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로 떠나는 한강 12색 12코스

시민기자 조시승

발행일 2018.05.14. 15:59

수정일 2018.05.14. 17:06

조회 1,370

‘서강나루길’ 코스에서 바라본 서강대교

‘서강나루길’ 코스에서 바라본 서강대교

외국인들이 처음 서울에 방문했을 때,  ‘한강’을 보고 놀란다고 한다. 크고 아름다운 한강의 모습과 한강변에 즐비한 고층건물과 잘 정비된 한강공원, 그리고 쭉쭉 뻗은 도로망과 아름다운 야경에 감탄한다고.

그러나 이런 점들은 외형적 아름다움이라면 그보다 중요한 내면의 가치가 있다. 바로 한강과 함께 흘러온 역사 이야기와 문화 유적지, 그리고 인물들이다.

‘여의나루길’에서 만난 국회의사당

‘여의나루길’에서 만난 국회의사당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5월11일부터 11월30일까지 한강 곳곳을 해설사와 함께 쉽고 재미있게 탐험하며 배우는 ‘한강역사탐방’ 프로그램을 무료로 운영한다. 본 프로그램은 12개(광나루, 송파나루, 뚝섬나루, 노들나루, 서강나루, 양화나루, 선유도, 공암나루, 겸재정선, 동작진, 여의나루, 선유봉) 코스로, 한강 관련 역사·문화·인물에 대한 해설을 함께 들으며 둘러볼 수 있는 도보관광 프로그램이다. 몰랐던 한강의 역사이야기도 만나고, 가족 또는 친구와 함께 즐거운 추억도 만드는 유익한 시간이 될 것이다.

한강역사여행 12개 코스는 각기 다른 주제를 갖고 있다. 이 중 서양문화 유입과 박해의 유적을 볼 수 있는 ‘양화나루길’, 국내 최초로 정수시설을 재활용하여 자연생태공원으로 거듭난 선유도를 답사하는 ‘선유도길’, 사계절 내내 축제와 활기로 가득한 한강을 만날 수 있는 ‘여의나루길’ 등은 필히 놓치지 말기를 권한다. 어느 코스를 탐방해도 한강에 얽힌 이야기와 역사는 때로는 의분과 애석함을, 때로는 용기와 자부심을 느끼게 한다.

‘양화나루길’ 코스 절두산. 수많은 천주교인과 선교사가 이곳에서 목숨을 잃었다.

‘양화나루길’ 코스 절두산. 수많은 천주교인과 선교사가 이곳에서 목숨을 잃었다.

우리 근대사의 한 획을 긋는 병인양요 사건의 시발점인 ‘양화나루길’을 걸으며 당시의 상황을 떠올려 보았다.

1866년 10월 19일 프랑스 군함 3척이 양화진과 서강 일대에 출현했다. 당시 국내 정세는 대원군의 집권으로 천주교 탄압이 자행되던 상황이었고 프랑스 선교사도 12명 중 9명이 처형되었다. 탈출한 리델신부의 인도로 프랑스 군함들이 죄값을 물으러 온 것이다. 죄 없는 선교사 9명을 죽였으므로 조선인 9,000명을 죽이겠다고 하여 서울 도성은 공포와 혼란 속에 빠지게 되었다. 지형정찰을 마친 프랑스군은 돌아갔으나 조선 정부는 한강 일대의 경비를 더욱 엄하게 하였다.

그 해 11월 17일 프랑스군은 7척의 군함과 1,230여 명 가량의 해병대를 동원해 다시 강화도 부근의 물치도(勿淄島)와 갑곶진(甲串鎭) 부근의 고지를 점령한 뒤 한강의 수로를 봉쇄했다. 이어 11월 22일에는 프랑스군의 전군이 동원되어 강화성을 공략해 점령하였다. 놀란 대원군은 한양의 관문인 강화에 장수와 포수 등 병력을 증파, 도성수비를 강화하였고 결국 문수산성과 정족산성에서 지형을 이용한 매복전술로 압도적 화력의 프랑스군을 물리쳤다. 이것이 두 달 간에 걸친 병인양요의 개요이다.

