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맞는 산행길은? 등산 입문자를 위한 난이도별 북한산 코스 추천!

시민기자 최용수

발행일 2024.10.17. 15:24

수정일 2024.10.21. 16:39

조회 11,619

'문수봉' 정상, 가을 산행을 즐기는 등산객들 ©최용수
'문수봉' 정상, 가을 산행을 즐기는 등산객들 ©최용수
무더위가 끝나고 어느새 만산홍엽의 계절, 가을이다. 더위에 지친 심신에게 진심 담긴 선물을 주고 싶다면 가을 산행을 추천한다.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여유와 사색을 겸할 수 있는 치유의 시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서울에는 500m 넘는 산이 6개나 되니 자신의 체력과 취향에 맞는 산을 선택할 수 있어 좋다. 지방으로 오갈 때 겪어야 하는 교통 체증 걱정도 없고, 바쁜 도심생활 중 자투리 시간에도 가능하니 ‘서울의 산(山)’이야말로 우리가 가진 보물 중 으뜸이란 생각이 든다.

10월은 산행의 최적기이다. 2023년도 국립공원을 찾은 월별 탐방객을 보면 10월 탐방객이 547만 4,706명으로 다른 달보다 1.5~2배나 된다. 이런 까닭일까? 2002년도에 산림청은 10월 18일을 ‘산의 날’로 정했다. 18일을 택한 것은 한자 '십(十)'과 '팔(八)'을 합하면 '나무(木, 목)'가 되는 의미를 담아서란다. 절기상으로는 찬 이슬이 내린다는 한로(寒露)와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의 중간쯤이니 단풍 산행 최적기이다. 참고로 2003년 유엔이 정한 ‘국제 산의 날’은 12월 11일이다.
북한산 최고봉 '백운대' 정상, 국기봉 ©최용수
북한산 최고봉 '백운대' 정상, 국기봉 ©최용수
서울에서 산을 말하면 북한산을 빼놓을 수 없다. 수도 서울(한양)의 진산(鎭山)으로서 우리 역사와 동행해온 산이다. 최고봉인 백운대(836.5m)를 비롯하여 인수봉(811m), 만경대(800m), 문수봉(727m), 노적봉(716m), 보현봉(714m) 등 700고지가 넘는 봉우리와 탐방로 97개, 자연관찰로 9개가 있다. 서울 어디에 살든 대중교통으로 접근이 편리하다.

북한산은 1983년 4월 2일 도봉산과 함께 열 다섯 번째 국립공원(북한산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기암괴석과 수목이 어울려 빼어난 경관은 물론 우리나라 산의 고유한 특성을 잘 보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백운대와 인수봉, 오봉, 북한산성 성곽은 ‘국립공원 100경’에 오를 만큼 절경이다.

산은 언제나 겸손을 가르친다. 각자의 능력에 맞는 난이도의 등산로를 선택해야 ‘안산(안전산행), 즐산(즐거운 산행)’의 기쁨을 맛볼 수 있다는 말이다. 10년 넘게 북한산을 탐방한 경험을 바탕으로 난이도별 대표적인 북한산 탐방로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가을 산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정보가 되면 좋겠다.
북한산에는 사찰이 많다. '문수사' 문수동굴에서 방문객이 기도하고 있다. ©최용수
북한산에는 사찰이 많다. '문수사' 문수동굴에서 방문객이 기도하고 있다. ©최용수

① 가족 단위 산행은 '불광사~족두리봉' 코스(난이도 하급)

지하철 6호선 독바위역을 나와 도보 10분이면 수리공원에 도착한다. 수리공원 위쪽을 보면 불광사(웃산)가 있고 담장 옆길로 올라가면 불광공원지킴터가 있다. 이 코스의 들머리이다. 족두리봉 정상까지는 편도 2km, 휴식 포함 1시간 반이면 넉넉하다. 적당한 경사도와 암반, 계단길이 섞여 있어 짧지만 등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족두리봉' 코스는 적당한 경사도와 암릉 구간이 있어 산행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최용수
'족두리봉' 코스는 적당한 경사도와 암릉 구간이 있어 산행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최용수
주요 볼거리는 들머리에 있는 사찰 불광사족두리봉 정상의 조망이 백미이다. 불광사는 작은 사찰이지만 범종각, 대웅전 등 사찰의 당우를 접할 수 있다. 족두리봉 정상에 오르면 사방이 확 트여 가슴이 뻥 뚫린다. 한강·남산 N서울타워·롯데월드타워 등 서울의 랜드마크를 한눈에 담을 수 있고, 북악산·인왕산·안산이 도심 빌딩과 조화를 이루어 멋진 풍경을 연출한다.

