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에 맛보는 도림천 자전거 산책

시민기자 박동현

발행일 2015.10.21. 13:26

수정일 2015.10.21. 18:21

조회 1,816

해질 무렵 도림천~안양천 코스는 시민들에게도 사랑받는 운동코스다

해질 무렵 도림천~안양천 코스는 시민들에게도 사랑받는 운동코스다

직장을 퇴근해 홀가분한 마음으로 자전거를 타면 더욱 신난다. 주 이용로는 도림천에서 안양천까지 왕복 코스로, 약 한 시간 남짓 거리다. 지하철 신도림역에 하차해 자전거주차장에 보관해 둔 자전거를 타고 도림천으로 향한다. 이곳은 자전거도로와 보행길이 나란히 잘 조성돼 있는 곳이다. 이른 아침부터 자정까지 이용시민이 줄을 잇는다. 야간에는 길을 따라 줄지어 보안등이 켜져 있어 안전한 코스다.

코스모스로 만발한 하천변을 자전거로 달리는 시민들

코스모스로 만발한 하천변을 자전거로 달리는 시민들

길 좌우로는 가을을 대표하는 식물들로 조성됐다. 자전거도로와 보행길 사이에는 가을의 상징, 코스모스가 만발해 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들국화, 은빛 물결 출렁이는 갈대와 억새도 ‘어서 오라’고 손짓한다. 청명한 가을 하늘 높이 솟은 주변 빌딩들도 한 폭의 그림처럼 멋진 조화를 이룬다. 도림천변에는 아이 키 높이의 부용 군락지가 군데군데 조성됐고, 자전거도로 한쪽 옆으로는 키 큰 이팝나무가 줄지어 섰다. 얕은 하천 물 위로 청동오리가 먹잇감을 찾기 위해 떼 지어 몰려다닌다.

분초를 다투며 자전거도로를 오가는 시민들과 보행길을 걷는 시민들이 서로 교차한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따라나선 어린아이의 발걸음이 바쁘다. 할머니의 손을 꼭 잡은 아이의 뒤로 할아버지가 빈 유모차를 끌고 따른다. 할아버지는 아이더러 유모차에 타라고 권해보지만 손 내저으며 단번에 싫단다. 할머니 따뜻한 손잡고 뒤뚱뒤뚱 걷는 게 더 좋은가 보다. 보행길을 다정히 산책하는 부부들도 더러 눈에 띈다. 뒷모습이 아름답다.

나이 지긋하신 어느 분들은 자전거에 라디오를 동여매고 흘러간 노래를 따라 부르며 신나게 페달을 밟는다. 아내를 앞세우고 뒤따르는 남편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백팩을 매고 자전거로 달리는 젊은이들은 아마도 자전거로 출퇴근 하는 직장인들일 게다. 하천변 자전거도로는 자동차가 다니지 않아 안전하게 달릴 수 있고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어 좋다. 더욱이 코스마다 주변 경관이 아름다워 마음을 다스리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도림천과 안양천 합수부에 자전거를 댄 대학생 남녀

도림천과 안양천 합수부에 자전거를 댄 대학생 남녀

도림천과 안양천 합수부에 이르니 다리에서 대학생 남녀가 자전거를 세우고 아래로 뚫어지게 바라본다. 호기심이 발동해 그들 가까이로 다가갔다. 다리 아래 도림천에서 안양천으로 흘러드는 입구 얕은 물 속에 손가락보다 조금 큰 물고기들이 떼 지어 헤엄치고 있었다. 바로 옆에는 그들을 노려보며 뾰족한 긴 부리를 가진 새 한 마리가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먹잇감을 위해 기회를 엿보고 있었지만 이를 알아차렸는지 물고기들이 가까이 왔다간 잽싸게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물 위를 노는 새떼들도 만날 수 있다

물 위를 노는 새떼들도 만날 수 있다

금세 해가 서산에 걸렸다. 안양천변 넓은 축구장에서는 볼을 차며 경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인근 소재 직장 동호회원들이었다. 공을 차며 한 두 시간 뛰다 보면 업무 중 쌓인 피로가 싹 풀린다는 한 회원은 동료애를 더하고 건강도 다질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고. 반면 퇴근 후 술집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동료도 있어 안타깝단다. 그들의 이마에 맺힌 굵은 땀방울이 석양빛에 반사해 유리구슬처럼 빛났다. 축구장 옆에는 체육공원이 조성돼 각종 운동기구가 시민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산책을 나온 한 어르신은 당뇨 수치가 높아 1년 정도 매일 한 시간 걸었는데 정상 수치를 회복했단다. 건강을 지켜준 길이다. 다시 집으로 되돌아오는 길은 신나 페달을 더 힘차게 밟았다. 신도림역 주변 빌딩 숲 야경이 아름답다. 달리던 자전거를 잠시 멈추고 산책 시민을 놓칠세라 얼른 한껏 촬영했다. 피로가 싹 사라지는 순간이다.

산책로 주변으로 이름 모를 풀, 꽃들의 이름을 적은 명찰이 보인다. 이곳을 찾은 시민을 위한 서비스다. 도림천과 안양천변은 생태계가 안정된 곳이다. 어린이들의 생태체험, 시민들의 건강코스로 권하고 싶은 곳이다. 덤으로 안양천을 달리다보면 구로구 고척동에 국내 최초로 들어선 돔야구장의 웅장한 모습과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아이스링크장을 먼발치에서 볼 수도 있다.

#자전거 #도림천 #안양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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