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종로 감성사진관

시민기자 김진흥

발행일 2017.12.29. 17:32

수정일 2017.12.29. 17:32

조회 2,249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골목길과 함께하는 종로 감성사진관` 행사 부스ⓒ김진흥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골목길과 함께하는 종로 감성사진관` 행사 부스

‘찰칵찰칵’ 카메라 셔터 소리가 광화문 광장을 휘감았다. 이 소리는 종로구에서 송년을 맞아 준비한 ‘골목길과 함께하는 종로 감성사진관’ 행사장에서 사진을 찍는 시민들의 카메라 셔터 소리였다.

지난 12월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광화문 광장에서 개최된 이 행사는 종로구의 옛 모습을 사람들의 기억에 담기 위해 진행되었다. 이제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올법한 예스러운 광경에 사람들은 저마다 추억에 잠기거나 신기해하는 모습이었다.

1970~80년대 옛 종로의 모습을 재현한 이 행사에서는 종로 사진 공모전 수상작과 참여 우수작 등 약 100여 작품이 전시됐다.

서울시는 이번 전시를 위해 11월 초부터 12월 3일까지 약 한 달간 종로 감성사진들을 받았다. ‘종로의 감성, 종로의 빛, 종로의 온도, 종로의 추억’이라는 주제로 SNS와 전자우편으로 진행된 공모전은 총 2,400여 작품들이 응모되는 등 시민들에게 큰 관심을 받았다. 공모전에서는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총 6개의 사진 작품들이 선발됐다.

다양한 주전부리가 행사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김진흥

다양한 주전부리가 행사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종로 감성사진관은 종로의 여러 사진뿐만 아니라 다양한 볼거리들이 넘쳐났다. 행사 자체가 옛 종로의 모습을 담은 콘셉트인 만큼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소재들이 많았다. 우선, ‘뻥이요~’ 큰 소리와 함께 나오는 맛있는 뻥튀기를 맛보고 체험할 수 있었다. 풍선 터지는 소리처럼 우리 마음을 졸이게 하는 뻥 터지는 소리는 한 시간마다 한 번씩 나왔다. 시민들은 귀를 막으며 조마조마해 했지만, 소리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뻥튀기를 맛있게 먹었다. 참가자 김건우 군은 “뻥튀기가 이렇게 나오는 줄 몰랐어요. 큰 소리가 나서 무섭긴 한데 그래도 맛있는 거 먹으니 좋아요”라고 전했다.

뻥튀기와 함께 어른들의 발길을 잡는 음식이 또 있으니, 바로 달고나였다. 30대 이상인 분들이라면 달고나를 직접 만들었거나 먹어봤을 것이다. 행사 한 쪽에서 달고나를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 코너가 있어서 모두 왕년의 솜씨를 발휘했다. 안내에 따라 달고나를 만드는데, 이때만큼은 시민들 모두 숨죽인 채 고도로 집중했다. 달고나 만들기가 끝난 후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일행과 맛있게 나눠 먹는 모습이었다. 참가자 최수지 씨는 “달고나를 만드는 게 참 오랜만이다. 옛날에 오빠가 만들다가 국자를 몇 번 태워서 부모님께 혼났던 기억이 생생하다. 만들면서 잠깐 옛 추억에 잠겼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외에도 문방구에서 팔던 추억의 주전부리가 판매됐다. 시민들은 저마다 좋아했던 식품들을 구매하며 즐거워했다. 몸은 현실에 있지만, 마음은 과거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광화문에 설치된 `골목길과 함께하는 종로 감성사진관` 행사 부스에서 사진을 찍는 시민들의 모습 ⓒ김진흥

광화문에 설치된 `골목길과 함께하는 종로 감성사진관` 행사 부스에서 사진을 찍는 시민들의 모습

종로 감성사진관은 많은 사람의 쉼터 역할을 했다. 지긋이 나이 든 사람들에게는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공간이 됐다. 나이 어린 학생들도 신기해 했다. 한 학생은 “<응답하라 1988>과 같은 드라마를 통해 접해서인지 친숙해요. 이 전체가 드라마 세트장 같아서 신기하고 재밌어요”라고 말했다. 나이에 상관없이 이 공간에서 사진 찍으며 그들만의 추억을 남긴 셈이었다.

서울 중심 속 작은 감성을 꺼내며 시민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만든 종로 감성사진관. 한강을 얼어붙게 하는 강추위에도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사진관을 다녀가는 건 각자 마음속 새긴 작은 추억을 꺼내 그 따스함을 느끼고 싶었던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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