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코칭 받고 '퇴근길 러너' 되어 볼까? 여의나루역 '러너스테이션'

시민기자 김준범

발행일 2024.06.17. 15:29

수정일 2024.06.17. 22:00

조회 4,490

헬스장 트레드밀 위에서는 시간이 가질 않는다. ©김준범
헬스장 트레드밀 위에서는 시간이 가질 않는다. ©김준범

“회원님, 체중을 줄이려면 달리셔야 해요!” 헬스를 시작한 지 3개월, 근력 운동에 슬슬 재미가 붙던 찰나, 트레이너가 청천벽력과 같은 이야기를 전했다.

사실 처음 운동을 시작할 때부터 알고 있었다. 살을 빼려면 뛰어야 한다는 사실을. 하지만 헬스장에 있는 트레드밀(treadmill)을 실내에서 반복적으로 달리는 것이 너무나 지루했고, 또 괴로웠다. 트레드밀이 죄수들의 고문 기구에서 출발했던 이유가 괜히 그런 것이 아니었다.

달릴 방법을 찾던 찰나, 직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여의나루역에 ‘러너스테이션’이 정식 개장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퇴근길에 들려보기로 했다. ☞ [관련 기사] 달릴맛나네! 여의나루역에 '러너스테이션' 탄생…무료코칭·이벤트
  • 5호선 여의나루역에 러너스테이션이 조성되었다. ©김준범
    5호선 여의나루역에 러너스테이션이 조성되었다. ©김준범
  • 곳곳에 러너스테이션을 알리는 디자인이 반영되어 있다. ©김준범
    곳곳에 러너스테이션을 알리는 디자인이 반영되어 있다. ©김준범
  • 에스컬레이터에도 러너스테이션을 알리는 디자인이 반영되어 있다. ©김준범
    에스컬레이터에도 러너스테이션을 알리는 디자인이 반영되어 있다. ©김준범
  • 5호선 여의나루역에 러너스테이션이 조성되었다. ©김준범
  • 곳곳에 러너스테이션을 알리는 디자인이 반영되어 있다. ©김준범
  • 에스컬레이터에도 러너스테이션을 알리는 디자인이 반영되어 있다. ©김준범

삼고초려 끝에 방문한 ‘러너스테이션’

여름이 성큼 다가온 것이 피부로 느껴지는 6월의 금요일, 여의나루역에 개장한 러너스테이션에 세 번째 방문했다. 이미 5월 21일 개장일에 한 번, 그 주말 개장 기념 행사일에 한 번, 취재를 위해 두 번 방문했지만, 내부사정으로 인해 ‘러너스 베이스캠프’를 활용하지 못했다. 이번에도 러너스 베이스캠프에 불이 꺼져 있다면, 정말로 러너스테이션과 인연이 아닌가 보다 하고 포기하려 했지만, 다행히 세 번째 방문한 날은 온전히 이용할 수 있었다.

여의나루역은 한강을 통과하는 지하철이 지나는 역으로, 다른 지하철역에 비교해 역사(驛舍)가 깊게 지어져 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도 한참을 올라가야 하는 ‘지루한’역에서 ‘러너들의 성지’라는 콘셉트가 추가된 것이다. 지하철 역사 곳곳이 검은색 경주 트랙과 같이 멋진 색으로 칠해져 있었고, 지하 1층(M1)의 커다란 미디어보드에서는 실시간으로 러닝과 관련된 이벤트 정보를 제공해 주었다. 특히 기다란 전광판에서는 오늘 달리기 좋은 날인지, 주의가 필요한 날인지 실시간으로 날씨 정보를 제공해 주었다.
  • 달리기 경주 트랙과 같이 디자인된 러너스테이션 ©김준범
    달리기 경주 트랙과 같이 디자인된 러너스테이션 ©김준범
  • 지하 1층에도 러너스테이션 디자인이 반영되어 있다. ©김준범
    지하 1층에도 러너스테이션 디자인이 반영되어 있다. ©김준범
  • 지하 1층에 위치한 물품보관소 ©김준범
    지하 1층에 위치한 물품보관소 ©김준범
  • 달리기 경주 트랙과 같이 디자인된 러너스테이션 ©김준범
  • 지하 1층에도 러너스테이션 디자인이 반영되어 있다. ©김준범
  • 지하 1층에 위치한 물품보관소 ©김준범

