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이 비처럼 쏟아진 '낙화놀이' 장관! 당현천 정월대보름 한마당

시민기자 문청야

발행일 2025.02.10. 15:12

수정일 2025.02.10. 14:22

조회 3,407

한 해의 액운을 태우고, 소원을 하늘에 띄우는 날. 지난 2월 9일,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2025 을사년 정월대보름 한마당’ 행사가 펼쳐졌다. 당현천 하류, 시립 노원청소년센터 앞에서 진행된 이 행사는 소원 쓰기, 각설이 길놀이, 낙화놀이, 고사, 달집태우기 등 다채로운 전통놀이로 시민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서울에서 줄불놀이를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반가운 마음으로 당현천으로 향했다. 이미 곳곳에는 가족 단위 시민들과 친구, 연인들이 모여 분위기를 즐기고 있었다. 날이 저물자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손에 깡통을 들고 불을 넣어 돌리는 쥐불놀이가 시작됐다. 해충 피해를 막고 풍년을 기원하던 이 놀이가 오늘날엔 하나의 전통놀이로 자리 잡았다. 불빛이 원을 그리며 밤하늘을 수놓는 모습이 경이로웠다.

이어 정월대보름 행사의 하이라이트이자 우리나라 전통 불꽃놀이줄불놀이(낙화놀이)가 펼쳐졌다. 당현천 중앙에 설치된 줄에 숯가루가 든 봉지를 매달고 불을 붙이자, 불꽃이 비처럼 쏟아졌다. "와!" 하는 탄성이 곳곳에서 터졌다. 바람결에 흩날리는 불꽃은 마치 꽃잎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듯해 ‘낙화(落花)’라는 이름이 더욱 실감 났다. 불꽃이 반짝이며 물에 비치는 장면은 환상적이었다. 시민들은 숨죽인 채 휴대전화를 들어 이 아름다운 순간을 기록했다.

고사 의식이 끝난 뒤, 이번 행사의 절정인 달집태우기가 진행됐다. 당현천과 중랑천이 만나는 두물머리 지점의 작은 섬에는 소원을 담은 1,500개의 소원지가 달린 거대한 달집이 세워졌다. 불이 붙자 활활 타오르며 하늘로 올라가는 연기 속에서 시민들은 두 손을 모으고 간절한 마음으로 소원을 빌었다. ‘탁! 탁! 탁!’ 대나무가 타며 내는 경쾌한 소리가 잡귀를 몰아내는 듯했다. 불꽃이 타오를수록 마음이 정화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흥겨운 사물놀이 공연도 빠질 수 없었다. 사물놀이의 거장 김덕수가 이끄는 ‘김덕수패 사물놀이’가 신명 나는 장단을 울려 퍼뜨리자, 시민들의 어깨가 절로 들썩였다. 장구와 북, 꽹과리, 징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강렬한 리듬이 도심 속 축제 분위기를 한층 더 고조시켰다.

한편, 행사장 한쪽에서는 척사대회(윷놀이)가 펼쳐졌다. 마을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손맛을 겨루며 친목을 다졌다. 1등 상금 30만 원을 걸고 펼쳐진 윷놀이는 승패를 떠나 웃음꽃이 끊이지 않았다. 서로 음식을 나눠 먹고, 민속놀이를 즐기며 세대와 세대가 하나 되는 순간이었다.

