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의 리즈 시절 발견! 구석구석 풍납동 토성 답사기

시민기자 조태원

발행일 2025.04.03. 09:45

수정일 2025.04.03. 17:11

조회 561

풍납동 토성 산책로 야간 전경 ©조태원
풍납동 토성 산책로 야간 전경 ©조태원
지하철 8호선 천호역 10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풍납동 토성 절개지가 보인다. 바로 옆에 풍납전통시장(도깨비 시장)이 있고, 시장을 통과해서 풍납2동 방면으로 걷다 보면 백제문화공원경당역사공원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풍납동 토성한성백제 시대에 흙으로 쌓은 평지성이다. 배모양을 띠는데 한강과 맞닿은 서쪽 성벽이 유실돼 지금은 약 2.7㎞만 남아 있다. 서벽이 존재했다면 총 둘레가 약 3.5㎞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규모는 고구려의 국내성(둘레 약2.6㎞)이나 경주의 월성(둘레 약2.4㎞)보다도 훨씬 크고 웅장하다. 송파구청 누리집에 따르면 처음 성벽이 건설됐을 때의 높이는 10.8m였고, 두 차례의 증축을 거치면서 최대 13.3m가 되는 거대한 성으로 확대됐음이 확인됐다.

세월이 흘러 지금은 야트막한 언덕 정도로 보이지만 오늘날 풍납동 토성을 쌓는다면 8톤 트럭 20만 대 분량의 흙이 필요하며, 많은 양의 유물이 발견된 것으로 미뤄봤을 때 많은 사람들이 살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풍납동 토성이 위례성으로 유력하게 추측되고 있다고 한다.

사실 한강 기슭의 남쪽에 자리잡은 것으로 보면, 누가 봐도 사람들이 모여 살기에 좋은 곳이다. 풍납토성은 천호역에서 시작해서 아산병원 앞까지 이어져 있다. 풍납동 전체를 둘러싸고 있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 풍납동 토성 산책로에는 백제 기와 문양의 조형물이 놓여 있다. ©조태원
    풍납동 토성 산책로에는 백제 기와 문양의 조형물이 놓여 있다. ©조태원
  • 풍납동 토성 남성벽 ©조태원
    풍납동 토성 남성벽 ©조태원
  • 남성벽에서 바라본 풍납동 토성 ©조태원
    남성벽에서 바라본 풍납동 토성 ©조태원
  • 풍납동 지역 버스정류장 ©조태원
    풍납동 지역 버스정류장 ©조태원
  • 풍납동 토성 산책로에는 백제 기와 문양의 조형물이 놓여 있다. ©조태원
  • 풍납동 토성 남성벽 ©조태원
  • 남성벽에서 바라본 풍납동 토성 ©조태원
  • 풍납동 지역 버스정류장 ©조태원
올림픽대교 남단 사거리 방향으로 가다 보면 길가에 풍납 지하보도 입구가 보인다. 이 시설 덕분에 어린 학생들이 안전하게 짧은 거리로 등하교를 할 수 있다. 지하보도는 1988년에 건설됐다. 낮시간에는 수많은 학생들이 이용하는 유용한 시설이나 밤이나 주말에는 인적이 드물어 을씨년스러웠다. 하지만 2022년 7월, 이 공간을 백제 역사전시실로 꾸며 송파구의 백제 유적 등을 접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벽면에 전시된 모습들은 송파구에 대해 알리기에 매우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을 오가는 학생들에게는 자연스럽게 백제 역사에 대해 교육할 수 있는 통로가 될 것이다.

풍납동 토성의 ‘풍납토성 탐방로’와도 연결된다. 동성벽공원에서 바로 주택가로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이곳을 지나 풍성중학교 앞 횡단보도를 건너면 바로 칠지도(七支刀) 조형물이 자리한다.
  • 풍납지하보도 입구(올림픽대교 남단쪽) ©조태원
    풍납지하보도 입구(올림픽대교 남단쪽) ©조태원
  • 지하보도를 백제 역사전시실로 꾸며놨다. ©조태원
    지하보도를 백제 역사전시실로 꾸며놨다. ©조태원
  •  지하보도를 오가며 송파구의 백제 유적을 접할 수 있다. ©조태원
    지하보도를 오가며 송파구의 백제 유적을 접할 수 있다. ©조태원
  • 백제 역사전시실은 송파구를 알리는데도 효과적이다. ©조태원
    백제 역사전시실은 송파구를 알리는데도 효과적이다. ©조태원
  • 풍납지하보도 입구(올림픽대교 남단쪽) ©조태원
  • 지하보도를 백제 역사전시실로 꾸며놨다. ©조태원
  •  지하보도를 오가며 송파구의 백제 유적을 접할 수 있다. ©조태원
  • 백제 역사전시실은 송파구를 알리는데도 효과적이다. ©조태원
지난 주말, 꽃샘추위를 뚫고 푸른 하늘을 보며 풍납동 토성을 걸어봤다. 아산병원 인근에 ‘동성벽공원’이 보였다. 올림픽대교 남단에 있다. 동성벽공원은 2021년 11월 3일 준공식을 갖고 시민에게 개방됐다는 표지판의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 그다지 넓지는 않지만 여느 초등학교의 작은 운동장 정도의 아담한 넓이다.

