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액 부족할 때 역무원 부르지 마세요~

시민기자 한우진

발행일 2016.01.19. 16:26

수정일 2020.12.28. 17:17

조회 55,690

 지하철ⓒ뉴시스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53) 역무원 없이 스스로도 잘 해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서울지하철. 그런데 소수의 역무원들이 혼잡하고 넓은 역사를 관리하기엔 항상 역부족이다. 더구나 역은 24시간 내내 지켜야 하므로, 교대 근무를 해야하기 때문에 실제로 일할 수 있는 인원은 더욱 줄어든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지하철 이용 중 발생하는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여 바쁜 역무원들 도와주는 것이다. 그래야 역무원들이 꼭 필요한 안전업무에 집중할 수 있어서 지하철의 안전성도 높아진다.

승차권의 잔액이 부족할 때

1회용 승차권을 구입했는데 잔액보다 더 멀리 왔을 때, 교통카드의 잔액이 떨어졌을 때가 이런 경우다. 보통 비상게이트의 호출 벨을 누르면 직원이 휴대용 교통카드 단말기를 가지고 와서, 교통카드를 확인 후 정산을 해준다.

하지만 굳이 직원을 부르고 한참 기다릴 것 없이, 자동개집표기 옆에 마련된 ‘교통카드 정산, 충전기’에서 직접 처리할 수 있다. 특히 동전을 받는 기계도 있으므로 소액도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다.

이를 더 응용할 수도 있는데 출발역에서 번거롭게 목적역을 선택해서 1회용 승차권을 구입하지 말고, 기본운임만 들어있는 승차권을 간단하게 구입한 후 목적지역에서 정산하고 내리는 것이다. 또한 출발역에서 줄을 서서 교통카드를 충전하지 말고, 내릴 때 정산기에서 충전하고 내리는 방법도 있다. 정산기는 이용객이 적어서 줄을 설 필요가 없다.


게이트 옆에 설치된 승차권 정산충전기

게이트 옆에 설치된 승차권 정산충전기


방향을 잘못 들어갔을 때

남쪽으로 가야 하는데 교통카드를 찍고 들어가 보니 북쪽 승강장인 경우다. 게다가 게이트가 상하행이 따로 라서 카드를 찍지 않고는 건너갈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이것 역시 직원을 부를 필요가 없다. 당황하지 말고 그 즉시 뒤로 돌아 카드를 찍고 나온 후, 맞은편의 게이트에 교통카드를 다시 찍고 원하는 승강장으로 내려가면 된다. 이것을 ‘5분 재개표 제도’라고 한다. 이는 서울시에서 고객 편의를 위해 시행하는 제도로서, 추가 비용 없이 요금 프로그램 변경만으로 고객 편의를 개선한 좋은 사례다. 첨단 교통카드를 운용하는 서울시다운 정책이다.


상대식 승강장이지만 게이트가 공통인 역에서는 되돌아갈 수 있다

상대식 승강장이지만 게이트가 공통인 역에서는 되돌아갈 수 있다


지하철을 타고 가다 되돌아가고 싶을 때

앞서 소개한 5분 재개표 제도는 열차를 처음 탈 때만 가능하며,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중간에 되돌아가고 싶을 때는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

핵심은 상행승강장과 하행승강장이 게이트 없이 연결된 역을 찾는 것이다. 대표적인 이런 역으로는 섬식승강장이 있다. 섬식승강장이란 선로를 양쪽에 놓고 가운데 승강장을 하나만 쓰는 구조를 말한다. 서울지하철에서는 왼쪽 문이 열리는 역이 그런 역이다(단 1호선은 오른쪽 문(서울역, 청량리역)) 어느 쪽 문이 열리는 지는 전동차 내부의 노선도를 보면 된다.

섬식승강장을 찾기 어렵다면 환승역을 이용해도 된다. 환승역에는 환승노선의 역까지 환승통로가 뚫려있으므로 상행승강장-환승통로-환승노선 역-환승통로-하행승강장 식으로 방향을 바꿀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마저도 없다면, 상대방 승강장으로 횡단이 가능한 역을 찾아도 된다. 주로 2기 지하철(5~8호선)에는 상행승강장과 하행승강장이 게이트를 함께 쓰는 역이 많다. 따라서 이런 역에서는 승강장에서 게이트 층으로 한번 올라갔다가 반대편 승강장으로 내려가면 된다. 이런 역은 스마트폰의 각종 지하철 안내 앱(app)에서 알아볼 수 있다.(지하철안전지킴이 등)


상하행이 같은 승강장인 섬식승강장

상하행이 같은 승강장인 섬식승강장


지하철을 타고 가다 화장실에 가고 싶을 때

지하철 이용 중 갑자기 속이 안 좋아져 화장실에 가고 싶을 때가 있다. 지상으로 올라와서 역무원을 찾는 방법도 있지만, 여유가 있다면 게이트를 나가지 않고도 화장실을 갈 수 있는 역으로 가면 좋다.

지하철역에 화장실은 운임구역 밖 또는 운임구역 안에 있다. 이때 운임구역 안이 승강장 쪽을 의미하므로 이런 역을 찾으면 된다. 역시 스마트폰의 지하철 앱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한편 공항철도나 신분당선 등 일부 최신 전철 노선들은 안과 밖 모두 화장실이 있는 경우가 있고, 특히 9호선 여의도역이나 일부 지상전철 구간에는 승강장에 화장실이 있는 경우도 있으니 알아두면 편리하다.(1호선 신이문역, 경의중앙선 서빙고역 등)

어쩔 수 없이 승강장 바깥으로 나왔을 때

위와 같이 굳이 게이트 밖으로 나오지 않고도 문제를 해결할 다양한 방법이 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승강장에서 게이트 바깥으로 나왔다면, 지하철 승강장으로 다시 들어갈 때 기본운임(1250원)부터 새로 내야 한다. 지하철-지하철은 무료환승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때는 서울대중교통의 환승제도를 적극 활용하면 좋다. 즉 게이트 밖으로 나온 후 다시 게이트로 들어가지 말고, 지하철 역 바깥의 지상으로 나온다. 그리고 지하철 진행방향으로 아무 버스나 타고 다음 역까지 간 후, 그 역에서 다시 지하철을 타면 된다. 지하철-버스-지하철이 무료 환승이 된다는 점을 이용하는 것이다.

다만 주의할 점은 버스를 탈 때 빨간색의 광역버스를 타서는 안 된다. 광역버스는 기본운임이 지하철보다 더 높기 때문에, 이 경우 무료환승 자체는 가능하지만 광역버스 기본운임(2,300원)과 지하철 기본운임(1,250원)의 차이인 1,050원을 추가로 내야 하는 어려움이 생긴다. 또한 간혹 다음 역으로 가지 않고 중간에 꺾어버리는 버스도 있기 때문에 행선지를 잘 보고 타는 게 좋다.


한우진 시민기자어린 시절부터 철도를 좋아했다는 한우진 시민기자. 자연스럽게 공공교통 전반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시민의 발이 되는 공공교통이야말로 나라 발전의 핵심 요소임을 깨달았다. 굵직한 이슈부터 깨알 같은 정보에 이르기까지 시민의 입장에서 교통 관련 소식을 꾸준히 전하고 있는 그는 교통 '업계'에서는 이미 꽤나 알려진 '교통평론가'로 통한다. 그동안 몰라서 이용하지 못한, 알면서도 어려웠던 교통정보가 있다면 그의 칼럼을 통해 편안하게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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