덕궁 돈화문을 들어서 진선문으로 이동하면 인정전이 나온다. ‘궁의 길을 걷는 행복이 이런 거구나’를 다시 느끼게 해줬다. 인정전과 선정전 일원을 둘러보고 후원 입구로 행했다. 7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는 후원 동선은 ‘부용지 - 애련지 - 존덕정 일원 - 연경당 - 비각길 - 후원입구’로 옥류천은 제외된다.

비오는 날 궁의 운치

비오는 날 궁의 운치 ⓒ김창일

비 오는 날씨였지만 후원을 향하는 길은 더욱 운치가 있었다. 그 옛날 후원을 걸을 때 이런 느낌이었을까? 햇빛 쨍쨍한 후원도 좋지만 비 내리는 후원의 운치는 시간을 과거로 끌고 가는 듯했다. 후원 입구에서 조금 걷다 보니 부용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연꽃 가득한 부용지

연꽃 가득한 부용지 ⓒ김창일

부용지 일원은 부용정, 주합루, 규장각, 영화당 등이 자리잡고 있다. 부용지는 '연꽃 부(芙)', '연꽃 용(蓉)'을 사용한다. 7월 부용지에는 연꽃이 가득했다. 부용지의 정자인 부용정 안에서 경치를 가장 아름답게 감상할 수 있도록 설계됐지만, 일반인은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 이 모습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영조의 친필 현판이 걸린 영화당

영조의 친필 현판이 걸린 영화당 ⓒ김창일

영화당은 영조의 친필 현판이 걸려 있다. 영화당 왕과 신하들이 연회를 했던 장소이며, 앞은 춘당대라고 과거시험을 치렀던 곳이라고 한다. 지금 보면 과거시험을 볼 만큼 넓지 않은데, 창경궁의 담으로 막혀 있어 그렇다고 했다.

자연과 함께 어우러져 있는 후원의 정자

자연과 함께 어우러져 있는 후원의 정자 ⓒ김창일

애련지와 존덕정은 우리나라 궁궐 정원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나라의 정원이라고 하면, 구획을 정한 담이 있게 마련인데 후원은 그렇지 않다. 자연에 정자와 연못을 만들어 자연과 함께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효명세자의 효심이 깃든 연경당 ⓒ김창일

연경당은 사랑채와 안채 등 궁궐 안에 지어진 일반 사대부의 집의 형태를 하고 있으며, 내부는 하나의 연결된 구조로 돼 있다. 연경당은 효명세자가 순조와 순원왕후를 위한 잔치를 베풀기 위해 지은 집이다.

과거와 현재를 한 공간에서 느낄 수 있다. ⓒ김창일

후원 관람을 마치고 다시 후원 입구로 나왔다. 후원 입구는 창경궁으로 들어가는 입구와 연결돼 있다. 통합관람권을 사용해 창경궁으로 입장했다. 창경궁을 걷는데 궁궐 넘어 남산타워가 보였다. 전통과 현재가 공존하는 모습이 궁을 찾게 하는 또 다른 이유이지 않을까 한다.

창경궁 대온실 ⓒ김창일

창경궁에는 1909년 건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온실인 창경궁 대온실이 있다. 창경궁 대온실은 아픈 역사가 있는 건물이다. 일제가 순종을 창덕궁에 유폐한 뒤 궁을 허물고 동물원과 온실을 만들었다. 만들 당시 창경궁 대온실은 동양 최대 규모였다고 하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그리 반가운 건물은 아니다.

천연기념물 후계목들 ⓒ김창일

창경궁 대온실에는 울릉도·독도 자생식물과 전국 천연기념물 지정 후계목들이 전시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병 예방을 위해 동시관람인원은 10명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한 방향으로 관람해야 한다. 온실 입장 시, 개인정보를 기록해야 들어갈 수 있다.

편안한 느낌을 주는 궁궐 안의 길 ⓒ김창일

오랜만에 창덕궁, 후원, 창경궁을 관람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다. 궁 안에 있으니 코로나19의 걱정도 사라지는 것 같았다.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기 힘들겠지만, 다 함께 노력하면 그 시간은 조금 더 빨라지지 않을까 한다.

참고로 창덕궁 약방 개방을 7월 23일부터 재개한다. 창덕궁 약방의 관람시간은 9시 30분부터 17시 30분까지며, 11시부터 12시까지는 개방하지 않는다. 휴무일은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이다.

창덕궁 후원 관람 안내
○ 6월~8월 한국어 해설 관람시간 : 10:00 ~16:00 매시간 정각, 16시 30분 등 총 8회(*영어 4회, 중국 1회, 일본어 1회 해설도 신청 가능)
○ 후원 예약 : http://www.cdg.go.kr/

창경궁 대온실 관람 안내
○ 관람시간 : 09:00-18:00
○ 동시관람 인원 : 최대 10명

○ 마스크 착용 필수, 2미터 거리두기, 한 방향으로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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