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생 유진상가의 비밀공간, 베일을 벗다

시민기자 김미선

발행일 2020.07.02. 11:25

수정일 2020.07.03. 09:25

조회 2,354

1970년에 지어진 주상복합단지 첫 세대로 최고급 주상 복합 아파트 ‘유진맨숀’

1970년에 지어진 주상복합단지 첫 세대로 최고급 주상 복합 아파트 ‘유진맨숀’ ⓒ김미선

역사와 전통을 지닌 '유진상가'는 오래된 건물답게 '뉴트로 갬성'을 불러일으킨다. 1970년에 지어진 대한민국 주상복합단지 첫 세대로 최고급 주상 복합 아파트 ‘유진맨숀’에 있는 상가이다. 주거용 주상복합건물이지만, 북한의 남침 대비 탱크 전초기지 목적으로 설계되어 유사시 군사시설 기능을 수행하도록 했다. 개발과 변화의 역사를 품은 근현대 건축자원이다. 그러나 수많은 차들이 오고가는 홍은사거리와 유진상가 위를 지나가는 내부순환도로로 인해 건물 전체는 회색빛 짙은 그늘이 드리우고, 버려진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유진상가 2층은 그네가 있는 작은 놀이터와 화분들이 인상적이다.

유진상가 2층은 그네가 있는 작은 놀이터와 화분들이 인상적이다. ⓒ김미선

오래된 건물만큼이나 50년 동안 닫혀있었던 지하 공간이 '열린홍제천길'로 조성되어 시민들이 자유롭게 오고간다. 열린홍제천길 건너편 250m 구간은 돌무더기에 파묻혀 어둡고, 통행이 단절된 곳이었다. 버려졌던 이 공간이 서울시 공공미술 프로젝트 ‘서울은 미술관’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새단장을 마치고 지난 7월 1일 시민에게 첫 개방됐다. 100여 개의 콘크리트 기둥 사이로 홍제천이 흐르는 유진상가의 비밀스러운 지하 공간이 빛의 미술관 ‘홍제유연’으로 새롭게 탄생한 것이다. '흐를 유(流)와 만날 연(緣). 물과 사람의 인연이 다시 흘러 예술로 치유하고 화합한다'는 뜻을 담았다.

열린홍제천길 건너편 250m 구간이 홍제유연으로 탄생했다.

열린홍제천길 건너편 250m 구간이 홍제유연으로 탄생했다. 나무 한그루가 있는 이음공간은 작품 '두두룩터'다. ⓒ김미선

홍제천변으로 우뚝 선 나무 한그루가 눈에 띈다. ‘두두룩터(염상훈)’는 지하 홍제천의 내부와 외부의 경계를 연결하는 이음공간이다. 도시와 공공미술 사이에 만나는 로비가 된다. 여러 방향에서 동선들이 이어지고, 사람들은 쉼과 함께 생태하천을 즐긴다. 홍제유연은 오전 10시부터 저녁 10시까지 매일 12시간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홍제 마니차’는 1,000명의 시민들의 내 인생에 가장 빛나던 순간의 메시지를 모아 만든 예술작품이다

‘홍제 마니차’는 1,000명의 시민들의 내 인생에 가장 빛나던 순간의 메시지를 모아 만든 예술작품이다. ⓒ김미선

입구에서 만나는 ‘홍제 마니차’는 1,000명의 시민들의 참여로 내 인생에 가장 빛나던 순간의 메시지를 모아 만든 예술작품이다. 홍제유연을 방문하는 시민들은 작품을 손으로 돌리면서 메시지를 확인하고, 새로운 추억을 만들게 된다. 공간 개방에 맞추어 7월31일까지 한달 간 추가 모집하여 최종 완성할 예정이다.

빛과 색으로 공간을 채우는 라이트 아트 작품 ‘온기’

빛과 색으로 공간을 채우는 라이트 아트 작품 ‘온기’ ⓒ김미선

홍제천의 원형을 최대한 보존하고, 빛, 색, 소리, 움직임 등 비물질과 기술을 활용한 작품을 선정하여 3D홀로그램 기술로 구현하였다. 적막하고 어두운 기둥과 물길에 빛이 투사되는 설치미술로 어두운 공간 전체에 평온한 정서를 ‘온기(팀코워크),’로 재현했다.

