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봄날' 학생들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시민기자 이선미

발행일 2025.05.19. 13:10

수정일 2025.05.19. 13:17

조회 636

‘공연봄날’을 통해 선보이는 창작연희극인 ‘연희점추리’의 <사자특공대 백수지왕> ©이선미
‘공연봄날’을 통해 선보이는 창작연희극인 ‘연희점추리’의 <사자특공대 백수지왕> ©이선미
학교를 잠시 벗어난 학생들은 어느 때보다 자유롭고 신나 보였다. 줄곧 학생들을 챙기는 선생님들도 조금 상기된 표정이었다. 서울시가 초·중·고등학생에게 공연 관람을 지원하는 프로젝트 ‘공연봄날’의 하루를 보내고 왔다.

‘연희점추리’<사자특공대 백수지왕>이 공연되는 서울아트센터 도암홀은 이미 열기가 뜨거웠다. 학교에서 오전 9시에 버스를 타고 온 이대부중 학생들이 가장 먼저 도착해 와글와글 왁자지껄 놀이터가 되었다. 친구들과 모처럼 버스를 함께 타고 공연장에 온 학생들은 한껏 즐거운 표정이었다.

공연장에는 서울시 공식 캐릭터 해치와 인증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어 머리띠도 매고 해치와 함께 사진도 찍었다. ‘공연봄날’ 후기 작성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도암홀 로비는 관람 온 학생들로 가득 찼다. ©서울시
도암홀 로비는 관람 온 학생들로 가득 찼다. ©서울시
학생들이 공연을 기다리며 인증 사진을 찍고 있다. ©서울시
학생들이 공연을 기다리며 인증 사진을 찍고 있다. ©서울시
이날은 도봉구, 서대문구, 마포구, 은평구, 종로구, 강서구의 6개 초·중학교에서 900여 명이 공연장을 찾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속속 학생들이 도착했다. 도암홀은 학생들의 열기로 점점 뜨거워졌다.

“영화는 봤지만 공연을 보러 온 것은 처음이에요. 학교에서 하는 공연 말고 밖에서는요.”
학생들은 공연 전 기대감에 한껏 들뜬 모습으로 친구들과 함께하고 있는 순간이 그저 즐거워 보였다. 시간이 되자 공연장 문이 열리고 진행자들이 안내하는 대로 좌석을 찾아 입장했다. 먼저 자리에 앉은 학생들은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선생님들은 아이들의 사진을 찍어주며 공연을 기다렸다.

선생님들은 자리에 앉은 학생들을 확인하면서 또 인원을 파악했다. 선생님이 많은 학생을 인솔하며 학교 밖 활동을 하는 것이 무척 어렵다고 생각했다.
수백 명의 학생으로 가득한 공연장은 열기로 뜨거웠다. ©서울시
수백 명의 학생으로 가득한 공연장은 열기로 뜨거웠다. ©서울시
드디어 공연이 시작되었다. 옆문이 열리고 배우들이 등장해 분위기를 돋우자 아이들의 환성이 정신이 얼얼할 정도로 쏟아졌다. 시작에 앞서 무대에 오른 배우가 오늘 참여한 학교의 이름을 부르자 정말 정신이 쏙 빠질 만큼 큰소리로 환호했다. 배우는 공연하는 동안 추임새로 함께 해 줄 것을 부탁했다.
<사자특공대 백수지왕>은 마을의 문제가 있을 때마다 협심해 해결하는 과정을 담았다. ©이선미
<사자특공대 백수지왕>은 마을의 문제가 있을 때마다 협심해 해결하는 과정을 담았다. ©이선미
사자춤과 국악이 어우러진 창작연희극 <사자특공대 백수지왕> 무대에는 옛날 마을마다 있었던 서낭당의 나무가 설치돼 있었다. 극이 시작되자마자 마을에 문제가 생긴 듯 보였다. 마을을 지켜주는 나무의 방울이 울리지 않는 것이었다. 꼭쇠와 먹쇠, 놀쇠가 걱정하던 중 사자가 나타나자 이들은 사자에게 나무 위에 있는 방울을 울려줄 수 있는지 물었다. 한바탕 춤판을 벌이고는 사자가 방울을 울렸지만 아직도 두 개가 남았다.
서울을 지키는 인왕산 호랑이도 등장하고 북청사자도 나타났지만 방울이 다 울리지 않았다. 문득 북청사자가 젤 고민이 많은 사람을 무대로 불러 근심, 걱정을 깨뜨려보자고 하자 학생들이 너도나도 손을 번쩍 들었다. 한 학생이 무대에 올라갔다.

