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은한 야경이 생각날 때 여기 추천! '한양도성 낙산구간'

시민기자 박은영

발행일 2020.02.18. 12:03

수정일 2020.02.18. 16:58

조회 3,823

코로나19로 나들이가 뜸해진 요즘, 탁 트인 곳을 찾고 싶다면 한양도성길 낙산코스를 추천한다. 오르는 길이 가파르지 않아 부담 없고, 해가 지면 성곽을 비추는 조명으로 한층 아늑한 분위기의 서울 야경을 즐길 수 있다.

한양도성길 낙산코스를 가기 위해 찾은 한성대 입구역 4번 출구
한양도성길 낙산코스를 가기 위해 찾은 한성대 입구역 4번 출구 ⓒ박은영

한양으로 수도를 정한 조선 태조에 의해 축조된 한양도성은 조선의 한양, 지금의 서울 주위를 둘러싼 성곽과 문을 일컫는 말이다. 2011년 서울 한양도성이라는 공식명칭을 갖게 되었다. 한양도성은 1963년 1월 21일 사적 제10호로 지정됐다. 평균 높이 약 5~8m, 전체 길이 약 18.6km에 이른다.

한양도성 순성길 안내 표지판을 따라가면 된다
한양도성 순성길 안내 표지판을 따라가면 된다 ⓒ박은영

날이 좋은 오후, 한양도성 낙산구간으로 향하기 위해 한성대역 4번 출구로 향했다. 처음 가는 길이지만 지상으로 오르니 바로 한양도성 순성길이란 안내표지판이 보였다. 양쪽에 주택가를 사이에 둔 길을 따라 오르다 ‘조용히’라고 쓰인 종이를 본다면 성곽길이 머지않았음을 의미한다.

혜화문과 낙산공원 방향을 알리는 이정표
혜화문과 낙산공원 방향을 알리는 이정표 ⓒ박은영

유명 관광지로 거듭난 한양도성길도 마찬가지였다. 주택가와 가까워 주민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으니 주의해야겠구나 생각할 무렵, 마주 보이는 곳에 성곽이 눈에 들어왔다. 혜화문과 낙산공원 방향을 알리는 이정표를 보고 낙산공원으로 향하는 길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성곽을 끼고 걷다보면 성북구 삼성동 일대 369성곽마을 마실 카페도 볼 수 있다.

잘 정비된 낙산 성곽길이 시작되었다
잘 정비된 낙산 성곽길이 시작되었다 ⓒ박은영

구릉지형 주거지에다 교통 접근성도 좋지 않아 사람들에게 외면 받던 이 마을은 역사·문화적인 정체성은 보전하면서 낙후된 주거환경은 개선하는 재생사업으로 재탄생했다. 고즈넉한 성곽마을로 변신한 369마을은 주민의 참여로 재개발 대신 재생 방식으로 정비 사업을 펼쳐온 결과였다.

369 성곽마을 카페 '마실' 외관
369 성곽마을 카페 '마실' 외관 ⓒ박은영

369성곽마을 지나면 이제 본격적인 성곽길이다. 성곽과 마을을 바라보며 계속 걸으면 된다. 늦은 오후에 출발하니 어느새 하나둘 성곽길의 조명이 켜지기 시작하고 낮보다 밤이 더 아름다운 성곽과 마을 풍경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은은한 조명으로 더 아름다운 성곽과 야경
은은한 조명으로 더 아름다운 성곽과 야경 ⓒ박은영

성곽길을 걷는 사이 마주친 사람들도 다양했다. 반려견과 함께 산책을 나온 사람, 연인 혹은 친구들과 걷거나 혼자 걷는 사람 등 성곽길을 찾은 사람은 저마다 한가롭게 성곽길의 여유를 즐기는 듯 했다. 그 경치에 몰입하며 걸으면 어느새 장수마을에 다다르고 조금 더 오르면 낙산공원으로 향하는 계단이 나온다.

장수마을에서 계단을 오르면 낙산공원에 도착한다
장수마을에서 계단을 오르면 낙산공원에 도착한다 ⓒ박은영

낙산공원은 대학로와 멀지 않아 젊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유명하다. 길게 연결된 도성에 비치는 조명이 상당히 독특하면서 로맨틱한 장면을 연출하기 때문이다. 낙산공원에 이르자 곳곳에 남녀가 함께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낙산코스는 도심 속 근사한 산책길로 인기가 많다
낙산코스는 도심 속 근사한 산책길로 인기가 많다 ⓒ박은영

한양도성 낙산구간은 한성대입구역 주변 혜화문에서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부근 광희문까지 이어지는 길로 장수마을, 낙산공원, 이화마을 등을 지난다. 야경 명소이자 성곽길 구간 중 가장 쉬운 코스이다. 낙산 공원 정상에서 동숭동, 서울대 병원 방면으로 나즈막히 보이는 구간도 도심 풍경을 즐길 수 있는 멋진 구간이다.

연인들이 즐기기 좋은 운치 있는 성곽길
연인들이 즐기기 좋은 운치 있는 성곽길 ⓒ박은영

비교적 완만한 길의 장수마을 카페나 외부 순성길의 도성은 저녁이나 밤에 운치 있는 광경을 만들어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서울 도심을 순환하며 산자락의 크고 작은 변화를 목격해 온 성곽은 이렇듯 도심의 근사한 산책코스로 자리 잡았다.

한양도성 낙산구간에서 바라본 서울 모습
한양도성 낙산구간에서 바라본 서울 모습 ⓒ박은영

과거에도 한양도성을 따라 걸으면서 주변의 풍경을 감상하는 ‘순성놀이’라는 여가활동을 즐겼다고 한다. 봄이 오는 소리를 들으며 역사의 흔적을 따라 한양도성 순성놀이를 즐겨 보는 건 어떨까.

■ 서울한양도성 낙산구간
○ 소개: 4개의 한양도성길 중 산책하기에 좋은 구간으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
○ 구간: 혜화문-한성대입구역 4번 출구-나무계단-가톨릭대학 뒷길-장수마을-낙산공원 놀이마당-낙산정상-이화마을-한양도성박물관-흥인지문공원-흥인지문(2.1km)
○ 소요시간: 약 1시간
○ 홈페이지: http://seoulcitywall.seoul.go.kr
○ 문의: 02-2133-2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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