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쉬는 법을 배우다! 관악산 치유센터에서 찾은 마음의 안식

시민기자 이바다

발행일 2025.04.15. 15:58

수정일 2025.04.15. 16:32

조회 1,427

산림치유센터까지 안내하는 표지판 ©이바다
관악산 치유센터까지 안내하는 표지판 ©이바다
바쁜 일정 속 잠깐의 여유조차 사치처럼 느껴지는 요즘, '쉬는 법'조차 잊은 채 살아가는 이들이 많다. 몸은 멈췄지만 마음은 여전히 분주한 날들. 그런 이들에게 자연은 가장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해답을 건넨다.

얼마전, 관악산 으뜸공원 내 관악산 치유의 숲길(관악산치유센터)에서 운영하는 ‘숨결치유숲’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았다. 산림의 울림 속에서 진짜 쉼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관악산치유센터에서 대상별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바다
관악산치유센터에서 대상별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바다
관악산 치유의 숲길 안내판. 코스가 세분화되어 있다. ©이바다
관악산 치유의 숲길 안내판. 코스가 세분화되어 있다. ©이바다

도시 가까운 곳에서 만나는 숲

관악산치유센터는 도심과 인접해 있으면서도 계절 내내 맑은 물이 흐르고 다양한 생태계를 품고 있어 일반 시민들이 자주 찾는 장소다. 

‘숨결치유숲’ 프로그램은 숲속 하이킹을 비롯해 아로마요법, 족욕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코스라 기대가 컸다. 이날  프로그램은 아침 10시부터 정오까지 진행되었다. 시작 전, 산림치유사는 코스에 대한 간략한 안내와 더불어 산길을 오르기 전 신체 상태 체크 및 안전 수칙을 상세히 설명해 주었다.
산림치유사의 안내에 따라 준비 체조를 하고 있다. ©이바다
산림치유사의 안내에 따라 준비 체조를 하고 있다. ©이바다
본격적인 숲길 산책 전, 참가자들은 굳어 있던 근육을 천천히 깨우는 준비 체조를 진행했다. 이는 림프 순환을 도와 몸의 이완을 유도하는 동작으로, 평소 운동량이 적은 참가자들도 쉽게 따라 할 수 있었다.
숲길을 걷다 마주한 남산제비꽃.  봄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이바다
숲길을 걷다 마주한 남산제비꽃. 봄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이바다
향이 강한 노간주 열매. 산림치유사의 생태 해설이 숲길 체험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이바다
향이 강한 노간주 열매. 산림치유사의 생태 해설이 숲길 체험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이바다
긴장 완화와 숙면에 도움을 주는 복식호흡을 따라해 봤다. ©이바다
긴장 완화와 숙면에 도움을 주는 복식호흡을 따라해 봤다. ©이바다
“이 시기엔 딱따구리의 짝짓기 소리, 산새의 둥지 트는 소리가 특히 많아요.” 소나무가 많은 관악산은 작은 새들의 보금자리이기도 하다. 과거 숲 해설가로 활동한 이력이 있던 산림치유사의 설명 덕분에 지나칠 법한 숲의 풍경조차 새로운 의미로 다가왔다.

