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자전거길 중 단연 최고! 안전하면서도 여유로운 코스 어디?

시민기자 최용수

발행일 2024.05.10. 15:30

수정일 2024.05.10. 17:00

조회 7,743

수많은 시민들이 휴일이면 한강공원 자전거길에서 라이딩을 즐긴다. 사진은 방화대교 인근. ©최용수
수많은 시민들이 휴일이면 한강공원 자전거길에서 라이딩을 즐긴다. 사진은 방화대교 인근. ©최용수

“따르릉 따르릉 비켜나세요. 자전거가 나갑니다. 따르르르릉” ‘자전거’ 노랫말을 들으면 서울의 ‘따릉이’가 먼저 생각난다. 2015년 10월 서울시가 공공자전거 대여 서비스로 ‘따릉이’를 선보인 이후 매우 친숙한 단어가 되었다. 한두 번 자전거 타기 체험을 하거나 온 가족 자전거 나들이를 계획해도 자전거가 없으면 그림의 떡이다. 그런데 따릉이 등장 후에는 시민 누구나 편리한 시간과 장소에서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되었다. 아울러 대중교통 이용이 애매한 출퇴근 거리에는 유용한 교통수단의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접근의 편리함 때문에 따릉이 이용 인구가 크게 증가하였고, 급기야 자치구들은 구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자전거 보험 가입을 추진하기에 이르렀다. 서울시 공공데이터 자료에 의하면 최근 따릉이 이용 대여 건수가 하루 15~20만여 건에 이른다니 놀랍다.
자전거를 탈 때는 속도보다는 안전이 중요하다. 자전거 타기 전 'ABC'를 점검하자. ©최용수
자전거를 탈 때는 속도보다는 안전이 중요하다. 자전거 타기 전 'ABC'를 점검하자. ©최용수

“큰 맘 먹고 로드 자전거를 하나 샀는데, 밀린 운동도 하고 힐링도 겸할 수 있는 라이딩 코스를 추천해 준다면 어디가 좋을까?” 오랫동안 따릉이 애용자였던 친구의 전화였다.

먼저 최근 발표한 ‘서울 저전거길 20선’을 추천해 주었다. ☞ [관련 기사] 20~22일 '따릉이' 무료! 봄 타기 좋은 '자전거길'도 공개

그리고 주말에만 운동할 있는 친구 사정을 고려하여 최적화된 코스 하나를 알려주었다. '잠수교~행주대교 남북 순환 코스한강을 가운데 두고 남쪽과 북쪽의 한강공원을 따라 한 바퀴 순환하는 코스이다. 총 길이 약 50여km, 서울의 여느 자전거 길과는 다른 특별한 매력이 지닌 코스여서 자신 있게 추천했다. '잠수교~행주대교 남북 순환 코스를 추천 이유를 자세히 소개해 본다.

① 한강공원 자전거 길 중 가장 안전한 코스

모든 운동에서 안전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하지만 자전거 타기는 달리는 속도 때문에 사고가 발생하면 크게 다칠 수 있는 위험한 종목이다. 특히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평일보다 많은 시민들이 한강공원 자전거 길로 쏟아져 나온다. 자연히 사고 위험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구간 대부분은 2차선 자전거 길로 비교적 널찍하다. 도로 폭은 물론이고 한강을 남북으로 이어준 잠수교와 행주대교는 완전히 분리된 자전거 도로를 갖추고 있어 안전하다. 다리를 건너며 경관을 감상하기에도 여유를 준다.
한강 남북을 오갈 수 있는 잠수교에는 2차선 자전거 도로가 개설돼 있어 안전한 라이딩이 가능하다. ©최용수
한강 남북을 오갈 수 있는 잠수교에는 2차선 자전거 도로가 개설돼 있어 안전한 라이딩이 가능하다. ©최용수

②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한 일주일 운동량에 최적화된 구간

바쁜 도심 생활에서 주중에 운동하기란 생각처럼 쉽지 않다. 현대인의 이런 생활 패턴을 고려하여 세계보건기구(WHO)는 주말에만 운동해도 건강을 챙길 수 있는 ‘권장 운동량’를 제시했다. 일반적인 성인을 기준으로 일주일에 적당한 강도로 최소 150분 이상(혹은 격렬한 강도로 75분 이상) 운동을 하면 건강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발표이다. 주 1~2회만 운동하더라도 권장량을 채우기만 한다면, 주 5일 이상 꾸준한 운동을 하는 사람과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연구(국제 학술지 'Obesity(비만)' 2월호 게재)도 있다.

