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금에 즐기는 '서울 문화의 밤', 마술쇼·미술전시·이벤트까지

시민기자 김윤경

발행일 2024.06.13. 13:26

수정일 2024.06.13. 18:08

조회 2,687

'서울 문화의 밤' 마술공연이 열린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김윤경
'서울 문화의 밤' 마술공연이 열린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김윤경

“변해라 얍!”
서울시립미술관 앞마당에 앉은 사람들이 함께 외쳤다. 목소리 중에는 아이들의 음성이 많이 들렸다. 그 소리에 힘입어 마술사의 손에서는 빨간 장미가 피어났다. 관객들은 더욱 힘차게 손뼉을 쳤다. 

6월 문화의 밤 포문을 연 마술공연

지난 6월 7일 저녁 7시. 서울시립미술관이 떠들썩했다. 다른 때 같으면 폐관 시간이 가까워 조용하겠지만, 이날 금요일은 ‘서울 문화의 밤’이 있는 날이다. 서울시는 지난 4월부터 매주 금요일 ‘서울 문화의 밤’을 열고 있다. ‘서울 문화의 밤’은 서울의 대표 시립문화시설 9개소에서 야간 개방 및 각 특성에 맞는 다양한 야간 문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번 6월도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기자가 찾은 서울시립미술관에서는 마술공연 등이 진행됐다.
마술사가 관객과 함께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김윤경
마술사가 관객과 함께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김윤경

공연 시작 전부터 미술관 앞마당에 마련된 간이의자가 꽉 찼다. 의자에 앉지 못한 사람들은 계단과 야외 벤치에 앉거나 서서 구경했다. 마술공연은 예약 없이 누구든 볼 수 있어 미술관 구경을 마친 사람들도 이곳에서 발길을 멈췄다. (예약 필요 유 ·무는 행사에 따라 다를 수 있다).아이와 함께 온 가족을 비롯해 외국인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 마술사가 색색의 손수건으로 마술을 보여주고 있다. ⓒ김윤경
    마술사가 색색의 손수건으로 마술을 보여주고 있다. ⓒ김윤경
  • 마술사는 다양한 도구를 사용해 마술을 선보였다. ⓒ김윤경
    마술사는 다양한 도구를 사용해 마술을 선보였다. ⓒ김윤경
  • 마술사의 몸짓 하나하나에 감탄소리가 들렸다. ⓒ김윤경
    마술사의 몸짓 하나하나에 감탄소리가 들렸다. ⓒ김윤경
  • 관객 참여형으로 진행된 마술공연 ⓒ김윤경
    관객 참여형으로 진행된 마술공연 ⓒ김윤경
  • 마술사가 색색의 손수건으로 마술을 보여주고 있다. ⓒ김윤경
  • 마술사는 다양한 도구를 사용해 마술을 선보였다. ⓒ김윤경
  • 마술사의 몸짓 하나하나에 감탄소리가 들렸다. ⓒ김윤경
  • 관객 참여형으로 진행된 마술공연 ⓒ김윤경

“자아, 보세요. 끈이 이어져 있습니다.”
“와! 아까 분명히 끈을 잘랐는데, 잘린 곳이 없네.”

구경하던 아이들은 갸우뚱거리며 감탄했다. 이어 마술의 비법을 알아내겠다는 듯 눈을 커다랗게 떴다. 마술사는 손수건과 끈, 카드 등 다양한 도구를 사용해 마술을 선보였다. 마술사의 입에서 끝없이 종이가 나오는 걸 본 아이들은 탄성을 내질렀다. 
아이들이 참여하기 위해 손을 들고 있다. ⓒ김윤경
아이들이 참여하기 위해 손을 들고 있다. ⓒ김윤경

“저를 도와 주실  분,  손을 들어주세요!” 

대부분의 공연은 관객과 함께 진행됐다. 아이들은 "저요, 저요"라고 외치며 신나게 손을 들었다. 혹이라도  자신의 손을 못 볼까 싶어 발을 동동 구르고 팔을 뻗으며 펄쩍펄쩍 뛰기도 했다. 손을 든 건 아이들뿐만이 아니었다. 아이와 즐거운 추억을 만들겠다며 가족들도 열심히 참여했다. 웃음소리와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는 모습에 공연은 활기가 넘쳤다. 마술사가 만든 풍선을 받기 위해 즉석 춤 경연도 열렸다. 아빠가 앞에 나가 춤을 추는 동안, 응원하는 아이의 표정에는 뿌듯함이 엿보였다.
아이들이 비눗방울을 보고 즐거워 하고 있다. ⓒ김윤경
아이들이 비눗방울을 보고 즐거워 하고 있다. ⓒ김윤경

약 50분에 걸친 공연이 끝이 났다. 공연의 마무리로 마술사는 비눗방울을 관객들에게 불어주었다. 아이들은 신나게 방울을 터뜨리고 아쉬움을 달랬다. 