특히 용암 분출로 형성된 화강암의 풍화침식작용으로 형성된 암석 돔(Dome)·산지타포니·그루부·나마(namma) 등을 정상에서 관찰할 수 있다. 한마디로 지형경관자원의 종합 전시장이자 지질학 백과사전이다. 아이들과 함께 가족 산행을 추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족두리봉'은 북한산의 지형경관자원의 보고이다. ©최용수
'족두리봉'은 북한산의 지형경관자원의 보고이다. ©최용수
정상에서 바라본 북한산 '의상능선', 단풍이 물들기 시작했다. ©최용수
정상에서 바라본 북한산 '의상능선', 단풍이 물들기 시작했다. ©최용수

② 도란도란 데이트 산행은 '구기동~대남문' 코스(난이도 중급)

불광역 인근 서울혁신파크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구기동 입구 정류장에서 내린다. 횡단보도를 건너 구기동 마을길로 도보 20분이면 북한산국립공원관리공단 구기탐방지원센터에 도착한다. 이곳이 구기동~대남문 코스의 시작점이다. 우정교 등 9개 다리와 구기삼거리, 깔닥고개, 계단길을 오르면 대남문에 이른다. 편도 2.4km, 1시간 20분 전후 소요되는 난이도 중급 코스다.
'대남문' 코스를 시작하는 '구기동탐방지원센터' ©최용수
'대남문' 코스를 시작하는 '구기동탐방지원센터' ©최용수
구기동 계곡 방향에서 바라본 북한산성 '대남문' 모습 ©최용수
구기동 계곡 방향에서 바라본 북한산성 '대남문' 모습 ©최용수
우정교·귀릉교·적송교·버들치교·박새교·산철쭉교·돌단풍교·국수교·고광교 등 9개 다리 이름의 의미를 이야기하며 도란도란 걷기에 좋은 코스이다. 귀릉나무, 버들치 등 주변 동식물에서 다리 이름을 정했다고 한다.

대남문은 보현봉과 문수봉 사이의 성문으로서 북한산성 축조 당시는 남소문이었다. 보수작업으로 완성된 문루단청이 무척 아름답다. 하산할 땐 문수사를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 고려 때 창건한 사찰로 몇 차례 중수를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 요사에 걸려 있는 ‘문수암’ 현판은 1960년 이승만 대통령이 쓴 것이다. 북한산에서 전망이 가장 뛰어난 사찰로도 유명하다.
'대남문' 인근에 있는 고찰 '문수사' 대웅전 ©최용수
'대남문' 인근에 있는 고찰 '문수사' 대웅전 ©최용수
북한산 '문수사' 뒤쪽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풍경 ©최용수
북한산 '문수사' 뒤쪽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풍경 ©최용수

③ 북한산 최고 비경(秘景)을 찾는 산꾼이라면 '숨은벽~백운대' 코스(난이도 상급)

구파발역에서 의정부행 버스를 타고 효자2동 정류장에 내려 국사당 표지를 따라 250m 정도 가면 밤골공원지킴터(국사당입구)가 있다. 이곳이 들머리이다. 해골바위, 숨은벽(엄지바위), 호랑이굴, 백운대 정상까지 약 4.5km, 3시간 전후 소요된다. 양옆으로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많아 객기를 부려서는 절대 안 되는 난이도 상급 코스이다.
숨은벽 코스의 출발지점인 '밤골탐방지원센터' ©최용수
숨은벽 코스의 출발지점인 '밤골탐방지원센터' ©최용수
숨은벽 능선 등산로에서 만나는 '해골(구멍)바위' ©최용수
숨은벽 능선 등산로에서 만나는 '해골(구멍)바위' ©최용수
숨은벽(Hidden Wall) 코스는 북한산 숨겨진 장소로 최고의 비경(秘景)을 자랑한다. 백운대와 인수봉 사이에 가려져 숨어 있는 듯 잘 보이지 않는 데서 '숨은벽'이라 불린다. 서울에서 보면 숨어 있고 고양시 덕양구 방향에서 보면 또렷하다.

