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오늘에 내일을 묻다...세월호 추모 공간을 가다
발행일 2019.04.17. 10:00

광화문광장에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를 기억하는 ‘기억과 빛’ 전시공간이 생겼다
‘너는 혼자가 아니라고 네 맘 같은 우리가 있다고’
4월 16일, 세월호 5주기를 맞았다. 5년 전, 버스 안 라디오에서 들었던 뉴스는 온 국민에게 충격을 던졌다. 전국 곳곳에는 합동분향소가 설치됐다. 당시 초등학생이던 아들, 딸과 서울광장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았었다. 긴 줄을 선 후 국화를 바치고 노란 리본에 소망을 적어 걸었다. 얼마 후, 아이들은 서울도서관 내로 옮긴 세월호 참사 기억공간에 들렸고 노란나비가 된 형과 누나들의 흔적을 보며 무척 침울해 했다.
5년이 흐른 지난 4월 13일, 광화문광장에는 세월호 참사 5주기 기억문화제 및 행사가 열렸다. 12일 광장 남쪽에는 ‘기억 및 안전 전시공간’이 새로 피어나 시민들을 맞았다. 24평의 목조 건물에는 2개의 전시실과 재난 안전교육을 실시하는 시민참여 공간과 진실마중대라는 안내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단원고 학생들의 단체사진 앞에서 좀처럼 자리를 뜨질 못했다
지난 13일 전시공간을 찾았다. 크지 않은 공간이라 더욱 깊은 느낌이 밀려왔다. 입구 오른쪽으로는 안산 단원고 학생들의 단체사진들이 놓여 있었다. 구경을 나온 시민들은 찬찬히 사진을 보고 좀처럼 자리를 뜨질 못했다. 아이들과 찾은 시민들, 우연히 지나가다 들린 시민들까지 발걸음을 모두 멈췄다. 많은 시민들 사이에서 다시금 날지 못한 노란 나비들이 펄럭거렸다. 사진 옆에는 세월호에 관련해 유가족과 작가들이 그린 작품들이 걸려 마음을 울렸다.

유가족의 만질 수 없는 그리움을 표현한 작품, 하얀 봉에 손을 갖다 대면 빛을 낸다
검은 커튼을 설치한 공간도 마련돼 의미를 부각시켰다. 어두운 곳에 흰색 봉이 나란히 놓여있었다. 만지면 빛을 내는 흰색 봉은 초와 향을 추상화해 유가족들이 만질 수 없는 그리움을 표현했다고 했다. 시민들은 무거운 마음을 갖고 조심스레 흰색 봉에 손을 갖다 댔다.

세월호와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를 볼 수 있다
세월호 키오스크도 마련됐다. 과거, 현재, 미래로 나눠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과거-그날의 기억’을 선택하면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세월호 참사 타임라인 및 사회적 재난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현재-기억을 담은 오늘’ 탭을 선택하면 도서, 음원, 작품, 영상 등 추모 문화예술아카이브를 열람할 수 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의 염원과 음악 청취도 가능하다. ‘미래-내일의 약속’을 누르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위로의 메시지, 진상 규명에 대한 다짐 등을 남길 수 있다. 남겨진 메시지는 파일로 쌓이며 앱에서도 공유할 예정이다.

밤 늦도록 추모 공간 및 행사에 많은 시민들이 찾았다
무대에서는 저녁 늦도록 행사가 계속됐다. 밤이 깊었지만 사람들은 북적였다. 영화 ‘부재의 기억’이 끝나고 ‘기억, 오늘에 내일을 묻다’ 본 공연이 시작됐다. 밖은 어두워지고 쌀쌀해졌지만 자리는 더욱 가득 찼다. 노란 나비와 리본이 사람들 어깨 위에 내려앉았다.

노란 나비와 촛불로 추모하는 시민들
노래패의 노래에 맞춰 촛불을 흔들던 시민들은 카운트다운에 맞춰 점등시간을 가졌다. 깜깜했던 그날을 되새겨 보는 시간이었다. 가냘픈 촛불에 비친 표정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모두 같았다. 이렇게 4월 16일 304명의 가슴 아픈 희생자들은 모두의 어깨에 그리고 가슴 한 구석에 노랗게 물들었다.

지난 4월 13일 세월호 5주기 추모행사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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