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량제 봉투가 던진 질문, 새 단장한 '탄소중립체험관'에서 답을 찾다

시민기자 김윤경

발행일 2026.03.25. 14:36

수정일 2026.03.25. 14:38

조회 159

이사를 위해 종량제 봉투를 구입하려다 몇 군데를 돌아다닌 끝에 간신히 구했다. ©김윤경
이사를 위해 종량제 봉투를 구입하려다 몇 군데를 돌아다닌 끝에 간신히 구했다. ©김윤경
며칠 전 이사를 앞두고 종량제 봉투를 구매하기 위해 동네 편의점에 들렀다. 앞에 선 여성도 종량제 봉투를 찾았지만 없다는 말을 들었다. 이삿짐 아저씨가 미리 준비해 두라고 했던 터라 발길을 돌려 세 곳을 더 돌아다닌 끝에 겨우 손에 넣었다. 돌아오는 길, 내내 생각이 꼬리를 물었다. 종량제 봉투 하나 구하는 게 이렇게 힘들어졌으니, 이참에 봉투 한 장이라도 줄여야겠다고.
한 사람이 종량제 봉투를 하나씩만 줄여도 쌓이면 생활폐기물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김윤경
한 사람이 종량제 봉투를 하나씩만 줄여도 쌓이면 생활폐기물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김윤경

생활폐기물 다이어트 천만 시민 실천 프로젝트

서울시는 시민 1명당 연간 종량제 봉투 1개 분량을 줄이자는 '생활폐기물 다이어트 천만 시민 실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 [관련 기사] 생활폐기물 다이어트 나선다! 1명당 종량제봉투 1개 감량
시민 1명당 연간 종량제봉투 1개 분량을 줄이면 하루 약 60톤, 2년간 약 4만4,000톤의 생활폐기물이 감량된다. 서울시 자치구 하나의 하루 발생량(약 120톤)에 맞먹는 양이다.

이 프로젝트의 배경에는 정책 변화가 있다. 올해 1월 1일부터 수도권 지역의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됐다. 쓰레기를 소각하거나 재활용하지 않고 땅에 그대로 묻는 것이 법적으로 막힌 것이다. 2033년 생활폐기물 공공처리 100% 기반 마련이라는 목표를 향해, 이제 시민의 생활 자체가 바뀌어야 하는 시대가 열렸다.
생활폐기물 다이어트 천만 실천 프로젝트에 동참했다. ©김윤경
생활폐기물 다이어트 천만 실천 프로젝트에 동참했다. ©김윤경
서울시가 본격 추진하는 이 프로젝트의 첫 단계는 '분리배출 실천서약 챌린지'다. 서울시를 시작으로 25개 자치구, 주민까지 10만 명 서약 참여를 목표로 한다. 서약 항목은 거창하지 않다. ▴음식물쓰레기 분리배출, ▴비닐·플라스틱 종량제봉투 혼입 금지, ▴종이류 분리배출, ▴다회용기 우선 사용, ▴장바구니·텀블러 지참, 오늘 당장 실천할 수 있는 다섯 가지다.