호랑이굴을 지나 백운대에 오르면 세상이 모두 내 것이다. 인수봉과 만경대가 손에 잡힐 듯하다. 정상에 있는 3.1운동 암각문과 휘날리는 태극기는 어느 각도로 인증샷을 찍어도 모두 인생샷이다.
숨은벽 등산로에서 바라본 인수봉 숨은벽 능선 백운대 모습 ©최용수
숨은벽 등산로에서 바라본 인수봉 숨은벽 능선 백운대 모습 ©최용수
웅장한 숨은벽 능선이 연출하는 풍경은 실로 장관이다. ©최용수
웅장한 숨은벽 능선이 연출하는 풍경은 실로 장관이다. ©최용수
아름다운 아침노을이 드리워진 숨은벽 능선은 고양에서 볼 수 있다. ©최용수
아름다운 아침노을이 드리워진 숨은벽 능선은 고양에서 볼 수 있다. ©최용수
단풍에 들떠 준비를 소홀히 하면 가을철 산행에는 낭패를 부른다. 다른 계절에 비해 5.5~12.6℃ 정도로 일교차가 심하다. 초겨울 날씨라 생각하고 보온 의류·방풍복·장갑·모자 등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일조 시간이 짧으니 일찍 시작하고 일찍 하산하자. 넉넉한 물과 간식거리도 챙겨가자, 산에는 먹는 간식은 꿀맛이다. 아울러 출발 전 기상 정보 확인은 필수이다.

가을 산행은 단순한 운동을 넘어 우리에게 다양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형형색색 단풍잎이 펼쳐내는 아름다운 풍경은 바쁜 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날려주고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산행을 계획한다면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다. 기상청 발표에 의하면 올가을 북한산 단풍 절정기는 10월 16~28일이라니 단풍 절정기에 산행 계획 세워보면 어떨까.
숨은벽 능선을 이용하여 백운대 정상에 오르는 등산객들 ©최용수
숨은벽 능선을 이용하여 백운대 정상에 오르는 등산객들 ©최용수

북한산 난이도에 따른 등산 코스 추천

① 난이도 하(下) : 불광사~족두리봉 코스
 ○ 교통 : 6호선 독바위역에서 도보로 10분. 3호선 연신내역 3번 출구에서 연서시장 건너편 정류장에서 마을버스 은평06번 승차 후 불광동팀수양관 종점에서 하차
 ○ 코스 : 수리공원~불광공원지킴터~족두리봉 정상~향로봉삼거리~향림담 약수터~불광공원지킴터
 ○ 편도 거리 및 소요시간 : 약 2km, 1.5시간(쉼 포함)

② 난이도 중(中) : 구기동~대남문 코스
 ○ 교통 : 3호선 불광역 인근 서울혁신파크정류장에서 버스 승차 후 구기동 입구 정류장에서 하차, 횡단보도를 건너 구기동 마을길로 도보 20분
 ○ 코스 : 구기동 입구 버스 정류장~구기탐방지원센터~구기삼거리~9개 다리~깔딱고개~대남문
 ○ 편도 거리 및 소요시간 : 약 2.4km, 2시간(쉼 포함)

③ 난이도 상(上) : 숨은벽~백운대 코스
 ○ 교통 : 3호선 구파발역에서 의정부행 버스 승차 후 효자2동 정류장 하차, 국사당 표지를 따라 도보로 250m
 ○ 코스 : 밤골지킴터~해골(구멍)바위~숨은벽(엄지바위)~호랑이굴~백운봉암문~백운대 정상
 ○ 편도 거리 및 소요시간 : 4.5km, 3시간(쉼 포함)

시민기자 최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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