‘잠수교~행주대교 남북 순환 코스’는 50여km 거리로 한강공원 자전거 제한 속도 20km/h를 적용하면 운동시간이 150분 정도 된다. 주말 운동족들에게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운동 권장량을 정확히 채울 수 있는 코스이다. 물론 중간 휴식이나 볼거리를 즐긴다면 그 만큼 시간은 늘어난다.
행주대교 자전거 길. 자전거 길과 보호 펜스가 설치돼 있어 안전하게 한강을 남북으로 오갈 수 있다. ©최용수
행주대교 자전거 길. 자전거 길과 보호 펜스가 있어 안전하게 한강을 남북으로 오갈 수 있다. ©최용수

③ 야외 미술관에서 조각 작품 구경도

때마침 이 코스의 한강공원에는 ‘한강 조각으로 빚다’라는 주제로 2024년 <견생(見生)조각전)>이 열리고 있다. 구간 내에 있는 3개 한강공원(반포지구, 강서지구, 망원지구)마다 30작품이 전시 중이다.

라이딩 중 쉼이 필요한 거리인 15km 전후에 있어 휴식을 겸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조각을 보니 생기가 솟아난다’는 ‘견생(見生)’ 조각전의 이름처럼 작품을 감상하고 라이딩을 이어가면 힘이 솟는다. 작품마다 붙어있는 작품명과 QR 코드를 활용하면 작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누구나 무료 감상할 수 있는 ‘지붕 없는 미술관’이다.
 한강공원에서 진행 중인 '견생조각전'. 작가 조덕래의 작품 <대지의 기업_버팔로> ©최용수
한강공원에서 진행 중인 '견생조각전'. 작가 조덕래의 작품 <대지의 기업_버팔로> ©최용수

④ 서울의 대표 생태공원 세 곳이나 포함

‘빌딩숲 가득한 서울에서 깊은 자연을 만난다!’ 생각만 해도 흥분되는 일이다. 잠수교~행주대교 남북 순환 코스를 라이딩하면 생태공원을 세 곳이나 마주할 수 있다.

먼저, 1997년 9월 국내 최초로 조성된 여의도 샛강생태공원이다. 여의도 샛강생태공원 조성 뒤 이곳은 동식물의 분포가 매우 다양해졌다. 버드나무와 갈대·억새풀·나도개풀·환상덩굴·돼지풀·망초·쑥·돌피·미국개기장 등은 군집으로 자란다. 천연기념물 제323호인 황조롱이를 비롯해서 참새와 까치·딱새·촉새·박새·왜가리 등 철새 14종이 터를 잡은 공원이 되었다.
이 코스를 라이딩하면 여의도 샛강생태공원을 만날 수 있다. ©최용수
이 코스를 라이딩하면 여의도 샛강생태공원을 만날 수 있다. ©최용수

한강 하류로 더 내려가면 방화대교 남단과 행주대교 사이 한강 둔치에 강서습지생태공원도 나온다. 담수지·저습지를 조성하고 2002년 7월 개원한 곳으로 서울의 생태관광명소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습지를 가로지르는 탐방로와 조류 조망대, 별도의 생태학습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잠시 라이딩을 멈추고 습지식물과 친해져 봐도 좋을 것 같다. 아이들과 함께 습지생태공원의 프로그램 참여도 가능하다.
여의도 샛강생태공원에서 만난 천년기념물 왜가리. 다양한 철새 관측이 가능하다. ©최용수
여의도 샛강생태공원에서 만난 천년기념물 왜가리. 다양한 철새 관측이 가능하다. ©최용수

