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성의 날 기념 토크쇼 현장…빵과 장미의 의미는?

시민기자 강사랑

발행일 2025.03.11. 10:02

수정일 2025.03.12. 18:30

조회 161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세계 여성의 날’ 기념 행사 ‘퇴근길 음악 X 토크 콘서트’가 열렸다. ©강사랑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세계 여성의 날’ 기념 행사 ‘퇴근길 음악 X 토크 콘서트’가 열렸다. ©강사랑
지금으로부터 117년 전, 여성들은 ‘자유와 해방’을 외치며 거리로 나섰다. 오늘날 서울 여성들의 삶은 과연 얼마나 달라졌을까. 누구나 자유롭게 꿈을 꾸고 도전할 수 있다고 하지만, 현실에서 여성들은 여전히 많은 벽 앞에 서 있다.

세계 여성의 날을 하루 앞둔 3월 7일 저녁, 조금은 답답한 마음을 안고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특별한 행사에 참여했다. 바쁜 일상을 마친 직장인들, 아이 손을 잡고 행사장을 찾은 엄마들, 미래를 고민하는 청년 여성들이 함께 모인 현장. 과연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을까? 서울시여성가족재단과 함께하는 ‘세계 여성의 날’ 기념행사을 소개한다.
행사가 열린 서울여성플라자 2층 다목적라운지는 초입부터 분위기가 남달랐다. 어둠 속 오렌지빛 조명들 아래 정성스럽게 차려진 다과 테이블과 스태프들의 반가운 인사가 손님들을 맞이했다.

특히 시선을 가장 끈 것은 바로 ‘세계 여성의 날’을 상징하는 장미였다. 가지런히 놓여진 빵과 좋은 향기가 나는 장미 모양의 비누는 상징적 의미만큼이나 행사에 특별함을 더했다. 빵은 여성이 누려야 할 경제적 독립과 생존권을, 장미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참정권을 의미한다. 행사장은 그 의미를 생각하며 발걸음을 옮기는 여성들의 에너지로 가득했다.
  • 정성스럽게 차려진 다과 테이블과 스태프들의 반가운 인사가 손님들을 맞았다. ©강사랑
    정성스럽게 차려진 다과 테이블과 스태프들의 반가운 인사가 손님들을 맞았다. ©강사랑
  •  행사 참여 여성들에게 ‘세계 여성의 날’을 상징하는 빵과 장미가 제공됐다. ©강사랑
    행사 참여 여성들에게 ‘세계 여성의 날’을 상징하는 빵과 장미가 제공됐다. ©강사랑
  • 정성스럽게 차려진 다과 테이블과 스태프들의 반가운 인사가 손님들을 맞았다. ©강사랑
  •  행사 참여 여성들에게 ‘세계 여성의 날’을 상징하는 빵과 장미가 제공됐다. ©강사랑
이번 세계 여성의 날 행사는 117년 전 처음 선포된 ‘여성에게 자유와 해방을’이라는 주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여성이 직면한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조명하고 양성평등 가치를 확산하기 위해 마련됐다.