'서울시 탄소중립체험관'에서 기후위기의 해법을 찾아 보자

쓰레기 문제와 기후위기는 맞닿아 있다. 쓰레기는 결국 탄소 문제이고, 탄소는 기후의 문제다. 그 연결고리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 이 새로 단장을 마치고 문을 열었다. 2월 3일, 상암동 월드컵 평화의공원서울에너지드림센터가 1층 전시관'서울시 탄소중립체험관'으로 새롭게 개편했다. 기후변화로 달라지고 있는 우리의 일상과 도시의 모습을 살펴보고, 탄소중립을 향한 서울의 노력과 미래의 선택을 함께 생각해보는 공간이다. 시민서약서도 작성할 겸 탄소중립에 대해 좀 더 알아보고자 아이와 함께 찾았다.
상암동 월드컵 평화의공원 안에 위치한 서울에너지드림센터 ©김윤경
상암동 월드컵 평화의공원 안에 위치한 서울에너지드림센터 ©김윤경
서울에너지드림센터는 국내 최초 에너지자립형 친환경 공공시설이다. ©김윤경
서울에너지드림센터는 국내 최초 에너지자립형 친환경 공공시설이다. ©김윤경
서울에너지드림센터는 국내 최초 에너지자립형 친환경 공공시설로, 에너지 사용량은 줄이고 태양광 등을 활용해 에너지를 직접 생산해서 쓰는 '제로에너지건축물(ZEB)'이다. 탄소중립을 건물이 먼저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토요일 환경교실'의 일환으로 재생플라스틱 팔찌 만들기 체험에 참여했다. ©김윤경
'토요일 환경교실'의 일환으로 재생플라스틱 팔찌 만들기 체험에 참여했다. ©김윤경
이곳을 좀 더 깊이 경험하고 싶다면 토요일 환경교실과 전시 해설 프로그램을 함께 이용해볼 것을 권한다. 3월 21일, 네이버를 통해 사전 예약한 뒤 재생플라스틱 팔찌 만들기 체험을 했다.
서울시 탄소중립체험관에서 시민서약서를 작성했다. ©김윤경
서울시 탄소중립체험관에서 시민서약서를 작성했다. ©김윤경
체험을 마친 후 강의실 뒤편에 있는 '생활폐기물 다이어트 실천 시민서약서'에 동참했다. 내용은 간단하다. 연간 1인 1봉투 줄이기를 목표로 한 다섯 가지 항목인 음식물 쓰레기 분리 배출, 비닐·플라스틱 종량제봉투 혼입 금지, 종이류 분리 배출, 다회용기 사용, 장바구니·텀블러 지참 등에 동의하면 된다. 국제 정세로 비닐이 귀해지는 요즘, 아이도 시민서약서에 자연스럽게 동참했다.
새 단장한 서울시 탄소중립체험관 ©김윤경
새 단장한 서울시 탄소중립체험관 ©김윤경
본격적으로 새 단장한 서울시 탄소중립체험관을 둘러봤다. 탄소중립체험관은 '현실인식→해결책 탐색→참여와 다짐'으로 이어지는 세 개의 존, 총 15개 코너로 구성됐다.

담당자에게 가장 큰 변화가 무엇인지 묻자 "기존 정보 전달 중심에서 벗어나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시민이 직접 체험하며 탄소중립을 이해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방문 당시에도 부모님, 선생님 손을 잡은 아이들이 여럿 체험 중이었다. 토요일마다 환경교실 체험이 열리며, 4월부터 7월 말까지 화·수요일에는 상반기 에코투어도 운영된다.
  • 탄소중립체험관의 '현실인식존'에서는 기후위기의 문제를 직면할 수 있다. ©김윤경
    탄소중립체험관 '현실인식존'에서는 기후위기의 문제를 직면할 수 있다. ©김윤경
  • 서울시의 구체적인 탄소 감축 계획도 살펴볼 수 있다. ©김윤경
    서울시의 구체적인 탄소 감축 계획도 살펴볼 수 있다. ©김윤경
  • 서울시 탄소중립체험관에서 만난 해치와 친구들 ©김윤경
    서울시 탄소중립체험관에서 만난 해치와 친구들 ©김윤경
  • 탄소중립체험관의 '현실인식존'에서는 기후위기의 문제를 직면할 수 있다. ©김윤경
  • 서울시의 구체적인 탄소 감축 계획도 살펴볼 수 있다. ©김윤경
  • 서울시 탄소중립체험관에서 만난 해치와 친구들 ©김윤경
현실인식존은 지금의 현실을 직시하는 공간이다. '변화를 만드는 우리의 선택'에서는 기후변화가 일상과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짚는다. '사색 포토존'은 단순한 포토 스팟이 아니다. 기후위기 시계가 설치돼 지구에 남은 시간이 얼마나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인간의 활동, 변화한 지구 시스템'에서는 산업화 이후 인간 활동이 지구 환경을 어떻게 바꿔 왔는지를 다루고, '2050 탄소중립 서울 로드맵'에서는 서울시의 구체적인 탄소 감축 계획을 소개한다. '서울 속 탄소의 움직임'은 AR 기술로 서울시의 탄소 배출 현황을 눈앞에 입체적으로 펼쳐 보인다.
비치된 태블릿이나 QR을 통해 질문을 물어볼 수 있다. ©김윤경
비치된 태블릿이나 QR을 통해 질문을 물어볼 수 있다. ©김윤경
간단한 대답에 자세하게 답해줬다. ©김윤경
간단한 대답에 자세하게 답해줬다. ©김윤경
해결책 탐색존은 탄소중립체험관에서 가장 풍성한 구역이다. '미래를 바꾸는 탄소중립기술'에서는 탄소포집, 재생에너지 등 현재 개발 중인 기술들을 소개한다. 야외에 실제 설치된 탄소포집시설(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모아 종이, 시멘트, 보도블록 등으로 재활용하는 장치)을 연계한 탐방 프로그램도 예정돼 있다.