어느덧 달집은 사그라들고, 하늘에는 보름달이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한 해의 액운은 모두 태워버리고, 소망은 연기와 함께 하늘로 올라가 이루어지길 바라며 시민들은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서울 도심에서 만난 정월대보름 축제, 그 찬란한 불꽃과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이 어우러진 시간은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서울 노원구는 ‘2025 을사년 정월대보름 한마당’ 행사를 개최했다. ©문청야
서울 노원구는 ‘2025 을사년 정월대보름 한마당’ 행사를 개최했다. ©문청야
밤하늘에 흩어지는 불꽃을 감상하는 줄불놀이 ©문청야
밤하늘에 흩어지는 불꽃을 감상하는 줄불놀이 ©문청야
줄불놀이는 마치 꽃이 떨어지는 듯한 장관이 펼쳐지면서 모두의 가슴에 감동을 안겼다. ©문청야
줄불놀이는 마치 꽃이 떨어지는 듯한 장관이 펼쳐지면서 모두의 가슴에 감동을 안겼다. ©문청야
정월대보름 행사에 참가한 시민이 토정비결을 보고 있다. ©문청야
정월대보름 행사에 참가한 시민이 토정비결을 보고 있다. ©문청야
날이 저물자 아이부터 어른까지 손에 깡통을 들고 불을 넣어 돌리는 쥐불놀이가 시작됐다. ©문청야
날이 저물자 아이부터 어른까지 손에 깡통을 들고 불을 넣어 돌리는 쥐불놀이가 시작됐다. ©문청야
차가운 술을 마시면 귀가 밝아지고 즐거운 소식을 듣는다는 귀밝이술을 나눠주고 있다. ©문청야
차가운 술을 마시면 귀가 밝아지고 즐거운 소식을 듣는다는 귀밝이술을 나눠주고 있다. ©문청야
당현천 하류 일대에서 ‘2025 을사년 정월대보름 한마당’이 펼쳐졌다. ©문청야
당현천 하류 일대에서 ‘2025 을사년 정월대보름 한마당’이 펼쳐졌다. ©문청야
대보름을 맞아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액운을 쫓고 올 한 해 복을 기원하는 행사가 열렸다. ©문청야
대보름을 맞아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액운을 쫓고 올 한 해 복을 기원하는 행사가 열렸다. ©문청야
  • 김덕수패 사물놀이의 특별 공연이 펼쳐져 흥을 더했다. ©문청야
    김덕수패 사물놀이의 특별 공연이 펼쳐져 흥을 더했다. ©문청야
  • 덕수패 사물놀이는 한국의 전통음악과 무용을 계승 및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문청야
    덕수패 사물놀이는 한국의 전통음악과 무용을 계승 및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문청야
  • 강렬한 에너지와 감동적인 울림을 담은 사물놀이 공연은 새해 희망과 행복을 선사했다. ©문청야
    강렬한 에너지와 감동적인 울림을 담은 사물놀이 공연은 새해 희망과 행복을 선사했다. ©문청야
  • 김덕수패 사물놀이의 특별 공연이 펼쳐져 흥을 더했다. ©문청야
  • 덕수패 사물놀이는 한국의 전통음악과 무용을 계승 및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문청야
  • 강렬한 에너지와 감동적인 울림을 담은 사물놀이 공연은 새해 희망과 행복을 선사했다. ©문청야
달집 앞에 상을 차려놓고 고사를 지내기도 했다. ©문청야
달집 앞에 상을 차려놓고 고사를 지내기도 했다. ©문청야
새해를 맞아 노원구에서 진행된 ‘2025 을사년 정월대보름 한마당’ ©문청야
새해를 맞아 노원구에서 진행된 ‘2025 을사년 정월대보름 한마당’ ©문청야
전통놀이와 세시풍속 체험을 진행하고 윷놀이 우승자에게 상금을 수여했다. ©문청야
전통놀이와 세시풍속 체험을 진행하고 윷놀이 우승자에게 상금을 수여했다. ©문청야
많은 시민이 달집태우기를 지켜보는 가운데 휘발유를 뿌리고 있다. ©문청야
많은 시민이 달집태우기를 지켜보는 가운데 휘발유를 뿌리고 있다. ©문청야
달집을 태우기 위한 불이 아파트 옥상에서부터 내려오고 있다. ©문청야
달집을 태우기 위한 불이 아파트 옥상에서부터 내려오고 있다. ©문청야
달집에 불을 놓아 타오르는 모습을 보며 한 해의 모든 근심과 액운이 사라지길 빌었다. ©문청야
달집에 불을 놓아 타오르는 모습을 보며 한 해의 모든 근심과 액운이 사라지길 빌었다. ©문청야
달집 속에 있던 대나무가 타며 내는 '탁탁탁' 소리가 잡귀를 쫓는다고 알려져 있다. ©문청야
달집 속에 있던 대나무가 타며 내는 '탁탁탁' 소리가 잡귀를 쫓는다고 알려져 있다. ©문청야
정월대보름 행사는 이렇게 아름다운 불꽃과 함께 마무리되었다. ©문청야
정월대보름 행사는 이렇게 아름다운 불꽃과 함께 마무리되었다. ©문청야
이번 대보름행사는 시민들이 모여 화합의 장을 만들어 내는 시간이었다. ©문청야
이번 대보름행사는 시민들이 모여 화합의 장을 만들어 내는 시간이었다. ©문청야

2025 을사년 정월대보름 한마당

○ 일시 : 2025. 2. 9.
○ 장소 : 서울시 노원구 중계동 당현천 하류(시립 노원청소년센터 앞)
○ 행사내용 : 낙화놀이, 달집태우기, 김덕수패 사물놀이, 군밤·가래떡 구워 먹기 등

시민기자 문청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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