결과적으로 프랑스군을 물리친 일로 자신감을 가진 대원군은 기존에 고수하고 있었던 통상 수교 거부 정책을 더욱 강화하게 되고, 조선은 문호를 개방하여 근대화를 추진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되었다.

‘선유도길’ 코스 선유정. 본래 육지와 이어진 선유봉이었으나 한강 개발이 시작되며 섬이 되었다.

‘선유도길’ 코스 선유정. 본래 육지와 이어진 선유봉이었으나 한강 개발이 시작되며 섬이 되었다.

한강역사탐방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의 소중한 역사와 문화가 깃든 한강을 제대로 바라볼 줄 아는 안목을 갖게 될 것이다. 아차산과 온달장군, 유명한 점술가 홍계관, 충효의 사육신 등 한강과 얽힌 수많은 사람과의 이야기들을 알게 되면 아이들에게도 한강이 이제 신나는 역사체험 놀이터요, 소중하고 재미난 역사를 품은 곳이 될 것이다.

백제 왕성의 역사가 담긴 ‘광나루길’을 비롯해 조선건국과 임금행차에 얽힌 ‘뚝섬나루길’, 백성의 삶과 세곡선 선착장인 ‘서강나루길’, 허준선생의 이야기가 담긴 ‘공암나루길’ 등 한강역사탐방 12개 코스에는 저마다의 역사 이야기가 담겨 있다.

12개 도보코스를 완주하고 해설사에게 도장을 받으면 ‘한강역사탐방 수료증’을 받을 수 있다. 탐방 시 유의해야 할 점은 야외활동인 만큼 미세먼지, 비, 햇볕 등에 대비하여 옷차림이나 마스크, 우산 등을 준비하여야 한다. 사진기와 간단한 필기구도 준비하면 더욱 의미 있는 탐방이 될 것이다.

한강역사탐방 프로그램은 매주 화요일을 제외하고 주6일 운영하며 예약접수는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시스템을 통해 참여희망일 10일 전까지 신청하면 된다. 장애인을 위한 해설에는 자원봉사자가 동반하여 활동을 보조해준다. 코스별 만남의 장소는 주요 문화유적지 인근 지하철역이며, 프로그램 운영시간은 12개 도보코스 평균 2시간이다. 참가비용은 무료이다.

■ ‘한강의 역사를 찾아서’ 탐방 프로그램
연번 코스명 주요동선 소요시간 비고
제1코스 광나루길 광나루한강공원~광나루표석 150분 도보코스
제2코스 송파나루길 잠실한강공원~삼학사길 120분 도보코스
제3코스 뚝섬나루길 뚝섬한강공원~왕십리 120분 도보코스
제4코스 노들나루길 이촌한강공원~한강철교 150분 도보코스
제5코스 동작진길 이촌한강공원~반포한강공원 120분 도보코스(신규)
제6코스 여의나루길 여의도한강공원~전통의 숲 90분 도보코스(신규)
제7코스 서강나루길 망원한강공원~밤섬공원 120분 도보코스
제8코스 양화나루길 망원한강공원~서강나루공원 120분 도보코스
제9코스 선유도길 선유도공원~온실 90분 도보코스
제10코스 선유봉길 양화한강공원~선유도한강공원 120분 도보코스(신규)
제11코스 공암나루길 강서한강공원~허준박물관 120분 도보코스
제12코스 겸재정선길 강서한강공원~겸재정선미술관 90분 도보코스

○운영시기 : 2018.5.11.(금)~11.30.(금)

○참가비 : 무료

○예약신청 : 서울시공공서비스예약시스템 참여희망일 10일 전까지 신청

○홈페이지 : 한강사업본부 홈페이지

○문의 : 070-7791-2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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