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정중앙~서울역' GTX-A 북부 구간 개통 후 수도권 교통은?
시민기자 한우진
발행일 2024.11.26. 16:50
GTX의 특징은 최고 속도와 표정(表定)속도가 둘 다 높다는 것이다. 고속철도의 등장 이후 철도의 속도를 높이려면 최고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실제 대도시권에서는 표정속도를 높이는 게 더 중요하다. 속도의 정의는 거리를 시간으로 나눈 것인데, 표정속도에서는 시간에 정거장 정차 시간도 포함된다. 즉 아무리 최고 속도를 높여도 정차역이 많으면 표정속도가 낮아진다. 무엇보다 표정속도는 실제 승객의 통행시간을 알려주기 때문에 승객 입장에서는 최고속도보다 표정속도가 더 중요하다.
GTX는 최고속도가 180km/h급인 전동차를 사용하여, 90km/h급인 기존 지하철 전동차보다 최대 두 배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다. 게다가 도로를 따라가는 선형 때문에 선로에 곡선이 많아 최고속도를 유지할 수 없는 기존 지하철과 달리, GTX는 깊은 곳에 터널을 지어 직선에 가깝게 운행하므로 최고속도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
이 같은 GTX는 지난 3월에 수서-동탄 첫 구간이 개통되었다. 다만 생각만큼 많은 승객이 몰리지는 않았는데,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었다. 강남 복판인 삼성역까지 바로 오지 않고 외곽인 수서역까지만 운행된다는 점, SRT(수서고속철도)와 선로를 공용하느라 열차 운행횟수가 적고 운전시격이 불규칙 하다는 점, 경기도 지역인 성남역과 동탄역의 연계교통체계가 충분치 않았던 점 등이 이유로 꼽힌다. ☞ [관련 기사] 드디어 GTX-A 30일 첫 개통! 달라지는 수서역과 이용방법은?
하지만 다음 달 개통되는 운정중앙-서울역 구간은 이 문제가 상당히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참고로 GTX의 운정중앙역은 현행 경의중앙선 운정역과는 다른 역이다. 우선 GTX-A선 남부 구간과 북부 구간을 표로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북부 구간 | GTX-A선 | 남부 구간 |
---|---|---|
운정중앙-서울역 | 시종점 | 수서-동탄 |
킨텍스, 대곡, 연신내 | 중간역 | 성남, 구성 |
5 | 역수 | 4 |
60% | 환승역 비율 | 75% |
창릉(대곡-연신내 사이) | 추가역, 연장 계획 | 동탄-평택지제 |
운정차량기지 | 차량기지 | 동탄차량검수고 |
차량기지만 지상 | 지상구간 | 전 구간 지하 |
전 구간 상대식 | 승강장 구조 |
수서역 섬식, 동탄역 SRT와 함께 쌍섬식, 나머지 상대식 |
파주시, 고양시, 은평구, 중구 | 역 설치 지자체 | 강남구, 성남시, 용인시, 화성시 |
32.4km | 운행 길이 | 32.7km |
28.0km | 기종점간 직선거리 | 31.7km |
1.16 | 굴곡도 | 1.03 |
8.1km | 평균 역간 거리 | 10.9km |
21.5분 | 전 구간 소요시간 | 21분 |
90.4km/h | 표정속도 | 93.4km/h |
출퇴근시 6~8분 평시 10분 | 운전시격 | 출퇴근시 8~38분 평시 12~39분 |
141회 | 운행횟수(평일 편도) | 52회 |
14편성 | 운용차량 | 6편성 |
4450원 | 전 구간 운임 | 4450원 |
2024.12.28. | 개통일 | 2024.3.30 |
두 노선 모두 표정속도는 90km/h가 넘는데 이는 서울지하철의 표정속도인 30km/h대의 3배 수준이다. 서울지하철에서 가장 빠르다는 9호선 급행도 표정속도는 37km/h 수준이다.(열차마다 조금씩 다름)
그럼 다음달 28일 개통되는 GTX-A선 운정중앙-서울역 구간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① 서울 서북부 방향의 시내교통 역할 수행
GTX-A선 연신내역에서 서울역 사이는 9.4km이며 시간은 5.5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물론 역이 좀 더 깊은 곳에 있는 점과 운임이 높은 것은 고려할 점이긴 하다. 하지만, 연신내역이 3,6호선의 더블역세권이고, 서울역은 고속철도, 일반철도, 공항철도, 도심공항터미널, 지하철 1-4호선이 연결된 교통의 요지임을 생각해보면 두 지역을 빠르게 연결하는 GTX-A선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
연신내-서울역 이동 | 서울지하철 이용 | GTX-A 이용 |
---|---|---|
이용 노선 | 3호선-충무로-4호선 | GTX-A선 |
환승 | 1회 | 0회 |
출퇴근시 운전시격 | 3호선 3분, 4호선 2.5분 | 6분 |
출퇴근시 혼잡 | 높음 | 서울지하철보다는 낮을 것으로 예상됨 |
승강장 깊이 | 얕은 편 | 깊은 편 |
소요시간 | 27분 | 5.5분 |
운임 | 1500원 | 3200원 |
GTX-A선 연신내역 승강장에서 내려서 위로 올라가다보면 중간에 6호선 승강장으로 연결되는 환승통로가 있으면, 맨 위로 끝까지 올라오면 3호선 대합실과 이어지는 통로가 있다. GTX역에서 바로 지상으로 나갈 수도 있는데, 현재 연신내역 7번 출구 남쪽에 GTX전용 출구가 지어지고 있다. 특히 이곳에는 은평구에서 구민문화광장을 조성하여 이 지역의 랜드마크로 만들 예정이다.
