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 50플러스센터 시니어 강좌 듣고 '정리전문가' 도전!

발행일 2025.08.04. 09:55

수정일 2025.08.04. 15:06

강서50플러스센터 입구 ©박승식

내 집 정리를 돈을 주고 남에게 맡긴다고? 예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지금은 보편화되고 있다. 다름 아닌 '공간정리 컨설팅'이다.

“나이가 들면 비우고 버리라고, 삶을 단순화해야 한다고 하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마침 강서50플러스센터에서 ‘시니어 라이프 정리전문가’ 강의가 있기에 신청했는데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아내와 함께 신혼 살림하듯이 조금씩 정리하다 보니, 마음도 정리되네요.” (수강생 박OO)

‘시니어 라이프 정리전문가’ 양성과정이 지난 5월 19일부터 7월 28일까지 매주 월요일 3시간씩 11차에 걸쳐 강서50플러스센터에서 진행되었다. 최근 집안 정리를 해주는 업체가 늘고, 공간정리 강좌도 있지만, 시니어들을 위한 강좌는 생소하기에 소개해 본다.

대한민국이 2025년에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인구의 20% 이상)로 접어들면서, 노인 1인 가구와 2인 가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작은 집으로의 이사, 건강문제 등 다양한 이유로 노년기의 신체적·인지적 특성을 고려한 정리 기술이 더 중요해졌다. 이러한 사회적 흐름에 맞춰 강서50플러스센터에서는 '추억 물품 정리'와 '안전하고 편리한 주거공간 만들기'를 주제로 강의를 개설한 것이다.

‘시니어 라이프 정리전문가’ 양성과정 강의 모습 ©박승식
'추억 물품 정리'와 '안전하고 편리한 주거공간 만들기'를 주제로 강의가 진행됐다. ©박승식

공간정리는 이미 인기 업종으로 각광을 받기 시작했기에 취업이나 창업을 위한 수강생도 있고, '시니어라이프 정리'라는 강좌명에 이끌려 참여한 어르신 수강생도 있었다. “제가 10여 년간 수많은 분들을 만나보니 물건을 버리는 행위 자체를 가장 힘들어하셨습니다. ‘언젠가 쓰겠지’하는 막연한 기대감이나, 물건에 얽힌 소중한 추억 때문에 선뜻 정리하지 못하는 것이죠. 또는 무엇을 어떻게 정리할지 몰라서 등 다양한 이유로 버리지 못하고 그냥 보관하고 계세요. 그래서 비움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한번 집안 정리를 해본 사람은 또 다시 정리를 신청합니다. 정원에서 잡초를 제거하듯이, 집안의 잡동사니도 정리하고 나면, 편안하고 여유로운 공간을 즐길 수 있습니다”라고 유정민 강사(㈜유플랫폼 대표)는 말했다.

이론 강의

1주 차에는 시니어 주거공간의 이해와 정리의 긍정적인 효과에 대한 강의가 있었다. 시니어에게는 고가의 물품보다 추억이 담긴 물건들과 이별이 더 어렵다고 한다.

2주 차부터 5주 차까지 냉장고, 주방, 옷장 및 침실, 현관과 욕실 등 집안 구석구석을 정리하는 방법과 주의할 사항에 대한 강의가 있었다. 공간의 효율적인 사용과 사용자의 편의를 위한 수납 도구 활용 방법 및 위생적인 관리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냉장고 정리는 소비 기한을 알 수 없는 식품 및 소스 또는 소비 기한이 지난 음식들이 냉장고 안에 들어 있음도 유의해야 한다.

정리 후(後) '냉장고' ©박승식
정리 전(前) '냉장고' ©박승식

편리한 주방 동선은 어느 가정이나 필요하지만, 특히 시니어의 경우 신체 조건과 건강 상태에 맞춘 조리 환경 조성이 매우 중요하다. 자주 사용하는 물건은 쉽게 손이 닿을 곳에 수납한다는 것이 포인트다.

정리 전(前) 주방 ©박승식
정리 후(後) 주방 ©박승식
정리 전(前) 주방 ©박승식

또한 페트병이나 종이 쇼핑백 등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유용한 수납도구로 재활용하는 방법도 배웠다. 환경보호를 위해 다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이용하자는 의미다.

페트병 재활용 ©박승식
상자 재활용 ©박승식
컵 캐리어 재활용 ©박승식

시니어의 경우, 집안에서 부상 중 현관과 욕실에서 사고율이 높다. 사소한 것에도 걸려 넘어져 다칠 수 있기에,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6주 차에는 시니어를 이해하고 소통하기 위한, 노년기의 신체적 & 심리적 특성을 알아보는 특강 시간이 준비되었고, 7주 차에는 현장 실습을 위한 서비스 윤리 및 실제 준비 사항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현장 실습

8주 차에는 홀로 생활하시는 어르신 집을, 9주 차와 10주 차에는 경로당을 방문해 현장 실습 겸 봉사 활동을 했다. 몇 주에 걸쳐 이론을 배우고 본인의 집에서 연습해봤지만, 수강생의 긴장하는 모습이 느껴졌다.

“2년 전 이사 와서 정리할 엄두를 못 내고 있었는데, 이렇게 와서 정리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이제 새 집이 된 것 같아요 . 감동을 받았습니다.”(1차 현장실습 집을 제공한 OOO님)

정리 후(後) 옷장 ©박승식
정리 전(前) 옷장 ©박승식

어르신들이 함께 모여 이용하는 공공시설인 경로당을 정리해주는 실습 중, 10주 차 마지막 실습 때는 앞마당의 쓰레기를 치우고, 물청소를 한 후 선반까지 설치했다. 폭염으로 땀이 비 오듯 흘러내렸지만, 참가자 모두 끝까지 미소를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 진정 프로의 모습을 봤다.

현장 실습 총평 및 참여자 소감 발표

마지막 주인 11주 차에는 현장 실습에 대한 총평, 참여자들의 소감 발표 및 자격 취득 시험이 있었다.

“이 강의를 맡아 주신 유정민 대표님은 정리수납 전문가로서 일하시다가, 이런 교육과정이 필요하다는 걸 많이 느끼셨다고 해요. 시니어라이프 정리의 필요를 공감하시는 참여자 분들이 사회공헌 활동으로 같이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담당자는 말했다.

유정민 강사는 “우리 과정은 ‘공간정리 큐레이터 2급’ 자격 과정이 같이 포함이 되어 있어요. 이 과정은 15시간 이상의 교육을 이수하고, 검정시험을 본 다음에 자격 취득이 가능합니다"라고 말하며, 조금 더 깊이 있게 발전시킬 분야라고 덧붙였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수강생들은 "실생활에 유용한 정리 기술을 익혔을 뿐만 아니라, 부모님의 삶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또한 나와는 관계없는 것으로 생각했던 경로당도 봉사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도 했다.

앞으로 이러한 강좌가 확대되어, 개인은 물론 경로당, 요양원 등 어르신 공동 생활 주거환경도 더욱 쾌적해지기를 기대해본다.

현장실습 총평 및 수강자 소감 발표 시간 ©박승식
수강생들은 실생활에 유용한 정리 기술을 배우고 부모님의 삶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박승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