“무슨 고민이 그렇게 클까요?”
“엄마가 숙제를 너무 시켜요. 맨날 공부하라고 해요.”
“엄마가 숙제를, 맨날 공부하라고 하신다고? 고민은 고민이지. 그래도 공부는 해야 되니까 안 하고 싶은 마음을 깨버리자. 어때? 그 마음을 박에 다 넣고 깨버리기로 해!”

학원 스트레스 안 받게 해달라는 중학생도 박을 우지끈 깨뜨렸다. 학생들 모두 무대에 올라가 박을 깨고 싶어 했다.
  • 사자와 호랑이가 다 같이 힘을 모아 서낭당 나무의 방울을 울렸다. ©이선미
    사자와 호랑이가 다 같이 힘을 모아 서낭당 나무의 방울을 울렸다. ©이선미
  • 혼자 했을 땐 어려웠던 일이 셋이서 힘을 합치니 해결되었다. ©서울시
    혼자 했을 땐 어려웠던 일이 셋이서 힘을 합치니 해결되었다. ©서울시
  • 사자와 호랑이가 다 같이 힘을 모아 서낭당 나무의 방울을 울렸다. ©이선미
  • 혼자 했을 땐 어려웠던 일이 셋이서 힘을 합치니 해결되었다. ©서울시
“다들 근심들을 깨고 싶어 하는 것 같으니까 우리 근심을 다 모아서 북청사자한테 한꺼번에 깨버리라고 할까?”
다들 그러자고 신나게 반응했다. 또다시 학생들도 함께해 모두의 근심을 담은 박을 깨뜨렸지만 방울이 울리지 않았다.

“아, 어떻게 하나. 방울이 울려야 우리가 근심과 걱정에서 벗어날 텐데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
학생들이 “셋이 같이 울려봐요!”라고 얘기했다.

“아, 셋이 한꺼번에 나와서 울려보라고?”
마침내 사자와 호랑이가 다 나와 근심, 걱정을 몰아내고 좋은 일을 기원하며 열심히 판을 벌이고는 훌쩍 나무 위의 방울을 울렸다. 혼자 했을 땐 어려웠던 일이 셋이 힘을 합치니 해결되었다. 모두의 근심, 걱정도 다 털어내고 마을도 평안해질 수 있게 되었다.
  • 공연을 관람한 학생들은 다시 타고 온 버스로 학교로 돌아가는 모습이다. ©이선미
    공연을 관람한 학생들은 다시 타고 온 버스로 학교로 돌아가는 모습이다. ©이선미
  • 선생님들은 긴장을 늦추지 않고 학생들이 버스에 탈 때까지 거듭 확인했다. ©이선미
    선생님들은 긴장을 늦추지 않고 학생들이 버스에 탈 때까지 거듭 확인했다. ©이선미
  • 공연을 관람한 학생들은 다시 타고 온 버스로 학교로 돌아가는 모습이다. ©이선미
  • 선생님들은 긴장을 늦추지 않고 학생들이 버스에 탈 때까지 거듭 확인했다. ©이선미
공연이 끝나자 가장 멀리에서 온 학생들부터 공연장에서 퇴장해 버스를 타고 다시 학교로 돌아갔다. 진행자와 선생님들이 긴장을 늦추지 않고 학생들이 버스에 탈 때까지 거듭 확인했다.
‘학생들은 공연 보는 날, 공연계는 봄날’이라는 슬로건으로 이어지고 있는 ‘공연봄날’은 4년 차를 맞는 동안 약 16만 명의 청소년들에게 기회를 제공했다. 특히 올해는 특수학교 학생들과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해 특별 회차도 마련하고 있다. 공연 단체에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학생들에게는 수준 높은 공연을 제공하는 이 사업의 만족도는 꽤 좋은 편이다.

지난해에 관람한 학생 1만 6,51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94.8%가 만족스러웠다고 응답했다. 올해도 473개 작품 가운데 선정된 45개 예술단체가 12월까지 공연을 이어간다. 좀 더 자세한 일정과 프로그램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신청이 어렵다고 하는데 잔여석이 발생하거나 야외 공연 등일 때는 추가 관람이 가능하다.

어떤 순간 우리에게 어떤 상상력이, 꿈이, 바람이 다가올지 알 수 없다. 모르고 지낼 수도 있지만 일상의 또 다른 경험은 살아가는 데 새로운 자극이 된다. ‘공연봄날’이 다양한 상황의 학생들에게 그런 자극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공연봄날

○ 기간 : 2025년 5~12월
○ 장소 : 서울 소재 공연장
○ 대상 : 초등학생 5~6학년 및 중등 1~3학년, 고등학생 1학년
○ 공연 : 연극, 뮤지컬, 음악, 무용, 전통예술, 다원예술 등
누리집

시민기자 이선미

서울을 더 잘 알아가면서 잘 전달하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카카오톡 채널 구독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