아울러 GTX 서울역의 또 다른 효과는 현행 지하철 서울역의 내부 공간이 넓어진다는 점이다. 현재 1호선 서울역은 섬식 형태의 승강장도 좁지만 특히 상부의 대합실 공간이 너무 좁다. 각 출구 방향 이동통로를 겸용하고 있어서, 역 대합실 자체만의 여유 공간이나 승객 휴식공간이 전혀 없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철도 서울역에 열차들이 자주 운행하는 시간대에는 지하철 1호선 대합실이 북새통이 되기 일쑤다. 서울의 관문 지하철역이라고 하기엔 너무 불편하다. 하지만 GTX 서울역이 생기면서 대합실 공간이 동쪽으로 크게 확장되는 것이다. 덕분에 GTX 개통 후에는 지하철 서울역내 혼잡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② 서북부 광역교통의 개선
이렇게 기존 교통수단으로 교통문제 해결이 어려운 이유는 도로는 교통혼잡이 발생하며, 버스는 용량이 적고, 전철은 속도가 느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문제를 근본부터 해결하기 위해 나선 것이 바로 GTX다. GTX는 전철보다 속도가 빠르고, 버스보다 대용량이며, 도로의 교통혼잡 문제도 없다.
예를 들어 현재 운정역에서 서울역까지 경의중앙선 전철로 46분, 대화역에서 서울역까지는 일산선+경의중앙선으로 약 52분이 걸린다. 하지만 GTX-A선으로는 운정중앙-서울역이 21.5분, 킨텍스-서울역이 17분이면 된다. 또한 광역버스 1대는 44명만 실어 나를 수 있지만, GTX 1편성은 정원이 1062명이다. 물론 모두가 앉아갈 수는 없지만, GTX 1대가 광역버스 24대에 해당하는 것이다.
특히 GTX 서북부 구간의 주목할 점은 그 운행횟수다. 기존 노선과 GTX의 운행횟수를 비교해보면 다음 표와 같다.
노선명 | 편성량수 | 기준 역 | 편도운행횟수(회) | 급행열차 운행횟수(회) |
---|---|---|---|---|
일산선(3호선) | 10 | 대화 | 132 | 0 |
경의중앙선 | 8 | 운정 | 74(용산방면) 29(서울역행) | 12 |
GTX-A선 | 8 | 운정중앙 | 141 | 사실상 모든 열차가 급행 |
즉 GTX-A선은 경의중앙선은 말할 것도 없고 3호선보다도 더 자주 다니는 것이다. 물론 3호선은 10량이고 GTX는 8량이므로 하루 총 수송력은 3호선이 더 높기는 하지만, 승객 입장에서는 열차가 자주 다니는 게 더 편리하다. 승강장 대기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렇듯 GTX는 기존 교통수단의 속도와 용량, 정시성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해줄 잠재력이 있다 보니, 큰 기대를 받고 있다. 특히 이 문제는 수도권 주민뿐만 아니라 서울시민들에게도 관심사이다. 서북부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수많은 자동차와 버스들이 줄어들면 서울시내 도로들의 혼잡도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③ 서울을 중심으로 한 장거리 연계교통수단의 탄생
이같이 서울역은 국토 전체를 범위에 둔 장거리 교통수단의 거점이었지만, 연결되어 있는 교통수단은 지하철처럼 느린 것들뿐이라 연계성이 좋지 않았다. 도로로 치면 고속도로 나들목에서 나왔더니 시골길이 등장하는 셈이다.
특히 이 부분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현재 외국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공항철도 직통열차는 중간역 없이 서울역까지 운행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항철도가 고양시 구역을 일부 지나가는데도 불구하고 직통열차는 서울역으로 바로 온다. 따라서 인천공항에서 내려 킨텍스를 가려는 외국인도 서울역에서 GTX-A를 타고 빠르게 갈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그 중간에 있는 환승역인 서울역은 환승 허브로서 더욱 발전하게 될 것이다.
현재 관계당국은 삼성역 무정차 통과로 운정중앙-동탄 전구간 운행(2026년), 2호선 출입구를 통한 GTX삼성역 이용(2027년), GTX삼성역 전용출구 개통(2028년) 일정으로 추진 중에 있으며, 이는 현재 진행 중인 삼성역 국제교류복합지구(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사업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
아울러 GTX 수서-동탄 개통 당시 300명 수준의 국민 안전점검단을 모집하여 개통 전 시승행사를 진행했었는데, 이번에도 같은 행사가 개통 전에 예정되어 있다고 한다. 관심 있는 시민들은 운영사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지켜보고 있다가 모집 시기에 신청하여 GTX-A 서북부 구간을 미리 타보아도 좋을 것 같다.
1899년 개통된 우리나라 철도가 2004년 고속철도 개통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듯이, 1974년 개통된 수도권 전철이 2024년 GTX 개통을 통해 한 단계 더 높은 곳으로 발전해나가고 있다. 남쪽 첫 구간 개통 후 9개월 만에 추가로 개통되는 GTX 서북부 구간이 서울과 수도권 교통에 새로운 혁신을 가져다주기를 기대한다.
※ 본고에서 소개된 사업내용은 추후 변경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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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한우진
시민 입장에서 알기 쉽게 교통정보를 제공합니다. 수년간 교통 전문칼럼을 연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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