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트윗을 실시간으로 번역하고 싶다면 '플리토'
발행일 2014.12.01. 17:21
서울시에서는 경제적 여건으로 광고를 하기 어려운 비영리단체나 사회적기업 분들을 위해 시가 보유한 홍보매체를 무료로 개방하여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희 '내 손안에 서울'에서도 이들의 희망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세 분의 시민기자님들이 공동으로 취재 기사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그 희망의 메시지, 함께 들어보시죠! |
희망광고기업 (7) 언어의 장벽을 넘어 자유롭게 나는 플리토(Flitto)
해외여행을 다녀온 지인이 화장품이나 의약품 같은 것을 선물로 사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스킨, 에센스, 로션이라고 딱히 적혀있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사용하는지 헷갈리는 경우가 있다. 검색엔진을 통해 찾아봐도 후기를 쓴 사람도 거의 없고 하나하나 사전을 찾으려니 머리부터 지끈거린다. 그렇다고 전문번역가의 도움을 받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렇게 일상생활에 필요한 간단한 번역들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 플랫폼이 있다. Flitto, 플리토. '가볍게 날아다니다'라는 뜻의 영어 단어 'Flit'에서 따온 말로, 언어의 장벽을 넘어 자유롭게 날아다닌다는 의미가 있다는 (주)플리토의 팀장 정아영 씨를 만나 이야기를 듣고 왔다.
"번역시장은 다른 시장에 비해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어요. 물건의 경우, 많이 사면 많이 살수록 가격이 저렴해지는 데 반해 번역은 많이 요청할수록 비싸져요. 한 문장을 번역 요청했을 때와 10문장을 요청했을 때를 비교해 보면 10배 이상의 시간과 돈이 들어요. 세상에는 2가지 언어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사람들이 수많이 있으니 그들에게 한 문장씩만 요청하면 아주 저렴하고 빠르게 번역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플리토가 시작되었어요. 우리나라만 해도 한국어와 영어를 자유자재로 사용하시는 분들이 꽤 많아요. 하지만 모두 전문번역가로 일하고 계시진 않거든요. 그런 분들께 자투리 시간에 한두 문장씩 번역을 맡기는 거죠"
구체적인 이용법에 관해 물어보았다. "번역이 필요한 분이 홈페이지나 앱에 글을 올리면 저희 내부 알고리즘을 통해 적절한 사용자에게 번역 요청을 보내게 됩니다. 그분들 중 상황이 되시는 분들이 번역해서 올리셔요. 적어도 2,3명 많게는 15명 정도가 참여하시더라고요. 요청하신 분은 그중에 마음에 드는 번역을 채택하고 채택 받은 분은 포인트를 받게 됩니다. 포인트로는 플리토 스토어에서 물건으로 바꾸실 수도 있고, 현금으로 받으실 수도 있고, 기부하실 수도 있어요. 한 사람에게 요청 보내는 분량은 250자 이내의 짧은 번역을 진행하고 있어요. 긴 글 번역을 요청하실 때에는 250자 정도로 다 잘라서 각각을 사용자들에게 보내서 받은 후 한꺼번에 모아서 보실 수 있게 해드려요. A4 한 장의 경우 전문번역가에게 맡기면 이틀 정도가 소요되는데 플리토 같은 경우는 10분 정도면 모든 문장이 번역되어 오죠"
긴 글을 여러 사람이 나눠서 번역하면 전체적인 느낌이 좀 어색하지 않으냐고 물어보았다. "그것을 예방하기 위해 두 가지 방법을 쓰고 있어요. 하나는 번역가들이 번역은 일부만 하지만 전체의 글은 다 보실 수 있어요. 두 번째는 요청하시는 분이 번역가들에게 메모를 남기실 수가 있어요. 경어체를 이용해 달라 하는 기본적인 어투를 요청하실 수 있죠. 저희를 이용하시는 분들은 소설이나 전문번역을 요청하시는 분들보다는 업무상 보내는 이메일, 제품 카탈로그 같은 경우라서 무리가 있게 어투가 달라지진 않아요"
계속해서 플리토의 여러 기능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요청하고 번역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고 그 외에도 번역이 필요한 모든 것들을 제공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교황님의 트위터 같은 SNS나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유머 글 같은 경우도 전 세계의 언어로 번역되어 있죠. 한류스타들, 소설가 파울로 코엘로 등은 자신의 트위터에 소개해주기도 했어요. 그리고 핀란드의 한 만화가는 자신의 만화를 올려달라고 지속해서 보내주시기도 해요. 음성을 녹음해서 올릴 수도 있고, 또 번역된 것을 듣기로 재생시킬 수도 있어요. 여행을 가셨을 경우 택시기사님께 '어디 어디로 가주세요'란 말을 들려드릴 수도 있는 거죠. 17개 언어를 제공하고 있고 전 세계 170여 개국에서 360만 명 정도가 사용하고 있어요"
해외 입양되셨던 분과 한국인 생모, 플리토로 대화하기도
어떤 분들이 주로 이용하는지 물어보았다. "새롭게 사업을 시작하는 회사의 경우 자신의 제품이나 홈페이지를 외국어로 번역해서 해외로 진출하는 토대를 만드는 경우가 많아요. 어떤 외국 분은 우리나라 호텔에 묵으셨는데 컨트롤 박스 사용법을 몰라 사진을 찍어서 올리셨어요. 그걸 본 번역가가 그 위치에 그대로 번역을 해서 따로 사용법까지 설명을 덧붙여 주셨어요. 해외여행을 가셔서 메뉴판을 찍어 올리신 경우도 있는데 번역과 함께 뭐가 맛있을 것 같다는 추천까지 올리신 경우도 있고요.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올해 초 해외로 입양되셨던 분이 한국에 오셔서 생모를 만났던 일이에요. 언어가 통하지 않아 플리토를 사용해서 대화하셨어요. 마지막 날에 덕분에 친엄마를 만날 수 있었다는 번역요청을 올리셨어요.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있다는 보람을 느꼈죠"
팀장님과 인터뷰 후 함께 사무실을 둘러보았다. 번역 플랫폼을 제공하는 회사답게 '봉쥬르'란 프랑스어가 입구에서 가장 먼저 반겼다. 안쪽에는 수많은 트로피가 진열되어 있었다. 설립 직후 DSC 인베스트먼트의 투자를 받은 데 이어 아시아 최초로 테크스타스 런던 인큐베이팅에 선정되었으며, 미래창조과학부 주최 스타트업 2013, 스위스 시드스타스 월드 컴페티션 등에 선정되거나 우승을 차지한 트로피들이라고 한다.
"IT의 발전으로 정보가 무궁무진하게 많아졌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어의 장벽은 사라지지 않았고 오히려 예전보다 더 크게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어요. 세상의 그 누구도 전 세계 언어를 다 마스터할 수는 없으니까요. 플리토에서 언어의 장벽을 넘어서서 정보의 세계에서 자유롭게 날아다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번역이라는 것이 그렇게 딱딱하고 전문적인 것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콘텐츠를 내 모국어로 볼 수 있기를 바라고 또 누구라도 번역가로서 참여할 수 있는 장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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