"전시 보러 미술관에 갈까? "
"문 닫지 않아?"
"'서울문화의 밤'에는 밤9시까지 한대." 

주변에서 서울시립미술관으로 들어가며 나누는 대화가 들렸다. 혹 그냥 돌아가기 아쉽다면, 전시와 주변을 함께 즐기길 추천한다. '서울 문화의 밤'에는 참여 기관의 관람 시간이 밤 9시까지로 연장된다(입장시간 등은 기관 별로 상이).  

더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전시

서울시립미술관은 현재 상설전시인 <영원한 나르시시스트, 천경자 전>과 함께 <미래긍정; 노먼 포스터, 포스터+파트너스>, <시공時空 시나리오>, <80 도시현실> 전시를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1층에 마련된 <미래긍정; 노먼 포스터, 포스터+파트너스> 전시가 가장 보고 싶었다. 이 전시는 세계적인 거장 건축가 노먼 포스터의 활동을 국내에 처음 전시했으며, 아시아 최대 규모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전시에서는 건축가의 프로젝트 중 특히 문화예술, 공공 건축에 관해 집중 조명한다. 무엇보다 지속가능성에 주목해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설계된 우주도시 등은 꽤 흥미롭다. 그의 프로젝트를 잘 몰랐다고 해도 디오라마로 구현된 전시를 보면 누구나 재미있게 느낄 듯싶다. 더욱이 건축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찾아야 할 전시다. 낮에는 줄을 설 정도로 사람이 많지만, ‘서울 문화의 밤’을 이용하면 여유로우니 금요일을 놓치지 말자.
 <미래긍정; 노먼 포스터, 포스터+파트너스>의 전시장 ⓒ김윤경
<미래긍정; 노먼 포스터, 포스터+파트너스>의 전시장 ⓒ김윤경
노먼 포스터의 전시장 ⓒ김윤경
노먼 포스터의 전시장 ⓒ김윤경

<시공時空 시나리오>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 본관과 분관들을 재해석했다. 미술관을 둘러싼 내·외부적 변화를 깊이 탐색해 보고 시간을 중심으로 생각해 보고자 기획됐다. 만약 작품의 자세한 의미를 알고 싶다면 평일 도슨트를 추천한다. 여러 공간에 나눠져 있기도 하지만, 설명을 들어야 이해하기 쉬울 작품들이 많다.
전시 <시공時空 시나리오> ⓒ김윤경
전시 <시공時空 시나리오> ⓒ김윤경

<80 도시현실> 전시는 이름 그대로 1980년대 도시를 둘러싼 한국을 보여준다. 가나아트의 소장품과 컬렉션을 통해 민중미술 및 리얼리즘 계열의 작품을 볼 수 있다. 1980년대를 살았던 사람이라면 당시를 떠올려보고 이후 태어난 세대라면 그때를 만나보면 어떨까.
전시 <80 도시현실> ⓒ김윤경
전시 <80 도시현실> ⓒ김윤경

‘서울문화의 밤’은 매주 금요일마다 찾아온다.특히 매월 첫 번째 금요일 은 서울의 야간 매력을 체감하고 시민들의 저녁 이후의 삶을 문화와 여가활동으로 채우기 위해 큰 규모의 특별 프로그램 을 진행한다. 혹 이번을 놓쳤다고 해도 실망하지 말자. 매주 금요일마다 기관 자체적으로 행사를 준비하기도 하니 서울문화포털을 참고하면 좋겠다.
조용한 미술관에서 전시를 볼 수 있다. ⓒ김윤경
조용한 미술관에서 전시를 볼 수 있다. ⓒ김윤경

이벤트 참여하고 기념품도 챙겨요~

‘서울문화의 밤’에서 잊지 말아야할 두 가지가 있다. 인증샷 이벤트스탬프 랠리다. 인증샷을 찍어 해시태그를 달아 자신의 SNS에 올리면 해치가 그려진 손거울과 키링, 무드등 같은 작은 기념품을 제공한다. 소소한 기념품이지만 추억은 몇 배 커지지 않을까.