올해 행사의 주요 주제는 ‘서울여성의 새로운 길을 이야기하다’로, 여성 인권과 성평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여성의 권리를 이해하며 공감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3월 7일 저녁에 진행된 ‘토크 콘서트’는 메인 행사로서 박정숙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를 비롯한 각계각층의 여성들이 참여하여 자리를 빛냈다.
‘서울여성의 새로운 길을 이야기하다’를 주제로 열린 스마트우먼 프로젝트 ‘토크 콘서트’ ©강사랑
‘서울여성의 새로운 길을 이야기하다’를 주제로 열린 스마트우먼 프로젝트 ‘토크 콘서트’ ©강사랑
행사가 시작되자,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주요 활동과 정책을 소개하는 영상이 흘러나왔다. 특히 ‘스마트우먼 프로젝트’가 소개되며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여성 리더십과 스마트 기술 환경에서의 적응력이 새로운 성장의 열쇠가 되는 지금은 그야말로 스마트파워의 시대이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맞춰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스마트우먼 프로젝트’를 통해 여성들이 더욱 능동적으로 새로운 성장과 발전의 주체가 되는 환경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 첫 시작이 바로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 기념행사이다. 박정숙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 이사는 환영 인사말을 통해 스마트우먼 프로젝트는 “갈등과 투쟁의 시대를 넘어 여성들이 서로 연대하고 협력하며 서울의 새로운 길을 여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작게 시작하더라도 여성들의 연대를 통해 큰 변화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인사말을 전하는 박정숙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 ©강사랑
인사말을 전하는 박정숙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 ©강사랑
이어서 부드러운 조명과 함께 팝페라 듀오 ‘듀에토’의 팝페라 공연이 막을 올렸다. 듀에토의 감미롭고 웅장한 화음은 단숨에 행사장의 분위기를 훈훈하게 만들었다. 공연 중간중간 참석자들과 함께 웃고 소통하며 만들어낸 친근한 분위기는 행사에 모인 여성들의 긴장을 풀어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어진 토크쇼는 김혜민 전 YTN 라디오PD의 매끄러운 진행으로 시작됐다. 박정숙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를 비롯해 서울시 명예시장 한젬마, 아동심리 전문가이자 사단법인 더나일 대표 이다랑, 그리고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이자 범죄 피해자 지원 플랫폼 ‘매너스’를 운영 중인 김진주 작가까지, 각 분야에서 자신의 길을 개척하고 있는 여성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네 사람의 다양한 경험과 진솔한 이야기는 참석자들의 눈과 귀를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먼저 박정숙 대표는 “지금 시대 여성들이 직면한 갈등을 해소하고 스마트 기술을 적극 활용해 양성평등을 이루고자 하는 것이 스마트우먼 프로젝트의 목표”라며, “여성들의 연대와 협력이 중요한 시대인 만큼, 재단은 여성들이 실질적으로 자유롭고 안전한 서울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숙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와 서울시 명예시장 한젬마, 아동심리 전문가 이다랑 대표,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이자 작가로 활동 중인 김진주 작가가 참석한 토크 콘서트 ©강사랑
박정숙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와 서울시 명예시장 한젬마, 아동심리 전문가 이다랑 대표,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이자 작가로 활동 중인 김진주 작가가 참석한 토크 콘서트 ©강사랑
이어 한젬마 서울시 명예시장이 특유의 밝고 유쾌한 어조로 자신의 경험담을 공유했다. 한 명예시장은 “저는 사회가 정해준 틀에 맞춰 살기보다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직접 개척하며 살아왔다”라고 입술을 떼며 “처음엔 외로웠지만, 결국 주변의 도움과 연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전했다. 그는 “혼자서는 절대 오래 가지 못한다. 서로 협력하고 연대해야만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대와 협력을 이야기하는 한젬마 서울시 명예시장 ©강사랑
연대와 협력을 이야기하는 한젬마 서울시 명예시장 ©강사랑
한편, 참석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화려한 가면을 쓰고 등장한 김진주 작가였다. 김 작가는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이자 최근 범죄 피해자 지원 플랫폼 ‘매너스’를 창업한 인물이다. 그는 “피해자로 정형화되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목소리를 내고 싶었다”며 “사회적 편견과 악플 등 어려움도 있었지만, 오히려 그것이 내가 더 강하게 사회적 메시지를 던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아동심리전문가이자 사단법인 더나일의 이다랑 대표는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여성들의 심리적 어려움에 대해 진솔하게 털어놓았다. 그는 “일과 육아를 동시에 완벽히 하려는 부담을 덜고, 자신에게 충분히 쉼을 허락해야 한다”며 “나를 고용한다는 마음으로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조언해 참가자들의 큰 공감을 얻었다.
토크 콘서트가 점차 무르익자, 참석자들이 보낸 다양한 질문이 무대 위로 전달됏다. 여성들의 현실 고민과 깊은 속마음을 담은 질문들이 던져질 때마다 행사장은 공감과 따뜻한 응원의 분위기로 가득 찼다.
참석자들이 보낸 다양한 질문이 무대 위로 전달되며 본격적인 소통의 장이 마련됐다. ©강사랑
참석자들이 보낸 다양한 질문이 무대 위로 전달되며 본격적인 소통의 장이 마련됐다. ©강사랑
아이 둘을 키우며 직장 생활 중이라는 한 참석자는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자신을 잃어가는 느낌에 대해 질문했다. 이다랑 대표는 “완벽주의가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며, “모든 일을 완벽히 하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나는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자기 긍정을 통해 스스로에게 여유와 힐링의 시간을 허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30대 미혼 여성 참석자는 결혼과 출산에 대한 주변의 압박이 버겁다고 고민을 털어 놓았다. 이에 한젬마 명예시장은 “힘든 순간마다 필요한 건 여성간 연대와 지지”라고 강조하며, “혼자 고민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주변 사람들과 소통하고 도움을 요청하라”고 조언했다. 또한 “1인가구의 증가로 가족의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다. 가족 같은 역할을 하는 친구와 동료를 만드는 것도 방법”이라며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참석자들의 질문과 패널들의 답변이 오고 갔다. ©강사랑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참석자들의 질문과 패널들의 답변이 오고 갔다. ©강사랑
한편, 혼자 사는 여성으로서 불안과 두려움을 이야기하는 질문에 김진주 작가는 “막연한 두려움에 갇히지 말고 구체적으로 불안의 원인을 찾으라”며, “자신과 대화를 자주 나누는 습관을 통해 내면을 돌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그는 “혼자라고 생각될 때 오히려 주변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하며 서로 도움을 주고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크쇼 막바지에서 박정숙 대표는 “스마트우먼은 서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연대하고 지지하는 힘으로 성장한다”고 말하며 정기적으로 여성들이 만나는 ‘파티의 장’을 지속적으로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때 행사장 전체에서 힘찬 박수 소리가 터져나왔다.
 혼자 사는 여성으로서 불안과 두려움을 이야기 하는 질문에 답변하는 김진주 작가 ©강사랑
혼자 사는 여성으로서 불안과 두려움을 이야기 하는 질문에 답변하는 김진주 작가 ©강사랑
이날 여성 리더들이 들려준 진솔한 이야기들은 여성들이 함께 연대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길을 가리키고 있었다. 전쟁터 같은 직장에서, 가사와 육아 노동이 기다리고 있는 가정에서, 그 밖의 각자의 현실에서 매일 고군분투하고 있는 여성들에게 진정한 공감과 위로를 전달한 자리였다.

