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인재들의 상상 챌린지! 사람을 위한 '로봇경연대회' 현장

시민기자 김용임

발행일 2025.09.30. 11:10

수정일 2025.10.01. 16:03

조회 373

제1회 영등포 로봇 경연대회가 열린 영등포 다목적 베드민턴 체육관 전경 ⓒ김용임
제1회 영등포 로봇 경연대회가 열린 영등포 다목적 베드민턴 체육관 전경 ⓒ김용임
제1회 영등포 로봇 경연대회가 9월 27일 개최됐다. ⓒ김용임
제1회 영등포 로봇 경연대회가 9월 27일 개최됐다. ⓒ김용임
로봇공학자 데니스 홍과 함께 하는 제1회 영등포 로봇경연대회가 9월 27일 토요일, 영등포구 다목적 배드민턴 체육관에서 성황리에 막을 올렸다. 본 대회는 9월 8일, 15일, 22일에 진행된 3차 사전 교육을 바탕으로 치러졌다.

학생들은 '내가 만들고 싶은 PBV(Purpose-Built Vehicle : 특정 용도에 맞춰 설계부터 맞춤 제작되는 목적기반차량)'를 주제로 초음파, 적외선, 토양 수분, 온습도 센서를 활용하여 라인트레이싱, 크루즈 컨트롤 주행, 장애물 회피 등의 기능을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로봇에 구현했다. 180명의 학생들이 2~5명 씩 한 팀을 이루어 총 36팀으로 나누고, 팀리더, 디자이너, 개발자, 메이커, 발표자 등 각자의 역할을 분담했다. 이들은 협업을 통해 완성한 로봇을 대회 현장에서 직접 제작하고 시연하는 미션을 수행했으며, 데니스 홍 UCLA 교수가 현장 심사를 진행했다.
현장 심사를 진행하고 있는 데니스 홍 UCLA 교수 ⓒ김용임
현장 심사를 진행하고 있는 데니스 홍 UCLA 교수 ⓒ김용임
마이크를 들고 PBV로봇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발표자  ⓒ김용임
마이크를 들고 PBV로봇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발표자 ⓒ김용임

세계적 로봇 공학자 데니스 홍 교수의 철학: 로봇의 가장 중요한 가치

대회 현장에서 한 초등학생이 데니스 홍 교수에게 "미래 로봇이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기능이 무엇일까요?"라고 질문했다. 홍 교수는 "미래 다운 로봇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청소하는 로봇이면 청소하는 기능이 제일 중요하겠고, 사람을 살리는 게 기능이면, 사람을 살리는 게 제일 중요하지만, 모든 로봇이 공통적으로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는 바로, 로봇은 사람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점"이라고 명쾌하게 답하며 로봇 기술의 본질적 목표를 제시했다.

홍 교수는 또한 어린 시절 집에 있는 모든 가전제품을 뜯어 고장 냈지만, 부모님은 단 한 번도 혼내지 않으셨다며 호기심을 격려한 부모님의 지지가 오늘날 자신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가전제품을 뜯어서 고장 냈을 때는요. 한 번도 저를 혼내시지 않으셨어요. 그때 만약 제가 혼났으면 주눅이 들어서 아마 오늘날의 로봇 공학자 데니스 홍은 없었을 거예요."
UCLA RoMeLa  아르테미스 로봇  ⓒRoMeLa
UCLA RoMeLa 아르테미스 로봇 ⓒRoMeLa
또 다른 학생은 홍 교수가 몸담고 있는 UCLA 대학 로멜라(Robotics & Mechanics Laboratory : 로봇공학 및 기계연구소)의 로봇 제작 '매출'을 묻기도 했다. 홍 교수는 "저희는 매출이 빵입니다"라고 답변했다. 그는 "로멜라는 기업이 아니에요. 우리는 학교에 있는 연구소예요. 기업은 기술을 만들어 팔아서 돈을 벌고, 그 기술을 사람들이 사용해야 하는 거잖아요. 학계는 좀 달라요. 로봇을 만들어서 팔지 않습니다"라며, 로봇을 판매하는 일반 기업과 달리 기술 개발, 지식 창출, 그리고 더 많은 로봇공학자 양성에 집중하는 학계의 역할을 설명했다. 실제로 로멜라는 최근 로봇 아르테미스를 오픈 소스로 공개하여 더 많은 사람들이 로봇 연구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고있다. "중요한 건, 우리의 졸업생들을 더 많은 로봇공학자들로 만들어서 전 세계에서 엔지니어와 로봇 공학자로서 기업보다 더 좋은 일을 합니다."
책상이 좁아 바닥에서 로봇을 시연하고 있는 참가자 ⓒ김용임
책상이 좁아 바닥에서 로봇을 시연하고 있는 참가자 ⓒ김용임