강북으로 올라가면 난지생태습지원을 만난다. 수생식물 및 초화류가 50여 종에 달하고, 경관보행로, 생태학습을 위한 관찰데크와 징검다리가 설치되어 있다. 습지식생이 발달되어 생물 다양성이 높다. 멸종위기 2급인 맹꽁이, 무당개구리(서울시보호종), 청개구리, 한국산개구리, 참개구리 등 다양한 양서류가 서식한다. 난지생태습지원에서 양서류을 만나고, 연못부터 한강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원형 데크 경관은 즐길 거리의 백미이다.
우거진 숲길 사이를 달리면 라일락, 아카시아 등 꽃향기가 가득 느껴진다. ©최용수
우거진 숲길 사이를 달리면 라일락, 아카시아 등 꽃향기가 가득 느껴진다. ©최용수

⑤ 일상에서 놓쳤던 여유로운 도심 풍경과의 만남

서울은 보는 장소와 시간, 방향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관악산이나 남산타워 등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서울 풍경도 아름답지만, 한강변 남북을 달리면서 건너보는 도심 풍경은 색다른 모습이다.

반포지구의 무지개 분수와 세빛섬, 웅장한 굉음을 내는 한강철교 열차, 월드컵 다리 위로 솟는 일출, 행주대교에서 바라본 한강 하류의 새벽 풍경, 망원지구의 서울함공원, 국회의사당과 63빌딩이 마주한 여의도 풍경 등 자전거를 타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특별한 선물이다.
가양대교 남단에서 바라본 일출 구경은 이른 아침 한강공원 자전거 타기 매력 중 하나이다. ©최용수
가양대교 남단에서 바라본 일출 구경은 이른 아침 한강공원 자전거 타기 매력 중 하나이다. ©최용수
마포지구 한강공원 자전거 길에서 건너다본 여의도 모습. ©최용수
마포지구 한강공원 자전거 길에서 건너다본 여의도 모습. ©최용수

따릉이처럼 지자체마다 공공자전거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자전거 인구가 부쩍 늘었다. 서울의 따릉이도 가입자가 330만 명을 돌파하였다니 시민 3명 중 1명은 이용자가 된 셈이다. 2020년 기준 국가통계포털(KOIS)은 자전거를 이용하여 출퇴근하는 직장인이 30만 4,600명이나 된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자전거 인구 증가만큼 안전사고 역시 증가한다는 점이다. 특히 자전거 사고는 야외활동이 활발한 4~10월 사이에 많이 발생한다.

자전거 타기에 도전하는 초보라면 서울시의 안전교육 프로그램에서 이론과 주행 교육을 받으면 좋을 것 같다. 자전거 관련 도로교통업, 교통사고 유형, 교통안전표지판 이해, 안전장구 착용, 자전거 타기 등 8시간 과정이다. 자세한 교육 일정은 서울시평생학습포털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한강공원 자전거 안전속도 20km 준수 표지판, 과속에서 사고가 발생한다. ©최용수
한강공원 자전거 안전속도 20km 준수 표지판, 과속에서 사고가 발생한다. ©최용수

얼마 남지 않은 봄, 자전거 타기 최고의 계절이다. 다함께 즐거운 자전거 타기는 기본적인 교통법규 준수가 전제조건이다. 대형 자전거 사고 발생은 과속에서 비롯되니 이것 하나만은 꼭 기억하자, 한강공원 자전거 제한속도가 20km/h란 것을!

서울시 자전거 생활 관련 참고

서울 자전거 따릉이 공식 블로그
○ 서울시 자전거 안전교육 프로그램 신청 : 서울시평생학습포털
○ '서울 자전거길 20선' 소개 : 서울 자전거 따릉이 블로그, 서울 자전거 따릉이 인스타그램, 따릉이 앱

시민기자 최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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