그날 산길에서는 일반적인 보랏빛 제비꽃과는 다른, 날카롭고 하얀 남산 제비꽃도 만날 수 있었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작은 생명은 그렇게 조용히 우리 곁에 와 있었다.
이어서 진행된 복식 호흡 강의는 단순한 ‘호흡법’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비강은 체온을 조절하고 노폐물을 걸러주는 중요한 기관입니다. 제대로 숨 쉬는 법을 익히면 잠도 잘 오고, 스트레스도 줄어요.”
산림치유사는 코로 들이마시고 잠시 멈춘 뒤 부드럽게 내쉬는 호흡을 반복하며, 수면의 질을 높이는 법을 안내했다.
손 마사지를 위해 받은, 식물 씨앗에서 추출한 천연 호호바 오일 ©이바다
손 마사지를 위해 받은, 식물 씨앗에서 추출한 천연 호호바 오일 ©이바다
호호바 오일을 활용한 손 마사지가 이어졌다. 식물의 씨앗에서 추출한 천연 오일을 손가락 마디에 바르면, 림프절을 자극하고 신체의 노폐물을 배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이어진 ‘숙면 체조’도 간단한 동작 세 가지로 구성돼 쉽게 따라할 수 있었다. 잠들기 전 자기 몸을 어루만지며 숙면을 이끄는 방법을 익힐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본격적인 숲 명상을 앞두고 숲의 정취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 ©이바다
본격적인 숲 명상을 앞두고 숲의 정취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 ©이바다
모든 체조가 끝난 뒤에는 숲 명상이 이어졌다. 숲속 한 자리에 조용히 앉아 10분간 눈을 감고 온몸의 감각에 집중했다. 자연의 소리, 피부에 스치는 바람, 자신의 호흡에만 몰입하는 이 시간은 참여자 모두에게 깊은 정적과 내면의 울림을 남겼다.
산길 산책 이후, 편백 오일을 첨가한 족욕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었다. 발은 하루의 피로가 가장 먼저 쌓이는 곳이기 때문에 이 족욕을 통해 혈액순환을 도와 다리 근육을 이완시켜주었다. 족욕이 끝난 이후에는 풋크림 마사지로 마무리하며 남은 피로를 부드럽게 풀어주었다.
숲길 산책 후, 따뜻한 물과 편백 오일로 진행된 족욕 체험 ©이바다
숲길 산책 후, 따뜻한 물과 편백 오일로 진행된 족욕 체험 ©이바다
체험을 마무리하며 HRV 기반 스트레스 검사를 통해 몸의 반응을 확인했다. ©이바다
체험을 마무리하며 HRV 기반 스트레스 검사를 통해 몸의 반응을 확인했다. ©이바다
마지막으로 ‘스트레스 검사’를 통해 현재 자신의 신체적·심리적 긴장도를 점검했다. 검사 결과를 산림치유사가 해석해 주었고, 이는 프로그램의 마무리를 단순한 체험이 아닌 자기 점검의 기회로 만들어 주었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관악산의 전경 ©이바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관악산의 전경 ©이바다
 ‘숨결치유숲’ 프로그램을 마치고 산림치유사와 잠깐 이야기를 나눴다.

“힘들 때 ‘쉬어야 한다’는 건 누구나 알아요. 하지만 어떻게 쉬어야 하는지 모르는 분들이 많아요. 치유센터는 바로 그걸 도와주는 곳입니다. 치유라고 하면 거창하게 생각하세요. 상담처럼 개인적인 이야기를 꺼내야 하나, 경제적 부담은 없을까 걱정하시기도 하죠.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아요. 프로그램 대부분은 무료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되고, 내용도 심리 치료보다는 ‘쉼’에 더 가깝습니다.”라면서 “쉬고 싶지만 당장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 그 시작을 치유센터에서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덧붙였다. “요즘 같은 세상에 ‘쉼을 배우는 공간’이 존재한다는 걸 더 많은 분들이 알게 되면 좋겠어요.”
이날 프로그램에 함께한 한 참가자는 평소 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 직장인인데 ‘숨결치유숲’ 프로그램 덕분에 제대로 휴식을 취한 기분이라고 소감을 들려줬다. “혹시 등산을 하는 건 아닌지 겁이 났는데, 숲의 소리를 들으며 걷는 시간이 힐링되고 좋았어요. 손 마사지와 족욕, 명상 시간도 시각, 청각, 촉각이 모두 살아나는 느낌이었어요. 주변에 다른 친구들에게도 추천해 주고 싶어요”라며 웃었다.
바쁘게 살아가는 도시의 시민들에게도 ‘쉴 권리’는 필요하다. 그 시작이 꼭 거창할 필요는 없다. 나무를 바라보고, 숨을 고르고, 천천히 걷는 것. 관악산의 숲은 오늘도 누군가의 치유가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서울시 산림치유센터에서는 시민 누구나 예약을 통해 참여 가능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마음이 복잡할 때, 혹은 이유 없이 피로할 때. 잠시 걸음을 멈추고 숲의 숨결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관악산 치유의 숲길 - 숨결치유숲 프로그램

○ 대상 : 20~30대 청년층, 중년층, 65세 이상 성인 등 대상별 프로그램 운영(프로그램별 선착순 10명)
○ 시간 : 3월 ~ 11월, 매주 수요일~일요일 오전 10시, 오후 2시
○ 장소 : 관악산 으뜸공원 내 관악산 산림치유센터(서울 관악구 신림동 소재)
○주요 활동 : HRV(심박변이도), 인바디 체성분 체크, 숲속 하이킹, 아로마 테라피, 복식호흡 명상, 편백 오일 족욕, 풋마사지 등
서울특별시 공공서비스 예약에서 '산림치유' 또는 '숨결치유숲'검색 후 예약

시민기자 이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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