현장에서 만난 참석자 조수연 씨(40세)는 “일하랴 아이 둘 키우랴 늘 초조함과 압박감이 있었는데, ‘꼭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마음이 조금 편해진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다른 참석자 박지수 씨(24세)와 강소율 씨(24세)는 "여성의 주체적인 삶에 관심이 많다. 여기에 오니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이 든다. 오늘 보고 들은 이야기들이 앞으로 두고두고 기억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세계 여성의 날’ 기념행사는 3월 13일 진행되는 ‘여성건강 × 힐링데이2’에서 한국유방건강재단과 협력해 유방 건강상식, 유방암 자가검진법 안내 등 몸 건강 특강과 함께 부대행사로 열리는 시민들의 일상 속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힐링 캘리그래피 체험’으로 막을 내린다.
  • 같은 여성으로서 위로와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세계 여성의 날’ 기념 행사 ‘퇴근길 음악 X 토크 콘서트’ ©강사랑
    같은 여성으로서 위로와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세계 여성의 날’ 기념 행사 ‘퇴근길 음악 X 토크 콘서트’ ©강사랑
  • 여성 리더들이 들려준 진솔한 이야기들은 여성들이 함께 연대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제시했다. ©강사랑
    여성 리더들이 들려준 진솔한 이야기들은 여성들이 함께 연대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제시했다. ©강사랑
  • 같은 여성으로서 위로와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세계 여성의 날’ 기념 행사 ‘퇴근길 음악 X 토크 콘서트’ ©강사랑
  • 여성 리더들이 들려준 진솔한 이야기들은 여성들이 함께 연대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제시했다. ©강사랑
행사가 끝나고 귀가하는 길은 어두운 밤이었지만 이상하리만치 밝게 느껴졌다. 이날 행사를 통해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분명했다. 여성들이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며 연대할 때 비로소 진정한 자유와 해방의 길이 열릴 수 있다는 점이었다. 스마트우먼 프로젝트는 바로 이 새로운 여성 연대의 출발점이다.

현장에서 마주한 스마트우먼의 의미는 특별하거나 거창한 능력을 가진 여성들이 아니라, 바로 나와 같은 일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여성들이 손을 잡고, 함께 미래로 나아가는 모습이었다. 앞으로 서울에서 살아가는 여성들이 ‘현명하고 용기 있는 주체’로서 모쪼록 행복한 삶을, 나아가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과 함께하는 3.8 세계여성의날 기념 행사

○ 일정 : 2025. 3. 6. ~ 3. 13.
○ 세부일정 및 프로그램
   - 3/6(15:00~17:00) : 여성건강X힐링데이1 (서울가족플라자 B1 다목적홀) ※선착순 50명
    · 마음건강 특강 "여성의 우울과 마음건강"
    · 셀프 힐링 지압법
   - 3/7(19:00~20:30) : 팝페라 및 토크콘서트 (서울여성플라자 2층 다목적라운지)
    · 공연 및 토크쇼 "서울여성의 새로운 길을 이야기하다"
    ※ 초등학교 재학 아동 동반시 서울형 키즈카페 돌봄 이용 가능(3. 7. 토크쇼에 한정해 운영)
   - 3/13(15:00~17:00) : 여성건강X힐링데이2 (서울여성플라자 2층 교육장) ※선착순 50명
    · 몸건강 특강 "유방건강과 자가진단법"
    · 힐링 캘리그라피
○ 사전신청 : 링크 접속 및 신청서 작성
○ 누리집 : 서울시여성가족재단
○ 문의 : 02-810-5487, 5162

시민기자 강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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