리플릿에 도장을 찍는 ‘서울 문화의 밤 투어’ 스탬프 랠리도 추천한다. ‘서울문화의 밤’에 참여하는 9곳 기관의 도장을 다 찍으면 아홉개가 넘는 추억도 남지 않을까. 스탬프 랠리는 추후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라니 꼭 챙겨놓자. 현재는 특별한 이벤트가 없지만, 담당자는 결정되는 대로 서울문화포털 등에 공지할 예정이라고 하니 눈여겨 두면 좋겠다.
'서울 문화의 밤 투어' 스탬프 랠리는 서울시립미술관 입구에서 찍을 수 있다. ⓒ김윤경
'서울 문화의 밤 투어' 스탬프 랠리는 서울시립미술관 입구에서 찍을 수 있다. ⓒ김윤경
현장에서는 '서울 문화의 밤' 인증샷 이벤트를 진행했다. ⓒ김윤경
현장에서는 '서울 문화의 밤' 인증샷 이벤트를 진행했다. ⓒ김윤경
'서울 문화의 밤'이 열린 서울시립미술관 ⓒ김윤경
'서울 문화의 밤'이 열린 서울시립미술관 ⓒ김윤경

밤에 보는 전시는 낮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선사한다. 그런 만큼 생각보다 서울시립미술관 내에서는 많은 사람이 각자 ‘서울 문화의 밤’을 알차게 보내고 있었다. 공연과 함께 전시까지 둘러보고 나왔더니 이미 어둑어둑해져 있었다. 어둠 속 미술관은 꽤 운치 있어 보인다. 특히 서울시립미술관은 덕수궁 돌담길과 정동길의 밤 풍경이 함께 해 고즈넉함을 더한다. 더웠던 오후를 지나 선선한 시간 여유롭게 '서울 문화의 밤'에 참여해 불금을 맞아보면 어떨까.

‘서울 문화의 밤’은 올해 12월까지 매주 금요일 진행한다. ‘서울 문화의 밤’의 즐길 수 있는 시립문화시설은▴서울역사박물관 ▴한성백제박물관 ▴서울공예박물관 ▴서울우리소리박물관▴서울시립미술관▴남산골한옥마을 ▴운현궁 ▴세종충무공이야기▴서울도서관 총 9곳이다. 여기에 대학로 우수 공연을 1만원에 관람할 수 있는 야간공연관람권도 ‘서울 문화의 밤’ 일환으로 진행하고 있으니, 매주 금요일 저녁마다 열리는 다채로운 문화 프로그램을 누려 보자.
밤 9시 넘어 어둑해진 서울시립미술관 ⓒ김윤경
밤 9시 넘어 어둑해진 서울시립미술관 ⓒ김윤경
해 저문 덕수궁 돌담길도 누려볼 수 있다. ⓒ김윤경
해 저문 덕수궁 돌담길도 누려볼 수 있다. ⓒ김윤경

2024 '서울 문화의 밤'

○ 기간 : 4월~12월 매주 금요일
○ 장소 : 주요 시립 문화시설(서울역사박물관, 한성백제박물관, 서울공예박물관, 서울우리소리박물관, 서울시립미술관, 남산골한옥마을, 운현궁, 세종충무공이야기, 서울도서관) 등
○ 내용 : 금요일 문화시설 야간 개방 및 특별 문화 프로그램 운영 등
서울문화포털

서울시립미술관

○ 위치 : 서울시 중구 덕수궁길 61
○ 운영 시간: 화~금요일 10:00~20:00, 토 일요일 공휴일 하절기(3~10월)10:00~19:00, 동절기(11~2월) 10:00~18:00, '서울 문화의 밤' 운영 시 매주 금요일 10:00~21:00
○ 입장시간 : 관람 종료 1시간 전까지 입장
○ 휴관일 : 1월 1일 , 매주 월요일(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정상 개관)
누리집
○ 문의 : 02-2124-8868

서울시립미술관 전시

○ <미래긍정 :노먼 포스터, 포스터 + 파트너스> 전시기간 : ~7월 21일
○ <시공時空 시나리오>  전시기간 : ~7월 7일
○ <80 도시현실> 전시기간 : ~ 8월 4일

시민기자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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