현장 속 강사와 아이들: 코딩, 조립, 디자인, 발표를 통해 협업을 배우다

참가 학생들은 로봇 제작 과정에서 다양한 배움을 경험했다. 사전 교육을 받으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는 질문에 한 학생은 "집에서 따로 공부한 건 없고요. 내용이 많이 어렵지는 않았어요. 로봇을 같이 만드니까 재밌었는데, 코딩은 조금 어려웠어요."라며 앞으로 코딩 실력을 키우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프로젝트 아이디어는 누가 정했냐는 질문에 "아이디어는 조원들이 모두 함께 회의하고 대화를 통해서 얻었어요." 라며 협업을 통해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웠다고 대답했다.
로봇 제작 후 점심식사를 마치고 잠시 휴식 중인 20팀 ⓒ김용임
로봇 제작 후 점심식사를 마치고 잠시 휴식 중인 20팀 ⓒ김용임
대회 후, 코딩 실력을 키우고 싶다는 박준하 학생 ⓒ김용임
대회 후, 코딩 실력을 키우고 싶다는 박준하 학생 ⓒ김용임

멘토와 강사들의 교육적 고민과 현장 실습

주말에 여유 시간이 생겨 이틀동안 교육을 도왔다는 멘토가 현장에서 느낀 소감을 전했다. "한번 해볼까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신청했지만, 현장은 만만치 않았어요. 학생들마다 개인 편차가 있는게 아쉬웠어요" 하지만 멘토로서 아이들이 흥미를 느끼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며, 코딩이나 부품 조립 변화에 따라 로봇이 다르게 움직이는 것을 수업 중 실제로 학습하도록 돕는 데 의의를 두었다고 밝혔다. 이어서, 융합인재교육센터 이주하 강사는 "저희가 총 3일 차시 교육을 진행했어요. 1일 차에는 기본 교육, 2일 차에는 센서 교육, 그리고 마지막 3일 차에는 모의 프로젝트 과정을 함께 만들며 동영상도 촬영했어요. 현장 실습 중 라인트레이서가 파란색을 인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자, 아이들이 직접 초음파 센서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바꿔 문제를 해결한 창의적 사례를 소개하며 현장 실습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장에서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실습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융합인재교육센터 이주하 강사 ⓒ김용임
현장에서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실습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융합인재교육센터 이주하 강사 ⓒ김용임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협업과 갈등 해결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달라진 아이들에 대한 고민도 토로했다. 융합인재교육센터 박은희 강사는 "올해는 전체 200명 가까운 인원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로봇 교육을 진행했어요. 전에는 줌으로 수업하다가 아이들이 교육센터로 다시 모인 지 1년~ 2년 정도 되었거든요. 어떤 결과를 내더라도 단체 활동보다는 개인이 잘해서 성과를 내는 것에 조금 더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코로나를 계기로 개인주의적으로 변한 것 같아요. 협업이 어려운 세대인 것 같습니다"라며, 대회를 통해 아이들이 서로 이해하고 작은 갈등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배울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협업을 통해 갈등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배울수 있었다는 융합인재교육센터 박은희 강사 ⓒ김용임
협업을 통해 갈등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배울수 있었다는 융합인재교육센터 박은희 강사 ⓒ김용임

