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고 VS 핫플' 취향 따라 골라가는 '서울에디션25' 전통시장 2곳

시민기자 김병규

발행일 2025.08.01. 14:10

수정일 2025.08.01. 18:19

조회 4,550

'서울에디션 25'에 선정된 용산구 해방촌 신흥시장 ©김병규
'서울에디션 25'에 선정된 용산구 해방촌 신흥시장 ©김병규
얼마 전 서울의 명소들을 보다 밀착해 관광할 수 있도록 전문가와 서울시민이 함께 선정한 ‘서울에디션 25’가 발표되었다. ‘서울에디션 25’는 서울의 골목과 생활 공간을 관광 동선으로 재구성해 여행객이 ‘서울 사람처럼’ 살아보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기획된 생활관광 프로젝트를 말한다. 서울에 자치구별 1곳씩, 총 25곳이 선정되었다. ☞ [관련 기사] 믿고 가는 핫플! 시민이 뽑은 '서울에디션25' 명단 공개

명단 중 유독 눈길을 끄는 명소는 전통시장 2곳이었다. 얼마나 매력적인 공간이면 전통시장이 구를 대표하는 명소로 추천되었을까 호기심이 들었다. 전통시장에는 그 지역의 정서와 문화가 오롯이 담긴다. 그래서인지 평소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여행 때도 오일장과 지역을 대표하는 전통시장을 즐겨 찾곤 하는데 좋은 계기가 되었다.

이번 ‘서울에디션 25’에 오른 전통시장 두 곳은 동대문구 서울풍물시장용산구 해방촌신흥시장이다. 두 곳 모두 아직까지 가본 경험이 없는 곳들이라 더욱 흥미롭게 느껴졌다. 초행길로 가본 두 곳 시장에서 뜻밖의 서울 속 특별한 시장의 매력을 발견 할 수 있었다.

① 유럽의 오래된 도시 뒷골목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해방촌 신흥시장'

해방촌은 남산 기슭에 1945년 광복 이후 고향을 떠난 실향민과 전쟁을 피해온 사람들이 모여 살기 시작하면서 형성된 마을 이름이다. 요즘에는 이태원과 가까워 외국인들도 많이 거주한다고 한다.

해방촌 신흥시장을 찾아가는 길이 초행이라 지역 주민에게 물어 물어 도착했다. 이곳에서 이제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전통시장의 신세계를 보았다. 특이하게 계단 몇 개를 내려가 접어든 시장 골목에 마치 유럽의 어느 오래된 도시 뒷골목 풍경이 펼쳐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국적인 카페와 식당들, 유명 음료사와 콜라보한 공간과 갤러리 등 모든 것이 탄성을 자아낼 정도였다.
해방촌 신흥시장은 1953년에 개장한 서울의 전통시장 중 한 곳이다. ©김병규
해방촌 신흥시장은 1953년에 개장한 서울의 전통시장 중 한 곳이다. ©김병규
골목골목 상점마다 인증샷 명소로 MZ들의 놀이터로 핫하다. ©김병규
골목골목 상점마다 인증샷 명소로 MZ들의 놀이터로 핫하다. ©김병규
유명 음료사와 콜라보한 레스토랑 ©김병규
유명 음료사와 콜라보한 레스토랑 ©김병규
규모는 그리 넓지 않은 시장이었는데, 골목골목과 가게 하나 하나가 잡지 화보처럼 근사했다. 여기가 과연 전통시장이 맞나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다른 전통시장처럼 중년의 기성세대보다는 MZ들의 놀이터처럼 보일 정도로 젊은이들이 많았다. 다이닝 레스토랑만 19곳이나 되었다. 태국, 모로코 같은 특별한 지역의 음식점들은 대기줄도 길었다.

신흥시장을 알리는 간판에는 1953이라는 개장년도가 표기되어 있다. 1990년 이후 상권이 급격하게 쇠락했다가 2000년대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들고, 이색적인 가게들이 하나 둘 늘면서 다시 활기를 찾아 오늘의 명소가 되었다. 신흥시장이 다시금 활기를 띤 것에는 2015년 서울시가 진행한 도시재생활성화지역으로 지정 후 환경을 개선한 것도 큰 계기였다고 한다. 비가 와도 투명 지붕이 설치되어 있어 답답하지 않으면서도 아늑했다. 이 아케이드 형태의 건축물 '클라우드'는 지난해 서울시 건축상 대상 작품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해 서울시 건축상 대상을 수상한 건축물 '클라우드'  ©김병규
지난해 서울시 건축상 대상을 수상한 건축물 '클라우드' ©김병규
전통시장 안 이색 사진관 ©김병규
전통시장 안 이색 사진관 ©김병규
해방촌 신흥시장 이국적인 카페와 식당들 ©김병규
해방촌 신흥시장 이국적인 카페와 식당들 ©김병규
향이 좋은 커피도 마시고, MZ처럼 시장 골목에서 인증샷도 담으며 전통시장에서 생각지도 못한 이색 경험을 했다. 시장 한 켠에서 남산 서울타워도 보였다. 해외에서 친구가 찾아온다면 앞으로 주저없이 해방촌 신흥시장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② 복고는 이런 것, '서울풍물시장'… 이름 동마다 별천지

