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 골목에 숨겨진 100년 한옥,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화가를 만나다!
발행일 2026.03.19. 09:58

종로구 원서동 골목 고희동 가옥에 조성된 고희동미술관 ©정민호
종로구 창덕궁 돌담길을 따라 걷다 보면 발길이 닿는 원서동 골목, 그곳에 100년이 넘은 단아한 한옥 한 채가 고즈넉하게 자리 잡고 있다. 바로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화가 춘곡 고희동 화백이 41년간 머물렀던 '종로구립 고희동미술관'이다. 익숙한 동네에서 미처 알지 못했던 미술 선각자의 발자취를 따라, 한옥의 기품과 예술적 영감이 교차하는 특별한 공간을 다녀왔다.

서양화가 춘곡 고희동 화백이 41년간 머물렀던 '종로구립 고희동미술관' ©정민호

한옥의 기품과 예술적 영감이 교차하는 고희동미술관 ©정민호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화가 춘곡 고희동 화백의 모습 ©정민호

긴 복도와 유리문 등 근대 초기 한국 주택의 특징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정민호
창덕궁 돌담길 끝, 보석처럼 숨겨진 '원서동 고희동 가옥'
종로에 오래 거주한 토박이임에도 북촌 골목 깊숙한 곳에 이런 뜻깊은 공간이 있는 줄은 미처 몰랐다. 창덕궁5길 40번지, 붉은 벽돌담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 고희동미술관은 1918년 고희동 화백이 일본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직접 설계해 지은 목조 한옥이다. 여러 차례 변형의 위기를 겪었으나, 그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국가등록문화유산(제84호)으로 지정되었다. 이후 종로구가 매입해 보수와 복원을 거쳐 시민들을 위한 무료 문화 공간으로 개방한 서울시 지역 문화 재생의 모범 사례이기도 하다.
신발을 벗고 실내화로 갈아 신은 뒤 대청마루에 오르니, 긴 복도와 유리문 등 근대 초기 한국 주택의 특징이 고스란히 느껴져 건축물 자체만으로도 깊은 기품을 자아낸다.
신발을 벗고 실내화로 갈아 신은 뒤 대청마루에 오르니, 긴 복도와 유리문 등 근대 초기 한국 주택의 특징이 고스란히 느껴져 건축물 자체만으로도 깊은 기품을 자아낸다.

1918년 고희동 화백이 일본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직접 설계해 지은 목조 한옥이다. ©정민호

고희동 화백과 미술관의 모습을 일러스트로 담은 굿즈 ©정민호

전시실 내부로 들어서면 고희동 화백의 생애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정민호
'최초'라는 무게와 혁신
전시실 내부로 들어서면 1886년에 태어나 1965년에 타계한 고희동 화백의 생애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그는 1909년 동경미술학교 양화과에 입학해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화가가 되었다. 아무도 걷지 않은 길을 개척한 선각자의 용기와 결단력은 남다른 울림을 준다.
더욱 놀라운 점은 그가 서양화에만 머물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1920년대 후반부터는 전통 수묵화에 서양화의 색채와 기법을 접목한 '새로운 한국화'를 시도했다. 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하며 미술 행정가로서 후진 양성과 화단 형성에 평생을 바친 그의 리더십에 절로 깊은 존경심이 일었다.
더욱 놀라운 점은 그가 서양화에만 머물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1920년대 후반부터는 전통 수묵화에 서양화의 색채와 기법을 접목한 '새로운 한국화'를 시도했다. 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하며 미술 행정가로서 후진 양성과 화단 형성에 평생을 바친 그의 리더십에 절로 깊은 존경심이 일었다.

재개관 6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 <만만고상청(萬萬古常靑): 군자의 품격>이 열리고 있다. ©정민호

1954년 고희동과 7인의 화가들이 한국전쟁 직후 함께 모여 그린 합작도 '함께할수록 깊어지는 묵향' ©정민호
선비의 지조가 담긴 전시 <만만고상청: 군자의 품격>
현재 미술관에서는 재개관 6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 <만만고상청(萬萬古常靑): 군자의 품격>이 성황리에 열리고 있다(2025년 9월 5일~2026년 12월 27일). 사군자를 비롯한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그중에서도 1954년 고희동과 7인의 화가들이 한국전쟁 직후 함께 모여 그린 합작도 '함께할수록 깊어지는 묵향' 앞에서는 묘한 감동이 밀려왔다. 폐허 속에서도 예술의 끈을 놓지 않고 동료들과 화합을 이뤄낸 묵직한 에너지가 캔버스 너머로 생생하게 전해진다.

전시는 올해 12월 27일까지 계속된다. ©정민호

100년이 넘은 단아한 한옥의 기품이 느껴진다. ©정민호

고희동 화백과 한옥의 고즈넉한 매력을 동시에 누릴 수 있었다. ©정민호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서울의 골목길에는 이처럼 도시의 기억과 개인의 치열한 예술혼이 보존된 공간들이 숨 쉬고 있다. 새로운 역사적 인물에 대해 깊이 알아가는 지적 기쁨과 한옥의 고즈넉한 매력을 동시에 누릴 수 있었던 고희동미술관 탐방이었다. 다가오는 주말, 북촌의 붐비는 대형 카페에서 조금 벗어나 선각자의 품격이 깃든 이곳에서 진정한 '쉼'과 영감을 경험해 보길 시민들에게 적극 권한다.
종로구립 고희동미술관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창덕궁5길 40 (원서동)
○ 관람일시 : 화~일요일 10:00~18:00(입장 마감 17:30)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추석 당일
○ 관람료 : 무료
○ 유의사항 : 문화재 보호를 위해 신발을 벗고 실내화로 환복 후 입장, 음식물 반입 및 반려동물 출입 제한, 사진 촬영 시 플래시 금지
○ 종로문화재단 누리집
○ 관람일시 : 화~일요일 10:00~18:00(입장 마감 17:30)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추석 당일
○ 관람료 : 무료
○ 유의사항 : 문화재 보호를 위해 신발을 벗고 실내화로 환복 후 입장, 음식물 반입 및 반려동물 출입 제한, 사진 촬영 시 플래시 금지
○ 종로문화재단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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