넓은 광장으로 이루어진 공원 중앙 바닥에는 길이 40m, 폭 20m의 풍납토성 모형도가 새겨져 있다. 풍납토성의 1/30 크기로 재현한 모형도인데 그림을 자세히 보니 성문과 궁궐, 집, 관청, 공방, 연못으로 보였다. 여름철에는 이 공간 주위로 물이 담긴다. 여름이라 시원한 물을 넣어둔 것으로 알았는데 해자(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성 밖을 둘러 파서 못을 만든 곳)를 꾸며놓은 것이라고 한다.

백제의 마을을 형상화해 모형으로 만든 구조물인 셈인데 자세히 살펴 보니 집의 모습이 하나하나 섬세하게 그려져 있었다. 동성벽공원을 가려면 풍납동 ‘풍납종합사회복지관’을 검색하면 찾기 쉽다.
  • 동성벽 가운데 부분으로 백제 마을의 모습을 형상화한 그림이다. ©조태원
    동성벽 가운데 부분으로 백제 마을의 모습을 형상화한 그림이다. ©조태원
  • 성벽을 넘어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를 형상화했는데 좌우로 물(해자)이 가득차 있었다.©조태원
    성벽을 넘어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를 형상화했는데 좌우로 물(해자)이 가득차 있었다.©조태원
  • 동성벽 가운데 부분으로 백제 마을의 모습을 형상화한 그림이다. ©조태원
  • 성벽을 넘어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를 형상화했는데 좌우로 물(해자)이 가득차 있었다.©조태원
풍납동 일대를 탐방하기 위해서는 천호역 10번 출구에서 접근하는 것이 편하다. 천호역 – 풍납전통시장 – 경당역사공원, 백제문화공원으로 가는 코스가 가장 효율적이다.

풍납동 토성도 천호역부터 이어지고 경당역사공원, 백제문화공원도 천호역에서 순차적으로 관람할 수 있다. 백제문화공원을 지나 풍납동 토성을 찬찬히 거닐다 보면 아산병원 방면에 이르게 되고 동성벽공원을 끝으로 거의 다 볼 수 있는 코스다. 동성벽공원에서 아산병원을 지나면 잠실나루역에 갈 수 있고, 올림픽대교 남단으로 가면 칠지도(모형)를 지나 올림픽공원 북2문을 통해 몽촌토성까지 볼 수 있다.

좁은 골목을 지나자니 별안간 앞이 트이면서 시골 학교 운동장만 한 공간이 나온다. 잠자던 백제의 혼을 깨운 경당역사공원이다. 475년 고구려 장수왕의 침공으로 한성백제의 수도가 함락당한 뒤 백제가 웅진으로 남하한 이후 500년 이상 폐허였던 곳이다.

약 8,000㎡ 규모의 풍납동 토성 ‘경당지구’는 백제의 한성 도읍 시절, 왕족이나 귀족 등 최고의 상류층이 거주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206호 우물’은 한신대학교박물관이 서울역사박물관의 의뢰를 받아 지난 2008년 2월부터 8월까지 진행한 ‘풍납1동 136번지 경당지구’ 조사 과정에서 발견했고, 경당 지구 내에 ‘경당역사공원’이 조성돼 있다.

경당역사공원 입구를 바라보며 오른 편 한쪽에 우물 모양의 음수전이 보였다. 경당지구 제1구역 제206호 백제 시대 우물터다. 백제문화공원과 경당역사공원에서는 옛 백제의 살림집, 항아리, 그릇, 주거지 터 등 당시 백성들의 생활 모습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풍납동은 옛 백제의 숨결이 여전히 살아있는 마을이다. 백제의 전성기 때 바로 이곳을 중심으로 북으로는 평양성까지 진출하고 남으로는 가야 지역까지 손에 넣었다. 그리고 바다 건너 요서 지역과 왜(지금의 일본)까지 많은 영향을 주는 동북아 최대의 영역을 차지했었다. 그야말로 백제의 ‘리즈 시절’이었다.
  • 경당역사공원 입구 ©조태원
    경당역사공원 입구 ©조태원
  • 경당역사공원 내 모습 ©조태원
    경당역사공원 내 모습 ©조태원
  • 백제문화공원 내 주거지 모형 ©조태원
    백제문화공원 내 주거지 모형 ©조태원
  • 백제문화공원 내 풍납토성 모형 ©조태원
    백제문화공원 내 풍납토성 모형 ©조태원
  • 백제문화공원 입구 조형물 ©조태원
    백제문화공원 입구 조형물 ©조태원
  • 경당역사공원 입구 ©조태원
  • 경당역사공원 내 모습 ©조태원
  • 백제문화공원 내 주거지 모형 ©조태원
  • 백제문화공원 내 풍납토성 모형 ©조태원
  • 백제문화공원 입구 조형물 ©조태원

풍남동 토성

○ 위치 : 서울시 송파구 풍납동 73-1 
○ 교통 : 지하철 5호선, 8호선 천호역 10번 출구에서 127m, 도보 5분
○ 문의 : 02-2147-2800

풍납백제문화공원, 경당역사문화공원

○ 위치 : 서울시 송파구 풍납동 199-4
○ 교통 : 지하철 5호선, 8호선 천호역 10번 출구에서 도보 10분

동성벽공원

○ 위치 : 서울시 송파구 풍납동 240
○ 교통 : 지하철 8호선 강동구청역 4번 출구에서 836m

시민기자 조태원

시인, 에세이스트입니다. 서울을 널리 알리는 시민 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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