‘서울에디션 25’에 이름을 올린 또 한 곳의 전통시장은 동대문구 서울풍물시장이다. 서울풍물시장은 2008년 4월 신설동에 개장한 만물시장이다. 영업시간은 오전 10시부터 19시까지로 매주 화요일은 휴장한다.

서울풍물시장을 알차게 보는 방법은 빨강, 주황, 노랑 등 색 이름으로 구분되어 있는 곳을 참고하면 유용하다. 예를 들어 빨강동은 전국팔도음식을 판매하는 곳이며, 초록동은 골동품, 보라동은 취미생활 용품을 판매하는 식이다.
전통적인 물품과 복고 분위기가 넘치는 서울풍물시장 ©김병규
전통적인 물품과 복고 분위기가 넘치는 서울풍물시장 ©김병규
  • 추억의 LP판을 판매하는 상점 ©김병규
    추억의 LP판을 판매하는 상점 ©김병규
  • 아바, 비틀즈 등 다양한 LP판을 1~3만 원 선에 판매 중이다. ©김병규
    아바, 비틀즈 등 다양한 LP판을 1~3만 원 선에 판매 중이다. ©김병규
  • 추억의 LP판을 판매하는 상점 ©김병규
  • 아바, 비틀즈 등 다양한 LP판을 1~3만 원 선에 판매 중이다. ©김병규
무료 대여하는 교복과 교련복을 입고 인증샷을 찍어 보자. ©김병규
무료 대여하는 교복과 교련복을 입고 인증샷을 찍어 보자. ©김병규
서울풍물시장은 골동품 천국이다. ©김병규
서울풍물시장은 골동품 천국이다. ©김병규
이곳을 방문한 가장 큰 이유는 추억의 LP판을 구하고 싶어서다. 아바, 비틀즈 같은 학창시절 즐겨 들었던 손 때 묻은 다양한 LP판 구매가 가능했다. 가게마다 가격은 달랐지만, 희귀판의 가격은 5만 원을 넘었고 1만 원에서 3만 원 사이에서 판매되고 있다.

서울풍물시장 2층에는 꼭 가봐야 할 테마공간 ‘청춘1번가’가 있다. 60~70년대를 회상하게 하는 그 시절을 재현한 공간이다. 청춘다방도 있고, 전자오락실, 풍물사도 있다. 이곳에서 대여하는 교복과 교련복을 갈아입고 추억의 사진도 담아보았다. 모두 열려 있는 무료 체험이다.

쇼핑을 마치고, 먹어 본 7,000원짜리 한식 뷔페도 맛깔스러웠다. 서울풍물시장 골목골목을 돌며 잠시 추억여행을 다녀온 기분이 들었다.
의류와 생활잡화를 판매하는 파랑동 ©김병규
의류와 생활잡화를 판매하는 파랑동 ©김병규
서울풍물시장 내 맛깔스러운 7,000원 한식 뷔페 ©김병규
서울풍물시장 내 맛깔스러운 7,000원 한식 뷔페 ©김병규
영업시간은 오전 10시부터 19시까지로 매주 화요일은 휴장한다. ©김병규
영업시간은 오전 10시부터 19시까지로 매주 화요일은 휴장한다. ©김병규
‘서울에디션 25’를 따라 서울풍물시장에서는 과거로 시간 여행, 해방촌 신흥시장에서는 이국적인 분위기에서 색다른 MZ 감성을 느껴보았다. 서울 도심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두 곳의 전통시장을 강력 추천한다. 전통시장의 재발견이라고 할까~ 서울의 또 다른 매력이 기다리는 곳들이다. 

해방촌 신흥시장

○ 위치 : 서울시 용산구 신흥로 95-9 2층
○ 특징 : 오래된 시장에 새로움을 입힌 개성 가득한 복합문화 공간

서울풍물시장

○ 위치 : 서울시 동대문구 천호대로4길 21
○ 운영 : 10~19시(식당가는 22시까지), 상인주말장터는 매주 토·일요일에 진행, 매주 화요일 휴무
○ 특징 : 서울미래유산으로 오래된 골동품, LP판, 빈티지 소품 등이 가득한 전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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