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든 5분 거리 내 만나는 초록 복지! '서울 초록길' 어디?

시민기자 엄윤주

발행일 2025.02.25. 14:34

수정일 2025.02.25. 12:59

조회 1,821

서울 어디서든 5분 거리 내에서 정원을 만날 수 있도록 한 ‘서울초록길 프로젝트’ ©엄윤주
서울 어디서든 5분 거리 내에서 정원을 만날 수 있도록 한 ‘서울초록길 프로젝트’ ©엄윤주
서울의 녹지 비율은 얼마나 될까? 단순히 수치로만 보면 서울에 녹지가 얼마큼인지 크게 와닿지 않는다. 그럼 서울 어디서든 5분 거리 내에서 초록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해 보자. 상상만으로도 녹색 갈증이 해소되면서 초록이 주는 편안함까지 느껴지는 것 같다.

이런 가정은 서울에서 더 이상 상상이 아니다. 2022년부터 시작된 ‘서울초록길 프로젝트’가 지속적으로 서울을 싱그러운 초록으로 채우고 있다. ☞ [관련 기사] 숲·공원 연결해 '서울초록길'로! 올해 2,000㎞ 조성 박차

서울초록길 프로젝트란 서울시의 녹지 소외를 해결하기 위해 숲, 공원, 정원, 녹지 등을 선형길로 연결해 서울 어디서든 5분 거리 내에서 초록을 만날 수 있도록 공원 녹지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사업을 말한다. 지난해 161개 대상지 사업을 추진해 초록길 71.21km를 연결했다. 회색 도시 생활에서 참으로 반가운 녹지 확대 소식이다. 근교산 등산로 정비, 생활권 가로숲길, 치유의숲길 확대, 서울아래숲길, 무장애나눔길, 단절된 녹지축 연결, 서울둘레길 정비 등이 모두 서울초록길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서울초록길 프로젝트 중 하나인 남산자락숲길이 지난해 12월 전면 개통했다. ©엄윤주
서울초록길 프로젝트 중 하나인 남산자락숲길이 지난해 12월 전면 개통했다. ©엄윤주
도시에서 ‘초록’은 도시인에게 ‘치유’로 연결된다. 기후 조절, 대기 정화, 소음 감소 같은 환경적인 효과는 물론 도시의 무질서한 확산 방지, 경관 형성까지 삶의 질과도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해외 연구 결과에 따르면, 녹지가 성장기 청소년의 인지 발달 능력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논문도 보고된 바 있다. 밀도 높은 산림지대와 그렇지 않은 지역의 경우를 비교했을 때, 인지 발달 변화는 약 6.83%나 차이가 난다고 한다.
남산자락숲길은 중구 무학봉공원에서 반얀트리 호텔까지 5.14km 이르는 숲길이다. ©엄윤주
남산자락숲길은 중구 무학봉공원에서 반얀트리 호텔까지 5.14km 이르는 숲길이다. ©엄윤주

무학봉공원~반얀트리호텔, '남산자락숲길' 전면 개통

지난해 12월 26일, 도심 속 힐링 명소 남산자락숲길전면 개통됐다. 남산자락숲길은 서울초록길 프로젝트의 대표적인 사업 중 하나로, 중구 동쪽 끝인 무학봉공원에서 반얀트리 호텔까지 5.14km에 이르는 길을 가리킨다. 남산자락숲길이 개통하면서 과거 남산 자락의 일부였던 무학봉, 대현산, 금호산, 매봉산이 숲길로 남산과 연결됐다. 이로써 남산은 바라보는 숲이 아니라 걷고, 느낄 수 있는 일상 속 숲으로 더욱 가까워졌다.

지난 주말, 명품 숲길로 입소문이 난 남산자락숲길을 걸었다. 남산자락숲길 구간 중 이곳을 찾는 시민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구간은 무장애숲길이다. 무장애길이란 산책로 폭 2m 이상에 최대 경사도 8% 미만으로 조성해 어르신, 임산부, 유모차와 휠체어를 탄 장애인 등 보행 약자도 산림욕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조성한 길을 말한다. 계단이 없고, 목재 데크와 흙길이 갈지(之) 자 모양으로 배열된 이유다. 덕분에 날씨와 상관없이 남산자락숲길은 걷기 좋은 숲길로 소문이 자자하다.
남산자락숲길로 무학봉, 대현산, 금호산, 매봉산이 연결되면서 명품 숲길 명소로 거듭났다. ©엄윤주
남산자락숲길로 무학봉, 대현산, 금호산, 매봉산이 연결되면서 명품 숲길 명소로 거듭났다. ©엄윤주
버티고개 방면에서 남산자락숲길로 진입하는 무장애나눔길 구간을 들머리로 접어들었다. 청아한 새소리가 들렸다. 진짜 새인가 싶을 정도로 실감 나는 새 모형들이 숲 사이 사이에서 눈길을 끌었다. 숲의 새소리와 함께 쉼터에 설치된 스피커를 통해 들려오는 새소리까지 어우러져 마치 근사한 숲속 교향곡이 들려 오는 듯했다. 좀 전까지 미세먼지를 우려했던 도심에서 상쾌한 깊은 숲속으로 공간 이동을 한 듯 몸과 마음까지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걷는 내내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던 중년 부부와 잠시 담소를 나눴다.