지하 2층(B1층)에는 퇴근길 러너들을 위한 탈의실과 파우더룸, 간단한 소지품을 넣을 수 있는 물품보관함이 배치되어 있다. 물품보관함은 지하 1층과 2층에 총 58개가 배치되어 있는데, 작은 짐의 경우 평일 4시간 2,200원에 맡길 수 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설치가 필요하니 참고하자.
  • 물품보관소에 가지고 온 짐을 보관했다. ©김준범
    물품보관소에 가지고 온 짐을 보관했다. ©김준범
  • 지하 2층에 설치된 랭킹보드를 시민들이 신기한 듯 지켜보고 있다. ©김준범
    지하 2층에 설치된 랭킹보드를 시민들이 신기한 듯 지켜보고 있다. ©김준범
  • 탈의실과 파우더룸, 옆에 수유실도 함께 있다. ©김준범
    탈의실과 파우더룸, 옆에 수유실도 함께 있다. ©김준범
  • 물품보관소에 가지고 온 짐을 보관했다. ©김준범
  • 지하 2층에 설치된 랭킹보드를 시민들이 신기한 듯 지켜보고 있다. ©김준범
  • 탈의실과 파우더룸, 옆에 수유실도 함께 있다. ©김준범

“시선을 앞에 두고 허리는 곧게, 팔은 앞으로 뻗으셔야 해요.” 지하 2층에 위치한 ‘러너스 베이스캠프’에는 이미 먼저 도착한 부부가 무동력 트레드밀 위에서 안은태 코치의 지도를 받고 있었다.

러너스 베이스캠프에는 달리기 코칭을 받을 수 있는 무동력 트레드밀뿐만 아니라, 내 발에 맞는 러닝화를 신어볼 수 있는 전시 코너, 러닝화 건조대, 그리고 달리기 코스에 대한 정보와 올바른 달리는 방법을 배워볼 수 있는 반응형 미디어 보드가 설치되어 있다. 아울러 체성분을 측정할 수 있는 인바디 기계도 있는데, 잠시 러닝 자세코칭을 받기 위해 기다리는 동안에도, 커플이 러너스 캠프에 방문해 체성분을 측정했다.
  • 러너스 베이스캠프에서 부부가 걷는 것을 코치가 지도하고 있다. ©김준범
    러너스 베이스캠프에서 부부가 걷는 것을 코치가 지도하고 있다. ©김준범
  • 러너스 베이스캠프에서 커플이 체성분을 측정하고 있다. ©김준범
    러너스 베이스캠프에서 커플이 체성분을 측정하고 있다. ©김준범
  • 러닝화 건조대에 신발을 말려 보았다. ©김준범
    러닝화 건조대에 신발을 말려 보았다. ©김준범
  • 반응형 미디어보드를 통해 올바른 러닝 방법을 배울 수 있다. ©김준범
    반응형 미디어보드를 통해 올바른 러닝 방법을 배울 수 있다. ©김준범
  • 러너스 베이스캠프에서 부부가 걷는 것을 코치가 지도하고 있다. ©김준범
  • 러너스 베이스캠프에서 커플이 체성분을 측정하고 있다. ©김준범
  • 러닝화 건조대에 신발을 말려 보았다. ©김준범
  • 반응형 미디어보드를 통해 올바른 러닝 방법을 배울 수 있다. ©김준범

“자세는 코칭해 드릴 것이 없는데요?” 트레드밀을 잠시 달린 후 코치의 말에 맥이 풀렸다. 그래서 꾸준히 뛰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질문을 했다. “러닝 초보자가 가장 어려워 하는 것이 러닝 습관을 기르는 것인데, 습관이 되려면 내가 먼저 즐거워야 해요. 처음부터 너무 부담을 가지기보다 ‘오늘은 1km만, 오늘은 3km만 뛰자’ 생각하고 러닝화를 신고 나가는 버릇이 돼야 습관이 될 수 있어요”라면서, “러너들 사이에 ‘하뛰하쉬(하루 뛰고 하루 쉬자)’라는 말이 있는데, 무리하지 말고 즐겁게 뛰어야 건강하게 오래 뛸 수 있습니다”라고 조언해 주었다.