'탄소중립' 코너에서는 개념을 이해하고 공감 투표에 참여할 수 있으며, '미래를 만드는 에너지'와 '미래를 위한 에너지'에서는 에너지 전환의 방향을 다룬다. '기후변화를 알아보는 기술'을 지나면 이 구역의 하이라이트인 'AI와 함께 살펴보는 미래'가 기다린다. 서울시 캐릭터 '해치'와 대화를 나누며 기후 위기와 탄소 중립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가는 AI 체험 코너로, 어른과 아이 모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서울에너지드림센터 설계를 자세히 알아볼 수 있다. ©김윤경
서울에너지드림센터 설계를 자세히 알아볼 수 있다. ©김윤경
화면 아래 자세한 설명이 나와 있다. ©김윤경
화면 아래 자세한 설명이 나와 있다. ©김윤경
  • 몸으로 퀴즈를 맞추고 있는 아이 ©김윤경
    몸으로 퀴즈를 맞추고 있는 아이 ©김윤경
  • 퀴즈를 풀다보면 중간에 사진도 찍어준다. ©김윤경
    퀴즈를 풀다보면 중간에 사진도 찍어준다. ©김윤경
  • 몸으로 퀴즈를 맞추고 있는 아이 ©김윤경
  • 퀴즈를 풀다보면 중간에 사진도 찍어준다. ©김윤경
참여와 다짐존에서는 앞서 쌓은 이해를 바탕으로 자신의 실천을 설계한다. '일상 속 탄소중립실천'에서는 게임형 콘텐츠로 분리배출 방법을 익히고 생활 속 감축 실천을 다짐한다. 특히 눈길을 끈 코너는 '서울에너지드림센터의 비밀'이다. 이 건물 자체가 어떻게 에너지를 자급하는지 소개하는 곳으로, 체험관을 품은 건물이 곧 살아있는 교과서임을 실감하게 한다.

'드림갤러리'는 관람을 마무리하는 공간이다. 전시 해설 프로그램서울에너지드림센터 누리집에서 사전 예약 후 이용할 수 있다.
서울 속 탄소의 움직임을 찾아보고 있다. ©김윤경
서울 속 탄소의 움직임을 찾아보고 있다. ©김윤경
AR로 모형을 비춰 찾아보는 재미도 준다. ©김윤경
AR로 모형을 비춰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김윤경
서울시는 2020년 대비 2025년 생활폐기물 발생량을 하루 206톤 감축했다고 한다. 자치구 하나의 평균 발생량(약 120톤)의 두 배 가까운 양이다. 그러나 직매립 금지라는 새 기준 앞에서 이 성과만으로는 부족하다. 시는 2033년 생활폐기물 공공처리 100%를 목표로, 광역 자원회수시설 건립과 현대화를 통해 공공 처리량 하루 2,700톤 달성도 함께 추진한다.
동네에 붙여진 종량제배출 올바른 안내 ©김윤경
동네에 붙여진 종량제배출 올바른 안내 ©김윤경
편의점 세 곳을 돌아다니며 겨우 구한 종량제봉투 한 장. 그날 따라 그 봉투의 무게가 다르게 느껴졌다. 종량제봉투 하나만 줄여도 하루 60톤(5톤 트럭 12대 분량)의 폐기물을 감량할 수 있다. 이건 한 사람만 알아서 될 일이 아니다. 가족 모두, 나아가 온 시민이 함께 알아야 한다.

아이와 함께 탄소중립의 중요성을 피부로 느끼고 싶다면 서울에너지드림센터를 찾길 권한다. 새 단장한 1층 탄소중립체험관뿐 아니라 2층 서울기후변화배움터, 3층 커뮤니티관과 도서관까지 둘러보면 더욱 알차다. 그리고 나오기 전, 꼭 시민서약서 작성까지 참여해 보자.

서울에너지드림센터

○ 위치 : 서울시 마포구 증산로 14 (상암동)
○ 교통 :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1번 출구, 평화의공원 방향으로 도보 15분
○ 운영일시 : 화~일요일 09:30~17:30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추석 연휴, 12월 12일 개관기념일 휴관)
○ 입장료 : 무료(안내데스크에서 현장 접수 후 자유 관람 가능, 10명 이상 단체는 사전 예약제)
누리집

시민기자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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