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서면 잊어버리네…'이 운동'하면 기억력 좋아진다!

김희진 교수

발행일 2025.08.08. 15:40

수정일 2025.08.08. 18:52

조회 6,103

김희진 교수의 느리게 나이 드는 뇌 이야기
척추 건강과 근력 운동이 기억력을 살린다

느리게 나이 드는 ‘뇌 이야기’ (15) 척추 건강과 근력 운동이 기억력을 살린다

오늘 회진을 돌면서 ‘젊음을 되살리는 최고의 회춘법은 무엇이 있을까?’하고 다른 교수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두 사람 모두 합의를 본 것이 바로 척추가 건강하고 근육이 튼튼한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다년간의 치매, 파킨슨병, 뇌졸중 등 신경퇴행성 질환 환자를 치료해 온 필자는 항상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아마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여러분은 기억력 저하를 막기 위해 흔히 퍼즐, 독서, 암기 활동 같은 ‘두뇌훈련’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최근 뇌과학과 신경의학은 전혀 다른 해답을 제시한다. 몸을 움직이고, 척추 건강과 근육을 키우는 것, 그것이 기억력 유지의 강력한 해법이라는 사실이다.

1. 뇌와 몸은 연결되어 있다

과거에는 기억력 저하를 단순히 ‘나이 탓’으로 여겼다. 그러나 최근 연구들은 뇌와 신체의 긴밀한 연결, 특히 근육과 척추 건강이 인지 기능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 중에서도 척추는 중추신경의 통로이다. 척추가 비틀리거나 약해지면 뇌와 말초 간의 신경 전달이 방해받고, 이는 뇌혈류 저하와 인지 기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뇌를 보호하면서 하루 종일 일을 한 뇌의 노폐물을 제거하는 뇌척수액의 통로가 바로 척추이기 때문에 척추는 기억력 강화에 필수적이다. 허리와 등, 복부의 중심 근육을 단련하면 자세가 안정되고, 목이나 어깨의 긴장이 완화되며 뇌로 가는 혈류가 개선된다. 바른 자세는 단순히 보기 좋은 것을 넘어서, 생각의 흐름과 집중력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2. 왜 근력운동이 기억력에 좋을까?

‘하체가 부실할수록 치매가 더 걸린다’라는 이야기는 아주 유명하다. 스쿼트나 런지 같은 하체 근력 운동은 심장을 자극하고 뇌로 가는 혈류를 늘려준다. 산소와 영양분이 풍부하게 공급되면 해마(hippocampus) 같은 기억 중추가 활성화된다. 또한 근력운동은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라는 물질의 분비를 촉진한다. BDNF는 뇌세포의 생존, 성장을 도와주는 핵심 단백질로, 기억력과 학습 능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왜 하필 ‘척추건강과 근력운동’인가? 물론 유산소운동도 뇌 건강에 좋지만, 근력운동은 다음과 같은 독특한 방식으로 뇌를 보호하게 한다.
단순한 근육 강화가 아니다.
뇌를 위한 최고의 전략이다.
1. 해마(hippocampus)의 구조와 기능 개선

해마는 기억을 저장하고 처리하는 뇌의 중심부이다. 근력운동은 해마의 부피를 증가시키고, 노화로 인한 수축을 지연시킨다. 실제로 6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6개월간의 저항운동(근력운동)을 실시한 그룹은 해마의 구조적 위축이 억제되고, 기억력 테스트 성적도 향상되었다.

2. 신경영양인자(BDNF)의 증가

BDNF(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는 신경세포의 생존과 연결을 도와주는 ‘뇌의 성장호르몬’이다. 근력운동은 BDNF 수치를 유의미하게 상승시키며, 이는 새로운 기억을 만들고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3. 염증 억제 및 인슐린 감수성 향상

만성 염증은 알츠하이머병과 관련이 있으며, 근력운동은 염증 유발 물질인 사이토카인 수준을 낮추고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함으로써 대사성 치매 위험도 줄여준다.

여러 연구에서도 그 증거가 나타나는데 2014년 호주 시드니 대학 연구팀은 경도인지장애(MCI)가 있는 60~80세 노인에게 6개월간 주 2회 근력운동을 실시하게 한 결과, 운동군은 뇌 수축이 감소하고 기억력 검사가 개선되었다. 2020년에는 캐나다 맥길대학 연구에 따르면, 근력운동이 해마-전전두엽 연결성을 향상시키고, 이는 작업기억·주의력 강화로 이어졌다.
척추 건강과 근력 운동이 기억력을 살린다

어떻게 시작할 수 있을까?

① 먼저 주 2~3회, 전신 근력 운동을 해보자.

스쿼트, 푸시업, 덤벨 운동, 탄력 밴드를 활용한 운동 등이 대표적이다. 무리한 중량보다는 정확한 자세와 반복 횟수가 중요하다.

② 운동 + 단백질 = 시너지, 이 공식을 기억하자!

단백질 섭취는 근육 회복뿐 아니라 BDNF 증가에도 관여한다. 특히 고령자는 근육 감소증 예방 차원에서도 중요하다. 올바른 단백질 섭취법은 추후에 다른 차수에서 말해보겠다.

③ 혼자 하기 어렵다면 ‘근감소 예방 프로그램’ 활용하자!

보건소, 복지관 등에서 운영하는 시니어 근력운동 교실에 참여하거나, 가정에서도 따라할 수 있는 유튜브 운동 프로그램도 활용 가능하다. 특히 손목닥터 9988앱을 이용하면 짧은 홈트를 소개하고 있어 이를 이용하면 충분한 운동이 가능하다.

기억을 붙잡고 싶은 당신에게

기억력 저하는 단순한 노화의 결과가 아니다. 적극적으로 뇌를 단련하고 싶은가? 그러면 우선 몸부터 움직여보자. ‘척추와 근육은 뇌의 확장된 일부’라는 표현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오늘 한 세트의 스쿼트가 스트레칭이 내일의 기억을 지켜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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