“우리 부부는 의정부에서 왔어요. 서울 남산에 걷기 좋은 숲길이 새로 생겼다고 해서 주말을 맞아 일부러 찾아왔죠. 직접 걸어보니 모든 게 좋네요. 특히 산속인데도 오르막이 아니라 편안한 평지처럼 이어지는 길이라 숲을 오롯이 즐길 수 있었고 힘도 들지 않았어요. 오는 길에 꽃나무도 많던데 꽃피는 봄에 다시 와서 또 걸어보려고 합니다.”

주말을 맞아 남산자락숲길을 걷는 시민들이 무척 많았다. 멀리 가지 않고, 사는 곳과 가까운 서울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숲에서 여유롭게 초록을 즐길 수 있는 휴일이 더욱 달콤하게 느껴졌다. 개통 후 평균 매일 2,000명 이상 방문한다니 서울에 새로운 명품 숲길이 생긴 것 같아 반갑게 느껴졌다.
지난해 161개 서울초록길 사업을 추진해 71.21km를 연결했다. ©엄윤주
지난해 161개 서울초록길 사업을 추진해 71.21km를 연결했다. ©엄윤주
교통약자들을 위해 조성된 남산자락숲길 무장애길 구간 ©엄윤주
교통약자들을 위해 조성된 남산자락숲길 무장애길 구간 ©엄윤주

내부순환로 홍제구간, '고가하부 그린아트길' 조성

내부순환로에서 홍제나들목 방향으로 내려오는 길 하부에는 지난해 아담한 정원이 조성됐다. 이 길을 조성하기 전 어둡고 칙칙했던 공간이 초록 식물이 자라고, 계절 꽃도 볼 수 있는 정원으로 탈바꿈하면서 자연스레 머무는 눈길도 즐거워졌다. 일명 ‘고가하부 그린아트길’로 불리는 정원은 ‘서울초록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해 6곳이 조성되었다. 도시 경관을 개선하고 주변 녹지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내부순환로 홍제구간 고가하부 그린아트길 ©엄윤주
내부순환로 홍제구간 고가하부 그린아트길 ©엄윤주
이처럼 시민들의 일상과 밀접한 공간에서 ‘서울초록길 프로젝트’는 올해도 계속된다. 서울시 초록길은 올해 당초 목표였던 2,000km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거리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거리인 384km와 비교해 편도로 다섯 번을 오갈 수 있는 거리라니 엄청나게 느껴진다. 곳곳에 조성되고 있는 매력정원, 동행정원도 지난해 536개소에 이어 올해도 500곳 이상 조성해 당초 목표인 1,007개를 훌쩍 넘길 전망이다. 서울시는 2040년까지 녹피율 35%(공원녹지율 31.2%)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쉼표와 치유를 연상케 하는 도심 속 녹지는 도시인에게 ‘초록복지’나 다름없다. 앞으로 ‘초록이 부족하면 더 만든다’는 서울초록길 프로젝트에 거는 기대가 더욱 커지는 이유다. 주위에서 5분 거리에서 마주할 수 있는 서울초록길에 주목해 보자.
서울시는 2040년까지 녹피율 35%(공원녹지율 31.2%)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엄윤주
서울시는 2040년까지 녹피율 35%(공원녹지율 31.2%)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엄윤주
도시 녹지 경관을 높여주는 도심 내 보행로 주변 및 도로변 정원형 띠녹지 ©엄윤주
도시 녹지 경관을 높여주는 도심 내 보행로 주변 및 도로변 정원형 띠녹지 ©엄윤주

남산자락숲길

○ 위치 : 서울시 중구 신당동 산34-133
○ 코스 : 무학봉 - 대현산 - 금호산 - 매봉산 - 응봉공원 - 반얀트리 호텔(5.14km)
○ 소요시간 : 약 2시간

시민기자 엄윤주

서울 토박이 숲해설가 입니다. 숲을 즐겨 찾는 저를 따라 서울의 초록 숲 산책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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