현장을 빛낸 '승리를 위하여' 5팀의 팀워크

5조 '승리를 위하여' 팀을 지도를 맡은 융합인재교육센터 이은경 강사는 "학생들이 스스로 콘셉트를 잡고 코딩도 마찬가지로 아이들이 직접 했어요!"라고 이들의 자발성을 높이 평가했다. 이 조는 우드락 보드 위에 화려하게 아트워크를 꾸미고, 과일 완충재를 활용한 그물망을 로봇에 만들어 올린 수난 사고 구조 로봇을 제작하며 STEAM(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예술(Arts), 수학(Mathematics)을 융합하여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교육 방식) 요소가 융합된 창의성을 선보였다. 강사는 "Sea Save PBV 프로젝트는 사람을 안전하게 그물망 안으로 구조하는 미션이에요. 브레인스토밍부터 하나하나 조원들이 함께 만들었고요, 팀리더를 주축으로 디자이너, 개발자, 발표자까지, 각각의 역할을 맡은 팀원들의 협력이 되게 잘 됐어요!"라며 밝게 웃었다.
승리를 위하여!  5팀 ⓒ김용임
승리를 위하여! 5팀 ⓒ김용임
5팀이 만든 Sea Save PBV 프로젝트 ⓒ김용임
5팀이 만든 Sea Save PBV 프로젝트 ⓒ김용임
영등포구는 재작년 서울시 교육청 조희연 교육감으로부터 영등포구 미래교육재단 설립 인가를 받아 글로벌 인재 양성에 집중하고 있다. 재단은 데니스 홍 교수 초청을 비롯해 일본 항공 우주센터, 대만 TSMC 본사 등 글로벌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한, 학교로 찾아가는 프로그램, 국립과천과학관 체험, 초등학생 과학 기자증 제도 등을 통해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학부모들의 질문을 받고 있는 데니스 홍 교수  ⓒ김용임
학부모들의 질문을 받고 있는 데니스 홍 교수 ⓒ김용임

책상 밖 로봇 교육

현장에서 부딪히지 않아도 온라인으로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시대다. 그런 의미로, 이번 대회는 아이들에게 책이나 컴퓨터 화면으로는 배울 수 없는, 미래 과학 인재들의 꿈을 키우는 '책상 밖 교육'의 장이 되었다. 밭에 물을 주던 로봇에 과부하가 걸려 열심히 동작을 하다가 온통 물바다가 되고 급기야 물병까지 던지자 빵하고 웃음을 터뜨린 아이들, 책상위에서 로봇이 뜻대로 작동하지 않아도 당황하지 않고 바닥에서 데모를 시연시키고, 그래도 안되면 전에 녹화해두었던 영상을 재생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 그리고 결국 로봇이 성공적으로 동작했을 때에 환호까지...이 모든 순간이야말로 진정한 ‘산 교육’이 아닌가. 특히, 미국 대학의 새 학기가 시작하는 바쁜 와중에도 LA에서 기꺼이 날아온 데니스 홍 교수와의 만남은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에게 잊을 수 없는 값진 경험을 선사했다. 

시원한 가을밤, 대회에서 아이들이 상상했던 미래를 다시 떠올린다. "지구라는 꽃밭에서 무럭무럭 자라나는 꿈나무"처럼, 영등포구에 심어놓은 이 작은 씨앗들이 머지않아 대한민국 로봇공학의 큰 숲이 되기를 기대한다.

제1회 영등포 로봇경연대회

○ 일시: 2025년 9월 27일(토) 09:00~16:00
○ 장소: 영등포 다목적배드민턴체육관 2층(도신로15길 5)
○ 참가대상: 관내 초등학교 4~6학년 200명 선착순(5인 1팀, 40팀 구성)
○ 주제: 목적기반 모빌리티(PBV) 로봇 시스템 구현 - "미래이동수단인 나만의 PBV 만들기"

시민기자 김용임

AI로 예술과 세상을 연결하는 서울 시민기자 SweetClara 김용임 기자입니다!

#로봇 #AI #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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