러너스 베이스캠프는 평일 오후 4시부터 저녁 9시까지 운영하고, 6월 30일까지는 별도의 신청 없이 전문 코치에게 러닝 자세교정을 받을 수 있으니, 달리기에 관심 있는 시민들은 이번 기회에 러너스 베이스캠프에서 러닝에 입문해 보자.
직접 뛰면서 코치에게 러닝 자세를 교정 받고, 러닝 관련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김준범
직접 뛰면서 코치에게 러닝 자세를 교정 받고, 러닝 관련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김준범

‘이 길이 아닌가 봐’…서울코스 초행길 우여곡절

러닝 코치의 조언을 받고, 내친김에 서울코스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여의나루역에서 출발해서 여의도 한 바퀴를 도는 8.4km 코스인데, 코스 모양이 타원형이어서, 러너들 사이에서는 ‘고구마 코스’라 불리는 길이다.

6월 20일 목요일까지 손목닥터 9988 이벤트 페이지에서 인증하고, 걷기로 완주해도 1,000포인트를 제공한다.
  • 러너스 베이스캠프에서 서울코스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김준범
    러너스 베이스캠프에서 서울코스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김준범
  • 6월 20일까지 손목닥터 이벤트에 참여하면 1,000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손목닥터9988
    6월 20일까지 손목닥터 이벤트에 참여하면 1,000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손목닥터9988
  • 손목닥터 이벤트에 참여하여 1,000포인트를 받았다. ©손목닥터9988
    손목닥터 이벤트에 참여하여 1,000포인트를 받았다. ©손목닥터9988
  • 러너스 베이스캠프에서 서울코스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김준범
  • 6월 20일까지 손목닥터 이벤트에 참여하면 1,000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손목닥터9988
  • 손목닥터 이벤트에 참여하여 1,000포인트를 받았다. ©손목닥터9988

러너들을 위해 특별하게 꾸며진  여의나루역 2번 출구를 나오자 탁 트인 시야에 한강이 펼쳐졌다. 손목닥터 인증을 누르고 멀리 보이는 63빌딩을 향해 가볍게 뛰기 시작했다. 금요일 저녁 시간임에도 많은 시민들이 달리거나 자전거를 타고 있었다. 오랜만에 달리는 것이어서 계속해서 뛰지는 못했지만, 가로질러 가는 러너들에게 자극을 받으며 뛰고 걷고를 반복했다.

63빌딩을 지나 여의샛강생태공원에 들어서자 샛강 주위의 버드나무들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었다. 풀 내음 가득한 샛강을 지나면서 이렇게 거닐고 있는 시간이 온전히 나의 것이 된 것만 같았다. 한참을 지나 다리가 보여 자전거길과 보행로가 함께 있는 길로 이동했고, 넓은 한강이 나를 반겨주었다. 하지만 그때부터 무언가 잘못되었다.
  • 경주 트랙처럼 조성된 여의나루역 2번 출구 ©김준범
    경주 트랙처럼 조성된 여의나루역 2번 출구 ©김준범
  • 멀리 보이는 63빌딩을 향해 달리는 경험은 처음이었다. ©김준범
    멀리 보이는 63빌딩을 향해 달리는 경험은 처음이었다. ©김준범
  • 서울코스 길가에 맨드라미가 피어 있다. ©김준범
    서울코스 길가에 맨드라미가 피어 있다. ©김준범
  • 경주 트랙처럼 조성된 여의나루역 2번 출구 ©김준범
  • 멀리 보이는 63빌딩을 향해 달리는 경험은 처음이었다. ©김준범
  • 서울코스 길가에 맨드라미가 피어 있다. ©김준범