작품 온기와 숨길에서 이루어진 예술가 공연

한낮 빛이 아른거리던 숲길을 걷는 평온한 순간을 수집하여 빛의 공간을 연출한 ‘숨길’. 작품 온기와 숨길에서 예술가 공연이 열렸다. ⓒ김미선

한낮 빛이 아른거리던 숲길을 걷는 평온한 순간을 수집하여 빛의 공간을 연출한 ‘숨길(팀코워크)’은 공공의 공간이지만 누구에게 방해받지 않고 걸으며 개인의 사적 시각들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조명작품이다.

홍제천의 깊은 역사 이야기를 빛 그림자로 표현한 설치미술 ‘흐르는 빛_빛의 서사’

홍제천의 깊은 역사 이야기를 빛 그림자로 표현한 설치미술 ‘흐르는 빛_빛의 서사’ ⓒ김미선

‘흐르는 빛_빛의 서사(뮌)’는 홍제천의 깊은 역사 이야기를 빛 그림자로 표현한 설치미술이다. 또한 ‘미장센_홍제연가(진기종)’는 암흑의 지하 공간에서 생명체들이 신비롭게 보여질 수 있는 의미를 담아 생명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3D 홀로그램으로 표현했다.

소리 음(音)과 밝을 명(明)이 물의 잔상과 빛과 소리로 다시 생명을 얻은 홍제유연의 의미를 표현한 ‘MoonSun, SunMoon, Um...’소리 음(音)과 밝을 명(明)이 물의 잔상과 빛과 소리로 다시 생명을 얻은 홍제유연의 의미를 표현한 ‘MoonSun, SunMoon, Um...’

소리 음(音)과 밝을 명(明)이 물의 잔상과 빛과 소리로 다시 생명을 얻은 홍제유연의 의미를 표현한 ‘MoonSun, SunMoon, Um...’ ⓒ김미선

‘MoonSun, SunMoon, Um...(윤형민)’은 소리 음(音)과 밝을 명(明)이 물의 잔상과 빛과 소리로 다시 생명을 얻은 홍제유연의 의미를 표현하고 있다. 작품에 생명을 불어 넣는 사운드 아트 ‘쉼(홍초선)’은 12시간 동안 시간의 변화에 어울리는 소리를 채집해 들려준다.

인왕초, 홍제초 학생 20명이 완성한 야광벽화 ‘홍제유연 미래 생태계’

인왕초, 홍제초 학생 20명이 완성한 야광벽화 ‘홍제유연 미래 생태계’ ⓒ김미선

인왕초, 홍제초 학생 20명이 홍제천의 미래 생태계를 상상하면서 그린 합동작품 ‘홍제유연 미래 생태계’는 야광조명을 비추며 동굴 속에서 공간의 미래를 발견한다.

빛과 색으로 공간을 채우는 라이트 아트 작품 ‘온기’

 작품 온기와 숨길에서 이루어진 예술가 공연 ⓒ김미선

인공과 자연이 조화되어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특별한 장소인 지붕없는 미술관 ‘홍제유연’이었다. 대형 미술관에서 관람할 수 있는 작품들을 공공의 열린 공간에서 천천히 걸으며 현대미술작가, 건축가, 사운드 아티스트 등이 함께 만든 예술 작품을 감상했다. 어두컴컴한 공간이 문화예술 전시장으로 탈바꿈하여 시민들의 쉼터가 되어 특별한 경험을 안겨준다. 일상에 지친 시민들이 숨어있던 공간에서 예술을 통해 휴식과 위로를 받게 될 것이다.

서울시 공공미술프로젝트 ‘홍제유연’
○ 위치 :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48-84 유진상가 지하공간 250m
○ 개방 : 매일 10:00 – 22:00
○ 교통 :
– 지하철 : 3호선 홍제역
– 버스정류장 : 유진상가, 유진상가 다리앞, 인왕시장 떡집 앞
○ 문의 : 02-2133-2710(문화본부 디자인정책과)

■ 서울은 미술관 : https://www.facebook.com/seoulis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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