한강의 시원한 강바람을 즐기며 정신없이 앞으로 향하던 중 내가 길을 잘못 들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성산대교에 도착한 후였다. ‘보행로를 따라가다 보면 여의나루역이 나오겠지’ 섣부르게 생각한 것이 화근이었다. 휴대폰 배터리도 없고, 돌아갈 길은 멀고, 힘이 빠져 터덜터덜 돌아갔다.
  • 정신을 차리니 성산대교에 도착해 있었다. ©김준범
    정신을 차리니 성산대교에 도착해 있었다. ©김준범
  • 선유도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김준범
    선유도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김준범
  • 길을 잘못 들어 15키로미터가 넘게 한강을 배회했다. ©구글맵
    길을 잘못 들어 15키로미터가 넘게 한강을 배회했다. ©구글맵
  • 정신을 차리니 성산대교에 도착해 있었다. ©김준범
  • 선유도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김준범
  • 길을 잘못 들어 15키로미터가 넘게 한강을 배회했다. ©구글맵

누구나 처음은 있으니까, 러너스테이션에서 런린이 탄생!

여의나루역~63빌딩 방면 서울코스 러닝팁을 공유하자면 ▲63빌딩 앞 갈림길에서 샛강생태공원 방면 왼쪽으로 간 후에는 갈림길에서 모두 오른쪽으로 뛰어야 한다. 갑자기 한강이 보이면 긴장하자. ▲빠르게 달리는 자전거가 많다. 특히 일정 구간은 보행로와 자전거길이 합쳐진 구간이 있기 때문에, 자전거를 주의하며 달리자.

다시 길을 찾아 서강대교까지 왔을 때는 이미 해가 저물어 어둑해졌다. 얼굴은 소금기로 버석거렸고, 종아리는 저리고, 휴대폰의 배터리는 끝내 방전되었다. 강변의 편의점에 들어가 배터리 충전기와 이온음료를 사서 파라솔에 앉아 금요일 밤을 즐기는 시민들을 지켜봤다. 젊은층에게 요즘 ‘러닝이 대세’라는 말이 실감됐다. 해가 지고 시원해지자, 커플 또는 친구, ‘크루’를 이루어 달리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 모두가 즐거운 ‘불금’임에도, 이렇게 건강을 챙기며 즐거움을 함께 찾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직접 볼 수 있었다.
  • 금요일 저녁, 러너스테이션에 러닝크루가 달리기를 준비하고 있다. ©김준범
    금요일 저녁, 러너스테이션에 러닝크루가 달리기를 준비하고 있다. ©김준범
  • 해가 져 시원한 한강을 친구와 함께 달리는 시민 ©김준범
    해가 져 시원한 한강을 친구와 함께 달리는 시민 ©김준범
  • 건강과 즐거움을 함께 챙기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김준범
    건강과 즐거움을 함께 챙기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김준범
  • 금요일 저녁, 러너스테이션에 러닝크루가 달리기를 준비하고 있다. ©김준범
  • 해가 져 시원한 한강을 친구와 함께 달리는 시민 ©김준범
  • 건강과 즐거움을 함께 챙기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김준범

마침내 여의나루역에 도착하자 처음에 목표였던 8.4km 코스가 15km를 훌쩍 넘었다. 다시 러너스테이션에 돌아오자 코치가 놀라며, “원래 서울코스가 러너들 사이에서도 헷갈리는 길이에요, 그래도 오늘 고생하셨으니 다음에는 잘 찾아가시겠네요”라고 격려해 주었다. 

그래, 오늘은 ‘퇴근길 러너’를 시작하는 날이니까, 아무리 잘못 뛰어도, 잘못된 길에 들어도 다음에는 더 나아지면 된다. 앞으로도 꾸준히 ‘러너스테이션’을 퇴근 목적지로 달리면서 내일의 나를 더 나아지게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러너스 베이스캠프에 돌아와 미디어보드를 활용해 인증샷을 찍었다. ©김준범
러너스 베이스캠프에 돌아와 미디어보드를 활용해 인증샷을 찍었다. ©김준범

여의나루역 '러너스테이션'

○ 위치: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동로 343 
○ 교통 : 5호선 여의나루역 2번 출구와 연결
○ 운영 : 물품보관함, 탈의실, 파우더룸, 트레드밀 3대 등 편의시설 제공, 무료 전문 코치 상주

시민기자 김준범

시민의 눈높이에서, 시민의 행복한 내일을 그리는 서울시민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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